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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469호 2015년 4월 27일

Book & Movie

[Book & Movie] 선진국이 왜 후진국보다 깨끗하지?…간디 "빈곤이 최대 오염원이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환경 위기에 대한 주류 담론의 오류와 과장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인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책이다. 저자인 비외른 롬보르는 덴마크 오르후스대(University of Aarhus) 통계학과 교수다.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회원이었던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줄리안 사이먼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의 논리를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사이먼 교수는 인구폭탄, 자원고갈 때문에 지구와 환경이 위기라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과장·왜곡이라고 했다. 롬보르는 객관적 통계를 이용하면 사이먼의 주장을 어렵지 않게 반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는 오히려 사이먼 편이 됐다. 환경단체와 환경주의자들이 제공하는 환경과 안전에 대한 정보와 주장들이 과장됐다는 것을 찾게 됐다. 그는 책의 3분의 1을 통계와 주석을 넣어 환경론자들을 반박했다.

역사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서구 지식인들은 급속히 증가하는 인구와 자원 고갈로 인해 21세기에 들어서면 환경이 악화돼 인류가 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진적인 위기론과 비관론이 지구의 미래를 암울하게 전망했다. 오늘날 인구 규모는 당시 인구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약 70억명이 됐다.

21세기가 된 지금 그들의 전망대로라면 우리 주변은 매우 더럽고, 냄새나고 오염된 상태이어야 한다. 자원은 고갈돼 우리의 삶은 매우 궁핍해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급진적인 환경주의자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환경오염은 그렇게 심화되지 않았고 오히려 자원은 더 풍부해졌다. 실제로 세계의 총인구는 늘어났지만 오히려 대부분 지역에서 인구밀도는 감소했으며 자원의 실질가격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환경은 악화되기보다는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지구온난화, 삼림훼손, 식량 및 자원 부족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환경악화와 자원 고갈 문제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개선되고 있음을 각종 통계자료를 이용해 증명하고 있다. 석유를 포함한 천연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고갈된다는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과학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매장지역의 발견을 가능했다. 또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및 천연자원은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의 에너지 소비수준으로도 최소 수백 년 이상 사용할 화석연료가 있다. 인류가 개발 중인 대체 에너지원을 고려하면 에너지 고갈은 기우일 뿐이다.

환경주의자들의 주장대로라면 공기와 물의 오염, 그리고 식량 부족으로 사람의 기대수명은 짧아져야 했다. 그러나 객관적 자료를 보면 오히려 기대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의 비율은 1970년 35%에서 오늘날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앞으로도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믿지 못하는 듯하다. 아마 어쩌면 믿지 않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인지 심리적 편향(perseverance bias) 때문일까? 사실 필자 역시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환경문제에 대해 무조건 환경을 아끼고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통념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쉽사리 믿지 못했다. 그러나 경제학을 공부한 필자는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논리적이고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는 저자의 주장에 서서히 동의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할수록 환경은 악화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사람들이 부유해질수록 위험에 대한 인내심이 감소하고, 안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 비해 환경오염이 심해진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로 환경오염에 대한 측정 기술이 발달하여 환경기준이 강화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독성이나 유해물질이 새롭게 창출됐다기보다는 이전에 검출되거나 측정되지 않았던 것들이 발견됐기 때문인 것도 주요 원인이다.

미국 경제학자인 그로스만과 크루거는 경제성장 초기에는 환경이 악화되지만 소득수준이 향상되면 환경전환기를 거치다가 일정 수준이 지나면 점차 개선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황산가스의 경우 국민소득이 4043달러, 강물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7623달러에 이르렀을 때 오염최고치에 도달했다가 소득이 그 이상 넘어가면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소득수준과 환경오염의 관계가 마치 ‘역U자’ 곡선 모양을 갖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부 환경단체와 환경주의자들이 편향적인 통계를 선택적으로 사용하여 환경 위기감을 고조시켜 대중의 주목을 받고자 하는 유인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일부 언론매체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지나치게 부추겨 과장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특정 환경운동가나 단체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이익단체(interest group)로서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영향력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서구의 녹색당 등은 그런 배경에서 출현했다. 그래서인지 환경주의자들은 환경 이슈 이외의 사회적 혹은 정치적 이슈에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반응하기도 한다.

안 쓰고 안 먹는 것만으로 환경오염을 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이 빈곤한 국가들은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에너지원을 환경 친화적 에너지원으로 교체하고 오염 방지시설을 갖추는 등의 투자가 필요하다. 또 그것을 가능하게 할 기술도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결국 소득수준을 높여야만 가능할 것이다.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데 환경의 질을 높이는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인도의 인디라 간디는 “빈곤이 최대의 오염이다(Poverty is the greatest polluter)”고 했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환경과 인류 복지에 대한 절대적 낙관론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보호 일변도’의 환경주의론에 의한 위기 조장과 선동에 혼동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할 것이다.

김영신 <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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