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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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은 기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하죠
독일 신문사 <쥐트도이체 자이퉁>의 탐사기자인 바스티안 오베르마이어는 의문의 메일을 받는다. 존 도라는 발신자는 정의를 위해 방대한 기밀자료를 넘기겠다고 제안한다. ‘파나마 페이퍼스’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진 1150만 건 이상의 자료였다. 이는 파나마의 법률 회사 ‘모색 폰세카’ 서버에서 유출된 40년간의 디지털 기록이었다. 이를 통해 20만 개 이상의 해외 페이퍼컴퍼니가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사실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아들,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와 같은 세계 최상류층이 연루된 사실이 폭로됐다.제도적 신뢰의 붕괴파나마 페이퍼스에는 <포브스>의 세계 500대 부자 명단에 오른 억만장자 29명과 전·현직 세계 지도자 12명, 정치인 140명의 이름이 언급된다. 이름이 언급된 사실만으로 범죄의 증거가 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부자와 권력자들이 어떻게 합법적인 방법으로 역외 세금제도를 악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공정성과 평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부자든, 가난한 자든 누구나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는 암묵적인 믿음이 무너진 것이다. 사람들은 엘리트 집단과 권력자들이 비윤리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뒤처진 기분을 느꼈다.이는 은행과 언론, 공립학교, 종교기관, 의회를 비롯한 주요 제도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1970년 당시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주요 제도가 대체로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2016년 동일한 조사에선 주요 14개 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평균 32%에 불과했다. 더 구체적으로 대법원에 대한 신뢰는 45%에서 36%로 떨어졌고, 은행(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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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기술 발달로 계속 진화 중
울릉군 앞바다에서 보물선이 발견됐다. 2018년 8월, 신일그룹은 러·일 전쟁에 참여했던 돈스코이호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당시 돈스코이호에는 200t의 금괴와 5500상자의 금화 등 150조원에 달하는 보물이 실려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 실려 있다는 금을 담보로 ‘신일골드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 어떤 구체적인 정보도 제공되지 않은 허술한 계획이었지만, 투자자들은 경쟁적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결국 약 2400명의 피해자와 90억원의 피해액을 기록했다.블록체인과 암호화폐한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마치 동의어처럼 사용됐다. 그중에서도 1세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핵심 특징인 ‘탈중앙화’도 블록체인의 거래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A가 B에게 비트코인의 송금을 시도하는 순간, 거래 정보가 담긴 블록이 생성돼 참여자에게 전송된다. 흔히 들어본 비트코인 채굴은 이렇게 생성된 블록의 유효성을 검증해 원장에 연결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를 ‘작업증명’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채굴은 블록이 생성될 때 랜덤으로 생성된 64자리 문자열 중 19개를 맞추는 과정이다. 단순하게 문자를 하나씩 대입해 암호를 맞춰야 한다. 따라서 채굴은 빠르고 많은 시도가 핵심이다.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채굴에 성공하면 블록은 원장에 연결돼 다른 참여자에게 공유되고 검증을 받는다. 검증 결과 참여자의 50% 이상이 동의하면 정상거래로 인정되어 채굴자에게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지급된다. 이렇게 검증된 블록은 앞서 검증된 블록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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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금융·의료 등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
일면식도 없는 세 명이 계약을 맺고자 한다.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세 사람은 공증을 받기로 합의한다. 문제는 등기소가 마을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고민 끝에 세 사람은 계약서를 수백 장 복사해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보관하게 했다. 이 방식은 공증 없이도 계약서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위·변조하려면 수백 장의 사본을 가진 동네 사람 모두를 한자리에 불러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작동방식이 이와 같다.스마트 계약으로서의 블록체인블록체인은 모든 거래자가 거래 장부를 공유하고 대조해 거래를 안전하게 만드는 보안기술이다. 등기소에 가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수백 장의 계약서 사본을 나눠주듯 중앙서버 없이 계약서를 모두가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안기술이다. 블록체인은 참가자 모두의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때문에 분산데이터 베이스 기능을 하고 있어 거래를 추적하기가 쉽다. 계약서가 네트워크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에게 전파되는 것이다.