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생글논술경시대회에서 출제된 ‘고2 인문계열’ 문제를 공개합니다. 여러분도 연습 삼아 한번 읽어보고 문제가 원하는 답안을 한번 써 보시기 바랍니다. 대상 수상자의 답안을 게재했습니다. 자신의 답안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경시대회에서 출제된 모든 영역의 문제와 해제를 생글생글 홈페이지(sgsg.hankyung.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간 뒤 상단 가운데에 있는 ‘생글논술대회’를 누르면 됩니다.

※ 다음 제시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가)

보편주의의 입장에서는 인류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가치가 존재한다고 인정한다. 인간 역시 동물이라는 생물학적 특성에서 볼 때 자기 생명의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나, 사회적 존재로서의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선과 악을 구분지으려는 성향이 그런 것이다. 또한 생계를 위해 노동하고, 이를 통해 생존을 유지하는 경향 역시 오래도록 인정되어 온 보편적 인간 행동이다. 그러므로, 인간이라면 당연히 인정할 수 있을 가치와 행동들이 존재하며 이것들이 문화적으로 널리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은 특수성에 가려진 채 자행되는 인권침해나 반인륜적 풍습들에 대해 보편적인 기준에 입각하여 수정하려고 시도한다. 인권이나 생명과 같이 자연법적인 시각에서 수용되어야 할 것들이 특수성을 근거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심각한 피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그 태도가 보편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는 상태이다. 현재 보편화되고 있는 문화란 서구 중심의 문화일 뿐더러, 자칫 자국 중심의 일방적인 보편주의가 상대주의를 억누를 가능성 역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나)

상대주의는 특정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가 공유하는 개별 문화는 각각 독자적인 세계 인식이나 가치관과 같은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에 우열관계를 부여할 수 없다는 관점이다. 즉, 세계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문화의 독특한 환경과 역사적·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여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인류학에서 19세기 후반의 지배적 패러다임이었던 사회진화론적 발상은 세계의 여러 문화를 문명·미개·야만 등의 여러 단계로 구분하여 그 우열을 판단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주의에 대한 비판도 강하다. 예를 들면 각각의 문화가 독자의 세계관을 갖는다면 그들 상호 간 커뮤니케이션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인식론적 모순을 낳는다는 것, 인류에 공통하는 특성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보편주의적 입장에서의 것 등이다. 또한 개별 문화의 특수성을 강조함으로써 문화를 고정적으로 받아들여 사회·문화 변화의 움직임에 눈을 돌리지 않게 된다는 문제점이나 개별 문화의 독자성을 구실로 한 인권침해나 환경파괴 등을 옹호하게 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다)

아래 도표는 KOTRA(대한무역진흥공사)가 2012년 세계 72개국 일반 소비자(1만2793명)를 대상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중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한국 상품을 구매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주요 지역별로 정리한 것이다.
[제20회 생글논술경시대회] 문제
(라)

그 더듬더듬하는 한국어로 말을 이어갔다.

“한국, 한국이라는 나라, 이제 생각 안 해요. 나, 이제. 힘들어요.”

그 와중에 언제 왔는지 김반장이 한마디 거든다.

“스잘, 한국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국말 잘 허네~. 허허.”

김반장을 따라 웃는 이들도 있었지만, 다들 한국말을 알아듣는 한국인이거나 중국 동포들이었다. 깜빡깜빡거리는 형광등 때문인지, 천막으로 지붕을 덮은 천막 창고 안은 더없이 어두웠고, 더군다나 스잘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표정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아따, 눈이랑 이빨만 보이겄네. 허허.”

김반장은 애써 분위기를 무시하며, 한마디 더 농담을 생각 없이 던져놓는다. 그도 짬밥을 먹었다 치면 먹은 인지라, 분위기를 금세 눈치챘다. 심상치 않아보이는 분위기를 눈치채고,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서 농담을 친 것이었다. 예전에도 한두 번 겪어본 솜씨가 아니라는 듯, 능글스럽게 이야기했다. 심지어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자재 정리라도 하는 듯 포장된 비닐 박스를 괜스레 만지작거렸다.

“스잘, 우리보러 뭘 또 어떻게 하라고 그러냐~. 우리는 뭐 안 힘드냐. 쥐꼬리만한 월급에 맨날 야근에, 아주 죽겠어. 아주.”

“그래도, 월급 많아요. 우리는 적어요.”

“난 여기서 일한 지 벌써 11년이다. 11년. 내가 너랑 같냐~.”

“새로 온 남수, 월급 많아요. 우리 적어요.”

아마도 얼마전 새로 들어온 자재부의 남수라는 친구의 월급이 자기들보다 50만원 더 많다는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우리, 사장님이랑 만나게 해요. 빨리요.”

스잘이 한마디 할 때마다 이 말을 또 동포들에게 전하는 이는 파진이었다. 스잘이 어렵사리 한마디 하면 파진이 이걸 옆 동료들에게 방글라데시어로 통역해주는 모양이었다. 그때 2층 사무실 문이 열리고 사장님 대신 박부장이 나왔다. 사태를 어떻게 알았는지, 누가 벌써 전화라도 올린 건지 계단을 콩콩 소리나게 내려온다.

“이놈들, 다 내보내. 이런 꼴 못 봐. 외국에서 돈 벌러 와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했음 됐지 월급까지 올려달라고?”

“올려달라는 거 아니고, 원래 월급 달라고요.”

“원래 월급이라니? 원래 그렇게 계약하고 온 거 아냐? 니네 데리고 오느냐고 우리가 쓴 돈은 신경도 안 쓰냐. 니네 먹여주고 재워주는 값은 어떡하냐? 니네한테 못해준 게 뭐 있냐? 우리는 할 거 다 했다고. 말이 나와서 하는 소리지만, 이거 못 먹네 저건 먹네 따지는 것도 그렇고, 뭐 라미단인지 라마탄인지 무슨 금식을 하네 해서, 낮에 일도 제대로 안 하고 말야. 그걸 한 달이나 하면 우리 공장은 어쩌냐.”

“그거 상관없어요. 우리는 같은 일을 하고, 돈은 적어요.”

얘기를 들어보니 한국인에게는 야간 근무에 따라 특별수당을 주는데, 자기들한테는 그게 없다는 것이었다. 남수의 월급이 50만원이나 더 많은 이유는 그것이었다. 밤새워 일을 해도 정해진 그 월급만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누군가 총대를 메자고 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게 그나마 이런 저런 공장에서 가장 오래되고, 잔뼈가 굵은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그거 말할 때마다 흔드는, 호소하는 듯 흔드는 그 손이었다. 얼추 봐도 그의 손가락은 두세 개가 없었다.

박부장은 당황스러웠다. 몰래 숨겨둔 자식이라도 걸린 듯, 이내 딴 소리를 하며 화제를 피해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공장의 8할은 외국인이다. 이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될 경우, 그리고 모두 들고 일어설 경우 난처해질 수밖에 없었다. 당장 내보내라는 박부장의 공갈은 듣는 이에게나, 말하는 이에게나 힘 없는 메아리였다. 공장이 멈추길 바라지 않는 한, 한 명이라도 내보내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

문제 1. (가)와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다)에 나타난 한국 상품 구매 이유를 설명하시오. (500~600자)(40점)

문제 2. (가)와 (나)의 관점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라)의 모순적 상황에 대해 구체적 사례와 더불어 논하시오. (1000~1100자)(6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