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일찍이 재산권을 보호해 기술혁신 촉진했죠
프랑스는 국가간섭과 높은 세금 탓에 실패했어요"
[시장경제 길라잡이<41>]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난 이유
산업혁명은 ‘혁명’이라는 표현 그대로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실로 엄청난 변화 를 불러일으켰다. 산업혁명기인 1780~1860년 동안 영국의 인구는 750만에서 2313만 명으로 무려 세 배 이상 늘어났고, 부의 증가 속도는 연간 1%로 괄목할 만한 수준을 자 랑했다.

1780~1860년이라는 기간

이렇듯 엄청난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게 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다양한 요인이 제기되었는데, 그중 기술혁신이 가장 커다란 요인으로 인정되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종래의 가내수공업을 공장제 기계공업 시스템으로 전환시킴으로써 노동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늘려 대규모 생산을 가능하게 한 것이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에서 기술 혁신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까닭도 함께 밝혀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 혁신이라고 하면 과학의 발전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18세기 전후의 과학 정책을 비교하면 영국은 과학연구기관에 대해 거의 손을 대지 않은 반면 프랑스는 국가적으로 대대적인 자금을 투입할 만큼 과학 연구를 적극 지원했다. 그런데도 영국에서 기술혁신이 먼저 일어났던 데에는, 과학의 육성과는 별도로 뭔가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기술보다 제도마련이 중요

사실 산업혁명기의 과학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해 기술 발전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였다. 오히려 19세기에는 영국에서도 기술이 먼저 발전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과학자들이 기술공들의 뒤를 좇아 연구를 시작했을 정도였다. 실제로 영국의 기술혁신을 선도한 와트나 트레비식, 스티븐슨 등도 처음부터 연구기관에 있었던 과학자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학교에 다닌 적이 한 번도 없거나 기초 교육만 겨우 받은 기계공 출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기계공이 과학자들보다 앞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업현장에서 기술 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그들 자신이 가장 절실히 느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한 체험으로 기존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영국에서는 재산권이 보호되었다는 데 있다. 명예혁명 이후 영국에서는 사법 체계가 확립됨으로써 재산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했는데, 이에 따라 산업재산권인 특허권이 보장되면서 기술 혁신이 더욱 촉진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영국의 특허 취득 건수가 18세기 중반 이후 극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 이런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한편, 기술이 혁신되더라도 생산에 도입돼야 산업이 발전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 투입이 뒷받침돼야 한다. 당시 영국에서는 자유방임주의를 표방해 각종 세금이 철폐되고, 보호무역이 쇠퇴해 대내외적으로 시장이 확대되었다. 이로써 경제 활동은 더욱 촉진되고 기업들의 경쟁적인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기술 혁신이 생산에 도입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생산성을 증대시킨 기업은 이윤을 얻어 저축과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고, 산업을 계속적으로 발전시키며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영국처럼 재산권이 확립되지 않았고,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도 보장되지 않았다. 특히 교육과 산업, 무역 등 당시 프랑스 정부는 사회의 모든 분야를 통제하고 간섭했다. 또 엄청난 세금을 거둬들여 과학연구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였지만, 과학자들의 연구는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과는 동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프랑스에서도 기술이 발전했지만

최승노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최승노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게다가 프랑스에서는 기술자들이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다거나, 기업이 기술 도입을 통해 생산량을 증대시킨다 하더라도 정부에 내는 세금이 훨씬 많아 이윤을 남기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는 경제 활동에 대한 규제가 심해 기업이 성장할 수도 없고, 경제를 발전시킬 수도 없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차이가 프랑스가 아닌, 영국을 산업혁명의 선두 주자로 이끌었던 이유다.

영국뿐 아니라 모든 선진국의 발전은 재산권 제도 확립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서 오랫동안 자리매김하고 있는 미국 역시 재산권 보호가 매우 잘 돼 있는 나라이다.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해서도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 제도를 확립해 놓았고, 이는 벤처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재산권 보호는 시장경제의 발전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 요소인 것이다.

◆기억해주세요

명예혁명 이후 영국에서는 사법 체계가 확립됨으로써 재산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했는 데, 이에 따라 산업재산권인 특 허권이 보장되면서 기술 혁신이 더욱 촉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최승노 <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