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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화폐 발행 막아 금융안정?…대규모 뱅크런 불러왔다
현대 경제에서 화폐의 발행과 공급은 정부 독점으로 이뤄진다. 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독점적인 화폐 발행과 공급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또한 중앙은행이 경기 진작 혹은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통화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화폐의 발행과 공급을 정부가 독점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인류 역사에서 민간과 국가의 화폐 발행은 상당 기간 공존했다. 금화나 은화와 같은 주화의 주조는 민간에서 경쟁적으로 이뤄졌으나 정부가 화폐제도에 직접 개입해 화폐 주조를 국가 독점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화폐 주조를 독점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금속 주화의 경우 정부 독점은 무게와 순도의 변조를 가능하게 해 세금을 걷지 않고도 정부로 하여금 재원을 조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정화(正貨·specie)의 주조는 정부가 독점하더라도 상업은행에 대한 규제나 개입이 없었던 경우에는 은행들이 은행권을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었고 은행권의 자유로운 발행은 근대적인 의미에서 민간에 의한 화폐 발행 및 공급이라고 할 수 있다.상업은행에 의한 화폐 발행이 나타나게 된 첫 번째 원인은 경제 규모 확대에 따라 주화 사용의 거래비용이 증가한 데에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정부 주조 화폐의 문제점 때문이었다. 정부가 시뇨리지(화폐발행 차액)를 얻기 위해 주조 변조를 일삼는 주화 대신에 은행들이 발행하는 은행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이와 같은 민간의 자유로운 화폐 발행이 가져온 영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혼란과 무질서, 반복적인 은행 위기와 공황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