블록체인이 가장 먼저 활용된 분야는 금융이다. 은행 거래를 하는 경우 얼마의 돈을 인출하고 입금했는지는 은행과 본인만 알 수 있다. 송금한 경우에도 얼마의 돈을 보냈는지 제3자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네트워크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에게 거래 정보가 전파된다. 구성원 전체가 해당 거래의 유효성을 승인하고, 승인된 거래는 새로운 블록이 돼 기존 블록에 연결된다.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분산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 내역을 담고 있는지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된다. 여기서 신뢰가 형성된다. 모든 거래 당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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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과 관련된 고용 문제로 '기본소득' 다시 논쟁
기본소득의 시작은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머스 페인이 지주로 거둬들인 기금을 활용해 스물한 살이 되는 모든 국민에서 15파운드씩 지급하자고 주장한 것이 시초다. 이후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해 미국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등이 기본소득의 시행을 주장했다. 오늘날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이 기본소득을 주장하지만, 오래된 논쟁은 좀처럼 결론을 짓지 못하고 계속되고 있다.기본소득의 지지자들일자리 문제는 오랜 역사를 가진 기본소득 논쟁을 오늘날 재연시키는 이유다. 기술 발전으로 예상되는 실업과 불완전고용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방안의 하나로 기본소득이 거론된다. 영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스키델스키는 최저임금의 상승이 아닌 기본소득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사람을 쓰는 비용과 기계를 구입하는 비용 간 차이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자동화가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기본소득의 지지자들은 기본소득은 사회보장의 한 형태로서 모든 국민에게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할 경우 사회 구성원이 느끼게 될 안정감을 바탕으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루스벨트연구소는 성인 1인당 연간 1만2000달러를 지급할 경우 경제는 해마다 12.56~13.10% 성장하고, 노동인구는 450~470만 명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국 왕립예술협회의 앤서니 페인터와 크리스 통 역시 급격한 기술변화 시대에 기본소득은 일자리로 진입하는 길을 순탄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오늘날의 실직과 불완전고용의 특성상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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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선 '소셜 데이터'를 가져야 앞서가죠
디지털 세상에서는 일거수일투족이 기록된다. 몇 시에 일어나 어디로 얼마만큼 이동했는지 스마트폰의 앱(응용프로그램)과 GPS가 기록하고, 시속 몇 킬로미터로 운전했는지 교차로의 CCTV가 기록한다. 마트에 설치된 카메라는 주차한 위치를 기록하고, 차량의 내비게이션은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출발 시간과 도착 예상 시간을 기록한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에 저녁 메뉴와 상대방의 사진까지 남긴다면 일상 중에 기록되지 않는 행동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기하급수적으로 수집되는 소셜 데이터소셜 데이터란 개인의 활동, 습관, 관심사 등에 관한 정보이자, 개인을 둘러싼 관계에 대한 정보를 의미한다. 개인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교류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어디서 만났는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등이 모두 기록된다. 소셜 데이터의 일부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 때처럼 직접적이고 의도적으로 기록되지만, 인근 맛집을 검색하는 동안 나의 위치정보가 공유되는 경우처럼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기록되기도 한다.한편, 소셜 데이터의 특징은 새로운 가치를 받기 위해서 제공된다는 점이다.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특정 데이터의 공유가 전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글에 현재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때 입력한 목적지까지의 최적 경로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처럼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적극적 혹은 소극적으로 정보가 수집되는 특성으로 인해 소셜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수집되고 있다. 오늘날 소셜 데이터가 2배로 쌓이는 시간은 18개월이며, 이 속도는 5년 이내에 10배로, 10년 이내에는 100배로 증가할 것이다. 디지털 세계에서 남기는 우리의 흔적이 모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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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진화는 시장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죠
