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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38호 2019년 6월 24일

국어와 영어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문과 영어 vs 이과 영어


Math, science, history, unravelling the mysteries,

수학, 과학, 역사,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일,

That all started with the big bang.

이 모든 것은 빅뱅에서 시작되었죠.


신나는 음악과 재치 있는 가사로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은 이 노래는 미국 시트콤 ‘Big Bang Theory’의 주제곡입니다. nerd(세상 물정 모르는 공붓벌레)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올해 12번째 시즌을 끝으로 그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20대를 ‘Friends’와 함께 보냈다면, 제 30대는 ‘Big Bang Theory’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특히 영어밖에 모르는 철저한 문과 체질인 제가 미드 ‘Numbers’를 통해 수학을 배웠다면, ‘Big Bang Theory’를 통해선 다양한 과학 용어들을 접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에게 큰 웃음과 많은 상식을 알려준 이 드라마를 추억하며, 문과와 이과에서 각각 다른 뜻으로 쓰이는 영어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revolution이란 단어를 들으면 문과 학생들은 French Revolution(프랑스 혁명)이나 Revolutionary War(독립전쟁)를 떠올리며 ‘혁명’이란 뜻이 먼저 생각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과 학생들에게는 이 단어가 ‘공전’이란 뜻으로 더 친숙할 수도 있답니다. revolve가 기본적으로 ‘돌다, 회전하다’의 뜻이거든요. 참고로 ‘자전’은 주로 rotation이란 단어를, ‘공전’은 주로 revolution이란 단어를 쓴다는 것도 구분해서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conduct란 단어가 con(함께) duct(끌다, 인도하다)에서 나왔기 때문에 문과 학생들은 conductor가 ‘차장, 지휘자’라는 뜻으로 친숙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과 학생들 중에는 conductor를 보고 ‘(전)도체’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단어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우리가 생활 속에서 흔히 쓰는 ‘반도체’란 단어는 영어로 semiconductor라고 하거든요. 준결승을 ‘semifinal’이라고 하는 것처럼 semi가 ‘절반’이란 뜻을 가진 단어잖아요.

그리고 solution이란 단어를 보고 ‘해결책’이란 뜻이 먼저 떠오르면 문과일 확률이 높지만, 이과라면 이 단어를 보고 ‘용액’이라는 뜻이 먼저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 solve는 ‘(문제를) 해결하다’의 뜻도 있지만, dissolve(녹이다, 용해하다)의 뜻도 가지고 있거든요.

Cosmos란 단어를 보고 꽃이 핀 가을길을 떠올린다면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학생이겠지만, 요즘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 덕분에 ‘우주’라는 뜻을 떠올리는 학생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chaos가 ‘무질서, 혼란’을 뜻하는 단어라면 cosmos는 ‘(질서와 조화가 있는) 우주’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우주비행사’를 astronaut이라고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cosmonaut이란 단어를 쓴답니다.

끝으로 영어 문법 시간에 배운 ‘고유 명사’는 영어로 proper noun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proper fraction은 ‘진분수’, improper fraction은 ‘가분수’를 나타내는 말이랍니다. 우리가 ‘적절한’이라고만 외웠던 이 단어가 사실은 언어와 수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뜻으로 쓰인다는 것을 절대 잊으시면 안 됩니다.

이 세상에 어려운 단어와 쉬운 단어는 없습니다. 나와 친한 단어와 낯선 단어만 있을 뿐. 그래서 단어장은 집어던지고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통해 진짜 써먹을 수 있는 단어를 공부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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