부동산 투기는 왜 생길까.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너무 많고 ▼돈을 빌릴 때 내는 금리가 낮은 데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에 비해 공급되는 아파트가 부족한 등의 원인들이 얽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개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가 불안해 질수록 안전성이 높다는 부동산으로 돈이 몰린다는 것이다.
시중에 왜 돈이 이렇게 많아졌는지를 묻는 사람들도 많다.
기업은 투자를, 개인은 소비를 줄이면서 자금이 남아돌게 됐고 원래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야 할 돈들이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원인부터 분석해 보자.
○주택보급률 아직은 낮다
현재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80%대(그래프 참조)로 여전히 낮다.
이 때문에 매년 아파트 분양이 꾸준히 이뤄져야만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크게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은 2001년부터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보급률이 서울의 경우 130%는 되어야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보다 좋은 집에서 살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구수보다 30% 정도는 집이 더 많아야 가격도 안정된다는 것이다.
○싼 금리로 수요는 늘었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저금리는 물론 경기를 잘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보니 부동산으로 자금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그동안 주택 가격이 급등했던 몇 차례의 기간을 분석해 보아도 비슷하다.
○어떤 부작용 있나
아파트값 폭등의 가장 큰 부작용은 상대적 박탈감과 근로의욕 상실이다.
근로 의욕이 없는데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하다.
땅값이 오르면 기업들이 비싼 땅에 공장을 지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결국 생산제품 가격도 올라간다.
도로를 건설하거나 택지 개발을 할 때도 그만큼 많은 돈이 들어간다.
○지나치게 떨어져도 문제
일본처럼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되면서 경제가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파트값이 폭락하기 시작하면 그 부작용은 심각하다.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많이 해준 은행이 부실화된다.
은행 부실은 결국 기업 부실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7%를 담당하는 건설경기도 위축된다.
내수 경기도 급격히 위축된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려서 아파트에 투자했다.
아파트값은 떨어지고 매달 수십만원의 이자가 꼬박꼬박 나간다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주기적 급등은 경기사이클과 밀접
집값이 폭발적으로 오르는 시기는 경기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70년대 말과 80년대 말, 2000년대 초를 전후해 나타난 집값 급등 현상은 경기호황 또는 급속한 경기회복과 맞물려 있다.
경기호황으로 풍부해진 시중자금이 집값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집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 돈을 빌려서 집을 사는 수요가 줄어든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섣불리 올릴 수도 없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치는 등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 문제 때문에 금리를 급격히 올릴 수는 없다.
인기지역에 집을 지을 땅이 부족하고 집을 공급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정부의 고민도 깊다.
―생글생글 학생 여러분들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보자.
조성근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