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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47호 2019년 10월 7일

Cover Story

한국 기업 국내 투자 줄이고 싱가포르 등 해외 투자 늘려

국내 기업 또는 개인이 해외 기업에 10% 이상 지분을 투자하거나 생산공장 등을 짓는 해외직접투자가 올 들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국내 투자는 작년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내림세다. 각종 규제가 날로 심해지는 한국보다 법인세 등 세금 부담이 작고 각종 투자 혜택도 풍부한 외국으로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규제 과잉·노동비용 부담 커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는 올해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150억1000만달러로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 투자된 금액은 올 2분기 149조61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4% 줄었다.

국내 투자는 얼어붙었는데 해외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인한 기업의 인건비 급증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최저임금 및 법인세 인상 등으로 노동·경영 비용이 급격히 올랐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반면 해외 주요국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으니 해외 투자에 매력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해외투자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른 게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중소기업은 평균 임금이 낮아 최저임금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 상반기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이 7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1% 증가하는 동안 대기업 해외투자는 21.3% 늘었다. 가전제품 부품 제조 중소기업 A사가 올 2월 국내 공장 라인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A사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노동비용이 두 배 가까이 뛰어 해외투자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규제 싫다” 외국인 투자도 감소

이에 반해 올 상반기 외국 기업이나 투자자가 한국에 직접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0%가량 줄었다.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여러 가지 규제 때문에 한국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게 이유로 분석된다.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콘티넨탈그룹의 자회사 콘티테크플루이드는 4년 넘게 검토했던 충남 천안공장 신설 투자를 지난해 최종 포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규제가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불확실성을 본사가 크게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법인세율도 기업들에 부담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25%)은 총 36개국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여덟 번째로 높다. 올해부터는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세제지원 혜택도 사라졌다.

강성 노조와 친노동정책도 외국인들이 한국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5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위기에 내몰렸다가 가까스로 경영 정상화 문턱에 들어섰다. 하지만 한국GM 노동조합은 9월부터 파업을 이어가며 자사 브랜드 차량의 불매 운동까지 추진 중이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벌인 일이다.

기업 “투자 매력 높은 해외로”

한국을 떠난 기업들은 투자환경이 좋은 곳으로 몰리고 있다. 싱가포르가 대표적인 나라다.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싱가포르 투자금액(18억6000만달러)은 작년 상반기(4억2000만달러)에 비해 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싱가포르의 땅값과 인건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세계 ‘큰손’들과 글로벌 기업이 싱가포르를 찾는 건 이를 상쇄할 만한 투자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세금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는 상속·증여세가 아예 없고, 법인세 최고세율도 17%로 한국보다 낮다. 자본소득세와 배당소득세도 물리지 않는다.

신산업 관련 규제 장벽이 낮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지역의 핀테크(금융기술)와 블록체인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 라인이 지난해 싱가포르에 가상화폐거래소 ‘비트박스’를 세운 데 이어 카카오도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사업에 나섰다.

■NIE 포인트

외국인직접투자와 해외직접투자의 뜻을 정리해 보자.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라면 어떤 환경을 갖춘 국가에 투자할지 토론해보자. 국내외 투자자들의 대(對)한국 투자를 늘리려면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면 좋을지 논의해보자.

성수영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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