서부지역에서 철조망은 전화선을 대신했다. 전화 산업이 막 시작되던 1800년대 말 전화망은 서부까지 닿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정성을 원하는 투자자는 인구가 밀집한 동부 해안의 산업도시만을 선호했다. 목장과 농사를 하며 띄엄띄엄 떨어져 사는 서부는 매력적이지 않은 투자처였다. 상황이 이렇자 서부의 농장주들은 독창성을 발휘했다. 가축을 가둬두기 위한 철조망을 활용한 것이다. 전화기에 연결된 선을 집집마다 설치된 철조망에 연결하고, 이를 다시 이웃집 울타리에 연결했다. 전화망을 스스로 구축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파티 라인’이라고 불렀다.메트칼프의 법칙과 네트워크의 가치서부의 농부들이 만든 철조망 네트워크는 오늘날의 P2P 연결이었다. 개인 전화기마다 번호는 부여됐지만, 철조망으로 연결된 사람이면 누구나 통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개인의 내용이 모든 사람에게 공유됐다. 한편에서는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밖에서 얻은 정보를 파티 라인을 통해 전해주거나, 노래를 들려주거나,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최초의 소셜 미디어인 셈이다.획기적인 발상이었지만 철조망 네트워크의 한계는 명확했다. 장거리 통화가 불가능했다. 철조망으로 연결된 사람들끼리만 통화가 가능할 뿐이었다. 제록스의 연구원이었던 메트칼프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을 언급했다.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서비스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전화 산업 초창기의 파티 라인은 메트칼프의 법칙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다. 소규모 지역 공동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네트워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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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이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성 실현해요
프랑스의 시뮬레이션 업체 다쏘시스템은 사람의 심장을 디지털로 복제했다. ‘리빙하트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의 심장과 똑같은 디지털 심장을 구현한 것이다. 대동맥궁, 폐동맥 같은 인접 혈관을 모두 재현하고, 외부 자극에 따른 반응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의사들은 수술 전에 환자의 심장을 3차원(3D)으로 구현해 실제 시술 전에 해당 시술이 심장에 미치는 효과를 가상의 환경에서 미리 살펴볼 수 있게 됐다.디지털 트윈 기술의 등장다쏘시스템이 디지털 심장을 실제와 똑같이 구현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존재한다. 디지털 트윈이란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해 사물의 특징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통째로 복제하는 개념이다. 현실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사물이 그대로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사물의 모양과 위치, 동작, 상태 정보는 물론이고 해당 사물의 특성과 현황이 그대로 디지털화되기 때문에 실제 사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마세라티도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와 협력해 ‘기블리’ 모델 전체를 디지털로 복제했다. 외관은 물론 내장, 부품, 전선 하나하나를 그대로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더 이상 엔진을 뜯어보지 않아도 복제된 디지털 환경에서 실제와 똑같은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점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점은 무엇보다 효율성에 있다. 실물과 동일한 가상 모형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직접 실물 모형을 만들어 값비싼 시행착오를 겪을 필요가 없다. 이는 보다 적극적인 다양한 시도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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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에어비앤비는 P2P 기술을 활용한 협력경제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모두가 구매자이자 판매자이며, 빌려주는 사람이자 빌리는 사람이 된다. 실물경제 구석으로 침투되는 P2P 기술 덕분이다. P2P는 ‘peer to peer’의 약어로, 개인과 개인 간 혹은 단말기와 단말기 간에 동등한 정보 및 데이터 교환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모든 것은 중앙의 통제 없이 공유될 수 있다. 언제 마지막으로 사용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창고 속 연장들도 P2P 시장에서는 누군가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P2P 기술을 활용한 협업경제 등장전직 애널리스트이자 크라우드 컴퍼니스의 창립자인 제레미아 오우양은 P2P 기술로 인해 사람들은 필요한 무언가를 중앙 기관을 통하지 않고 서로에게서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2013년 6개 분야에 머물렀던 공유경제 분야가 1년 만에 12개 분야로 확대된 이유이다. 《증발》의 저자 로버트 터섹은 P2P 기술을 통해 서로의 자산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경제를 ‘협업경제’라고 정의한다.크라우드 펀딩은 P2P 기술이 기업 자금조달에 활용된 협업경제의 한 측면이다. P2P 기술로 인해 전통 투자자가 아닌 누구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자금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인디고고 킥스타터와 같은 웹사이트가 대표적이다.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들 사이트에 아이디어를 올리고, 그 아이디어가 실현되길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crowdsourcing.org’에 따르면 2010년 새 아이디어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 조달 총액은 9억달러였다. 2011년에는 15억달러, 2012년에는 27억달러로 급상승하더니 2013년에는 51억달러에 이르렀다. 세계은행은 2025년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