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커버스토리

    올 경제학상은 '빈곤 퇴치' 연구한 바네르지 등 3명 공동수상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58), 에스테르 뒤플로 MIT 경제학과 교수(47), 마이클 크레이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55) 등 세 명이 공동 수상했다. 세 교수는 개발도상국 빈민가 곳곳을 누비며 가난과 빈곤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해법을 찾는 데 골몰했다. 새로운 연구 방식을 도입해 개발경제학의 지평을 넓혔고 이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뒤플로, 역대 최연소이자 두 번째 여성 수상자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 14일 바네르지, 뒤플로, 크레이머 등 세 명을 2019년 제51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세 교수는 저개발국 빈곤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교육 효과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바네르지와 뒤플로 교수는 ‘부부 경제학자’로 개발경제학을 함께 연구했다. 바네르지는 1961년 인도에서 태어나 1988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뒤플로는 1999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교수와 학생 신분으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MIT에 빈곤퇴치연구소를 함께 설립해 빈곤과 개발 정책 등에 대한 연구에 매진했다. 뒤플로는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최연소이자 두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크레이머 교수는 이른바 ‘O링 이론’을 통해 빈곤 해결을 모색했다. 이 이론은 정책적 결정을 할 때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기보다 전체 팀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론이다. O링 이론은 1986년 발사 1분여 만에 폭발한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에서 따왔다. 참사

  • 커버스토리

    일본 기초과학 튼튼…노벨 물리 11명·화학 8명·의학상 5명 배출

    올해로 역대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616명이 됐다. 물리학상 213명, 화학상 184명, 생리의학상 219명이다. 최근엔 연구네트워크를 구축한 2~3명의 공동수상이 많아졌다. 일본과 한국의 기초과학 경쟁력은 마치 성인과 어린아이처럼 격차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선이 근대 열강의 놀이터로 전락한 1900년 전후 일본은 이미 국가적으로 물리학 연구에 몰두했다. 이는 194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30~50년 장기연구가 기본일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는 유카와 히데키다. 핵을 구성하는 입자 중 하나인 ‘메존(중간자)’을 발견한 공로로 1949년 물리학상을 받았다. 유카와의 스승이 ‘일본 현대물리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니시나 요시오다. 니시나는 영국 독일 등 당대 최고 과학자들과 교류하며 2차 세계대전 와중에 이미 여러 대의 ‘가속기’ 개발을 주도했다. 가속기는 ‘노벨상 수상의 필요조건’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연구장비다. 유카와와 함께 니시나의 또 다른 제자인 도모나가 신이치로는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리처드 파인먼’이 1965년 도모나가와 공동 수상했다.일본은 올해로 스물네 번째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수상 분야는 기초과학 분야가 압도적이다.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8명, 생리의학상이 5명이다. 일본이 소재 등 기초과학이 강한 이유를 잘 설명한다.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과 100년 이상 축적된 과학기술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이 바뀌어도 기초과학 정책은 그대로 이어지는 정치 문화도 또 다른 이유다. 기초과학 일본 수상자는 2000년대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노벨상 수상

  • 커버스토리

    ILO, 강제근로 금지 등 노동기본권 8개 핵심협약 주문

    국제노동기구(ILO)는 1998년 노동기본권 선언을 통해 결사의 자유 보장, 강제근로 금지 등에 관한 8개 핵심협약을 채택했다. 이를 회원국들이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ILO 회원국이 8개 핵심협약을 전부 비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국은 각국의 노사관계 상황을 비롯한 경제·사회·문화 환경을 고려해 비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핵심협약 비준 시 국가 전반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감안해야 하며, 한국 노사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비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ILO는 왜 핵심협약을 제시했나ILO는 노동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전문기구로 1919년 설립됐다.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과 함께 고용, 사회보장 등에서 협약을 채택·제시하고 있다. 현재 총 189개 협약을 채택했다. ILO가 채택한 협약을 비준하는 것은 회원국의 자유다. 다만 비준한 협약은 그 회원국 내에서 법률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ILO 협약 수가 늘어나고 비준 협약을 실제로 이행하는지에 대한 ILO의 감시가 엄격해지면서 1990년대 이후 협약 비준율이 점차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60~1965년 회원국의 협약 비준율은 평균 21%였으나, 2005년 이후에는 7% 수준으로 떨어졌다.ILO는 이에 중요 협약 비준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ILO는 1998년 “모든 회원국은 비준 여부와 관계없이 기본적 권리에 관한 원칙인 핵심협약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노동기본권 선언을 했다. 또 결사의 자유 보장, 강제근로 금지, 아동근로 금지, 차별 금지 등 4개 분야의 8개 핵심협약을 채택했다. 8개 핵심협약에 대해서는 모

