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ELS지수펀드까지…저금리시대 각광받는 ELS
◆ ELS지수펀드

자산운용업계가 ELS에 투자하는 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 규모는 2010년 25조원에서 지난해 말 45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발행액은 3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발행액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 9월12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ELS지수펀드까지…저금리시대 각광받는 ELS
☞ ELS가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 ELS지수펀드란 상품도 새로 선보였다. ELS가 뭐길래 이렇게 각광받고 있는 걸까?

ELS(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는 주가 또는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만기 지급액이 달라지는 증권이다. 즉 주가나 주가지수가 오르거나 내리는 데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인 것이다.

ELS에는 투자 구조에 따라 여러 종류의 상품이 있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현대자동차 주가가 한 번이라도 20만원 이상이 되거나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어서면 10%의 수익이 확정되는 구조의 ELS는 ‘녹아웃(knock-out)형’ ELS라고 한다. 또 특정 주가나 주가지수를 3개월이나 6개월마다 중간 평가해, 평가일 현재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고 원금을 조기 상환하는 ‘스텝다운(step down)형’, 주가가 가입 때 정해놓은 하락폭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주는 ‘리버스컨버터블형’ 등도 있다.

ELS는 증권사가 발행하는데 발행사가 원금지급을 보장하는 ‘원금보존형’ ELS,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원금비보존형’ ELS로도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원금보장’이란 뜻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일정액을 정부가 지급 보장하는 것과는 다르다. 증권사의 신용도로 투자자금을 보장한다는 뜻으로 만약 증권사가 망하면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ELS가 인기를 끄는 걸까? 그 이유는 저금리 구조의 정착을 꼽을 수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ELS로 몰리는 것이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상품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에 자칫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예금은 ‘로 리스크, 로 리턴(low risk, low return)’이다. 확정이자를 받는 까닭에 위험(리스크)은 작은 반면 수익도 낮다.

그런데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데 직접 투자하는 건 리스크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 같은 성향의 투자자들을 겨냥한 게 바로 주가연계증권(ELS)이다. ELS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달리 원금이 보존되거나 일정 이하로 손실이 제한된다. 올 들어 ELS 발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건 이런 맥락에서다.

최근엔 ELS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펀드도 생겨났다. ELS펀드는 자산운용업체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여러 ELS에 투자하는 구조다. 개인이 ELS에 직접 투자하면 금액이 작아 한두 개의 ELS에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ELS지수펀드에 투자하면 펀드자금 규모가 개인이 투자할 때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많은 ELS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른바 분산투자 효과다. 분산투자의 장점은 투자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이 있는데 이게 바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ELS지수펀드를 선보이거나 선보일 예정인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중순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처음으로 ELS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인 ‘삼성 ELS인덱스 펀드’를 내놓았다. 이 펀드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3개 ELS에 투자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20개 ELS에 투자하는 ‘ELS 솔루션 펀드’를 곧 내놓을 예정이다. 이 펀드에 편입될(이 펀드가 투자할) ELS는 코스피200, HSCEI, 유로스톡스50 등의 지수 움짐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 국제 원자재값 5년만에 최저 … 强달러에 중국 경기 둔화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ELS지수펀드까지…저금리시대 각광받는 ELS
◆ 국제 원자재값 급락

국제 원자재값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원자재 수요가 줄어든 데다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농산물의 경우 공급 과잉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 9월24일 한국경제신문

☞ 몇년 전만 하더라도 고공행진을 하던 국제 원자재 시세가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걸까?

국제 원자재 값을 간편하게 알 수 있는 지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경제 뉴스와 정보를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미디어그룹인 블룸버그(Bloomberg)에서 발표하는 ‘토털리턴 블룸버그 원자재지수’와 ‘CRB지수’가 그것이다. CRB지수(Comodity Reserch Bureau index)는 국제적인 상품가격 조사회사인 CRB가 발표한다.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라고도 한다.

두 지수 다 원유, 천연가스, 산업용 원자재(구리 니켈 등), 귀금속, 곡물(옥수수, 콩 등), 돼지고기 등 20개 안팎의 주요 상품(원자재)을 대상으로 가격을 조사한다. 이 지수들이 뛰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예고한다고 해서 ‘인플레이션 지수’로 불리기도 한다.

주요 20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토털리턴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22일 118.2로, 2009년 7월17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보다 약 12% 빠졌다.

왜 이처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약세인 것일까?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는 공급 측면이다. 곡물과 원유·천연가스 공급량이 많다. 콩값은 6월 이후 30% 이상 떨어졌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미국에서 올해 풍작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옥수수와 밀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22%와 16% 하락했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산유국이 원유 생산을 늘린 데다 셰일 혁명으로 미국이 원유 수출국이 되면서 역시 공급이 많아졌다. 미국 등이 기술 발전으로 입자가 작은 셰일(Shale)층에 섞여 있는 원유와 가스를 채굴하면서 에너지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둘째, 수요 측면에서 세계 원자재 수요가 많이 줄었다. ‘원자재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예전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원자재 수요 또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철광석 수요의 66%를 차지한다. 구리는 44%, 석유는 11%를 쓴다. 지난 6월 말 이후 철광석은 약 15%, 니켈은 10% 이상, 구리는 4% 내렸다. 귀금속인 금과 은은 3분기 들어 각각 8.5%, 15.7% 하락했다.

마지막으론 달러화 강세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세계 상거래의 중심통화(기축통화)인 달러화로 표시(거래)된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원자재 가격은 약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 가격은 강세를 띤다. 최근 달러 가치는 미 중앙은행(Fed)이 돈풀기 정책(양적완화)를 거의 끝내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까지 10주 연속 상승했다. 1997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장 랠리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물가안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