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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485호 2015년 9월 21일

원자력은 에너지다

한국, 미국 등에 이어 5위 원전 대국


원자력은 죽었다 깨어나도 에너지가 될 수 없다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가 알만한 유명한 과학자도 그랬다. 두 사람의 말을 인용해보자.

“핵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징조는 전혀 없다. 그러려면 원자를 임의로 부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1932년)

“원자가 발생하는 에너지란 아주 보잘것이 없다. 이러한 원자의 변환에서 동력원을 기대한다는 것은 마치 달빛을 에너지로 쓰겠다는 이야기와 같다.” (어니스트 러더포드·1933)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원자를 처음으로 분할한 과학자 러더포드조차 제대로 몰랐던 것이 바로 원자력이다. 핵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더포드가 원자를 임의로 부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속에서 에너지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원자력은 에너지다’라는 명제가 당시로선 ‘참’일 수가 없었다.

두 천재가 멍청이여서는 물론 아니다. 과학기술이 원자력을 에너지화하는 데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너지에 대한 인류의 인식 한계는 석유와 석탄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석유와 석탄을 다 쓰면 인류는 망할 것이란 결론은 그래서 당시로선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종말론은 1930년대 이후 흔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놀라운 두뇌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다. 원자력을 기어코 에너지로 만들었다. 인류가 에너지에 대해 더 이상 근심하지 않아도 된 데는 석유 이후의 에너지, 즉 원자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믿는 구석이 있을 때 어깨를 펴고 다니는 것은 에너지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자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으로 인류와 처음 만나지 않았다면, 원자력은 ‘신의 불’이란 이미지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원자력에 대한 불신은 출발부터 안 좋았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세계적으로 인기다. 지구상에는 430여 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2015 세계원자력발전의 개발과 운영현황’에 따르면, 미국이 가장 많은 원전 100여 기를 운영 중이다. 이어 프랑스(58) 일본(55) 러시아(29) 한국(24기) 등의 순이다. 일본은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체 원전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원전은 17개국 76기다. 원전에 눈을 뜬 중국이 이 중 34%를 차지한다. 미국과 영국 등도 최근 원전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지금 원전(原電)의 시대다. 한국은 고리, 한빛, 월성, 한울원자력 발전소에 6기씩이 있다. 발전소는 안전점검과 정비를 위해서 돌아가면서 발전이 중단된다.

원전은 왜 늘어날까. 경제성 효율성 안전성이 키워드다. 경제성과 효율성면에서 보면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원전 원료인 우라늄-235 1㎏을 핵분열해 얻는 열량은 석탄 3000, 석유 9000드럼을 태울 때와 맞먹는다. 우라늄 1㎏은 우리가 마시는 물컵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 우라늄 1㎏의 열량은 석탄 1㎏보다 300만 배, 석유 1㎏보다 220만 배나 많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을 통해 전체 발전량의 32%가량을 만들어낸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면, 발전량은 석탄이 20만3196GWh(1GWh는 1백만KWh)로 가장 많다. 이어 원자력이 15만6406 GWh, 가스 10만9421GWh, 석유 8249GWh, 수력 7823GWh다.

에너지원별 수입액을 보면 우라늄을 쓰는 원전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더 실감할 수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석유 1287억달러, 가스 274억달러였다. 에너지 수입액의 90.8%가 석유와 가스다. 이에 비해 우라늄은 7억달러에 불과하다. 유연탄 139억달러, 무역탄 13억달러보다 적다. 경제성과 효율성 면에서 원자력 발전은 압도적이다. 이 같은 경제성과 효율성 때문에 각국은 원전 건설에 열을 올린다. 가격 대비 효율이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대적으로 적은 것이 원자력 에너지다. 에너지는 비용이다. 아무리 좋은 에너지원이라도 너무 비싸면 경제성 탓에 에너지로 쓰이지 않는다.

우리가 자원과 환경을 진정으로 아낀다면 석유, 석탄, 가스보다 원자력을 더 쓰는 편이 상대적으로 훨씬 낫다. 식량을 절약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굶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괴변이다. 자원을 아끼는 방법은 안 쓰는 것이 아니다. 잘 선택해 쓰는 것이 핵심이다. 원자력, 석유, 석탄, 가스, 풍력, 수력 중 어느 것일까. 다음 호에서 원자력 이용을 꺼리게 만드는 안전 이슈에 대해 알아보자.

우라늄 매장량은? 북한에 많다고?

우라늄이 지구에 얼마나 묻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지구가 커서 우라늄이 묻힌 곳을 전부 알아내기란 어렵다. 현재의 탐사기술로 확인한 매장량은 2012년 기준 710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핵에너지기구(NEA)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호주 등 10개국을 조사한 결과다. 호주가 확인 매장량 173만으로 가장 많다. 이어 카자흐스탄, 러시아, 캐나다, 나미비아, 미국, 니제르, 남아공,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의 순이다. 2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 확인됐다. 탐사하지 않은 지역이 많아 확인 매장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도 묻혀 있긴 하다. 충남북에 2400여이 있다는 보고다. 채굴된 적은 없다. 우라늄 순도가 낮아 경제성이 없다. 발전에 사용하려면 우라늄-235의 비율이 특정 수준 이상이 돼야 한다. 경수로는 3~5%, 고속중성자로 50%여야 한다. 핵무기는 85% 이상이다. 수입하는 게 싸다.

북한에 우라늄이 많다. 무려 2600만이 묻혀 있으며 이 중 400만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매장량은 세계 1위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양이다. 한국이 통일하면 우리는 세계 최대 우라늄 매장량을 자랑하게 된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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