  • 커버스토리

    정부, 해고자·실업자 노조 가입 허용 등 노동계 요구 대폭 수용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에 맞는 노동기본권 보장이 이뤄질 때가 됐고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비준하라는 유럽연합(EU)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어 국회에서 비준동의안과 국내법 개정안이 동시에 처리돼야 한다.”정부가 ILO 핵심협약에 대해 밝히고 있는 주된 이유다. 하지만 경영계에서는 노동조합의 힘만 키워줄 것이라며 반대한다. 하겠다면 노조의 파업에 대한 회사 측의 방어권도 동등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1년 ILO 가입 이후 3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논란이다. 주요 내용을 정리해본다.노동계 요구 대폭 수용한 정부안정부 개정안은 우선 실업자와 해고자도 개별 기업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산업별 노조에는 가입할 수 있고 개별 기업에서 교섭권을 위임받아 해고·실업자도 회사와의 협상에 임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식 노조원이 돼 매년 임금·단체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단, 노조 임원이나 대의원이 될 수는 없다. 임원 자격을 해당 사업장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노조 전임자에게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규정도 삭제됐다. 다만 전임자에게 많은 급여가 지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행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한도 내에서만 급여가 지급돼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달렸다. 하지만 이 한도를 넘어 급여 지급을 요구하는 노조를 처벌할 근거도 같이 삭제돼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경영계의 우려다. 현재는 복수노조를 허용하면서 회사측의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노조 전임자에게 급여가 지급되면 노조활동에 대한 회사측의 개입·간섭 가능성이 커질 거

  • 커버스토리

    한국 기업 국내 투자 줄이고 싱가포르 등 해외 투자 늘려

    국내 기업 또는 개인이 해외 기업에 10% 이상 지분을 투자하거나 생산공장 등을 짓는 해외직접투자가 올 들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국내 투자는 작년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내림세다. 각종 규제가 날로 심해지는 한국보다 법인세 등 세금 부담이 작고 각종 투자 혜택도 풍부한 외국으로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규제 과잉·노동비용 부담 커지난달 말 기획재정부는 올해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150억1000만달러로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 투자된 금액은 올 2분기 149조61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4% 줄었다.국내 투자는 얼어붙었는데 해외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인한 기업의 인건비 급증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최저임금 및 법인세 인상 등으로 노동·경영 비용이 급격히 올랐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반면 해외 주요국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으니 해외 투자에 매력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해외투자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른 게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중소기업은 평균 임금이 낮아 최저임금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 상반기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이 7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1% 증가하는 동안 대기업 해외투자는 21.3% 늘었다. 가전제품 부품 제조 중소기업 A사가 올 2월 국내 공장 라인

  • 커버스토리

    올 1분기 일자리 50만개 증가 속 정작 기업은 7만개 줄어

    올 들어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는 정부 발표가 잇따르자 대부분 전문가는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증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이 지난 26일 발표한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을 보면 올 1분기 회사법인, 즉 민간 기업이 새로 창출한 일자리는 10만3000개였다. 작년 1분기(17만8000개)보다 42.1% 감소한 수치다. 반면 정부·비법인단체 일자리 증가 폭은 두 배 넘게 뛰었다. 민간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야 생기는 게 정상이다. 정부가 신산업을 규제하고 기업을 옥죄는 정책을 쏟아내니 기업 고용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기업의 고용 기여도 21%로 낮아져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임금 근로자 일자리는 총 1824만8000개였다. 1년 전보다 50만3000개 늘었다. 이는 작년 1분기(31만5000개)보다 20만 개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일자리 총량 측면에선 개선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 일자리가 쪼그라들고 있어서다.작년 1분기만 해도 민간 기업의 일자리는 17만8000개 늘어 전체 고용 증가분의 56.5%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분기 민간 기업의 일자리 증가 기여도는 20.5%로 줄었다. 자영업자가 고용한 근로자를 의미하는 개인 기업체 일자리는 4만9000개 증가했지만 대부분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이어서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 어렵다.전문가들은 생산·투자·소비 등 기업 부문이 침체되다보니 기업들이 일자리를 원활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용과 연관이 깊은 지표인 설비투자지수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네 분기 연

  • 커버스토리

    철강도시로 변모한 당진·첨단산업 클러스터된 천안…

    전국의 주요 산업도시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기업이 몰리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활기를 띤다. 충청남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매년 700개 넘는 기업이 충남으로 유입되고 있다. 당진·천안 등 충남 서북부 도시가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자동차·IT(디스플레이·반도체)·철강 분야의 대기업과 협력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충남 전체 사업장의 52.9%, 100인 이상 사업장(722개소)의 71.6%(517개소)가 몰려 있다. 기업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구인·구직·취업자 수도 늘고 있다.당진지역 제조업체 10년간 2배 증가당진은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충남 서북권 해안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 도시였다. 하지만 2000년 11월 서해대교 개통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2010년에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당진공장을 준공하면서 지역 산업은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빠르게 변모했다.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678개였던 당진지역 제조업체 수는 2016년 1170개로 10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2000년 1조8000억원에서 2016년 12조6000억원으로 7배가량 늘었다. 기업이 늘어나면서 인구도 증가했다. 2000년 12만2818명에서 2015년 17만 명을 넘어 지난해에는 17만3514명을 기록했다. 당진에는 석문국가산업단지(1201만2000㎡)를 비롯해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부곡지구 등 산업기반 시설이 구축돼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여건을 갖췄다. 당진시 관계자는 “2000년 서해대교가 개통하면서 교통과 물류 인프라가 개선된 것은 물론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유치 활동을 벌인 효과”라고 강조했다.산학연 인프라 갖춘 천안…5개 산단 추가 조성천안은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을 주

  • 커버스토리

    청년 돌아오는 밀양 vs 공장 반대로 소송비만 날린 예산

    주물은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금속을 녹여 틀 안에 넣은 뒤 응고시킨 다음, 원하는 모양의 금속제품을 제조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사용돼 악취가 난다. 거푸집 재료인 유연탄에서는 분진이 발생한다. 충남 예산은 물론 경남 밀양 주민들도 처음에는 주물단지 이전을 반대했던 이유다. 국내 양대 주물산업단지인 인천 경인주물단지와 경남 진해 마천주물공단은 2009년 나란히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공장 가동 25~30년 만에 한계에 다다르면서 기존 설비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주물기업 탐방부터 갈린 운명기업들의 대응은 초기부터 갈렸다. 마천주물공단 기업들은 밀양 주민 대표 14명의 일본 나가노 주물공장 탐방을 주선했다. 최신설비를 적용하면 악취와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탐방 후 주민들은 “나가노 공장 내부의 공기가 외부와 똑같이 깨끗하다. 냄새나 뿌연 연기가 없다”며 편견을 내려놓기 시작했다.비슷한 시기 예산 주민도 주물기업 탐방에 나섰다. 기업들이 아니라 반대위원회 주도로 인천과 경북 영양 등지의 노후 주물기업을 돌아본 것이다. “먼지가 날려 작물을 키우기 쉽지 않다”는 주민 반응을 들으며 반대 뜻은 더 굳어졌다. 이는 주민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2011년부터 충청남도를 상대로 공단 지정 취소 소송에 나서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법원까지 가는 5년간의 소송 과정에서 공단 조성 공사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주물기업 이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평가할 환경보존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결과가 엇갈렸다. 예산에서는 기업과 주민 대표를 각각 몇 명 정할지를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졌다.밀양 이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