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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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최저가격제는 의도가 좋아도 결국 '사회적 후생손실'을 가져오기 마련이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11년 가격상한제인 ‘적정비용·가격법(Ley de Costos y Precios Justos)’을 시행했다. 차베스는 이 법을 통해 투기로 상승하는 물가를 안정시키려 했다. 베네수엘라 국민이 ‘적정 가격’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정부가 예상한 대로 가격은 안정됐을까? 그 반대다.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율은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높다.가격통제는 시장경제에서 매우 비합리적인 정책이다. 베네수엘라처럼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국민들이 싸게 살 수 있는 가격으로 통제할 경우 시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생산을 통해 이익을 전혀 남기지 못한다면 누가 만들어 팔려 할까? 이런 현상을 경제학적으로는 ‘가격통제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최적 균형의 이탈을 가져와 후생 손실을 낳는다’고 한다.가격통제 정책은 ‘최고가격제’와 ‘최저가격제’로 나뉜다.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최고 가격을 정하고 최고 가격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가격상한제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임대료 규제, 이자율 규제 등이 있다. 임대료를 규제하면 주택을 지어 사업을 하려는 사업자들은 주택건설을 포기하고 다른 사업에 투자하려 한다. 이렇게 되면 임대주택이 모자라 임대료는 더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고가격을 설정하면 공급량은 감소하고 수요량은 증가해 초과수요가 발생한다고 경제학은 말한다. 암시장이 생기는 환경이 조성된다고도 한다. 임대 주택의 질 저하가 자연스럽게 발생하기도 한다.최저가격제는 정부가 최저 가격을 정하고 최저 가격 이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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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성이란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나타내죠
영국의 국왕 윌리엄 3세는 1696년 전쟁과 반란진압에 상당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군대 비용이 갈수록 더 들자 윌리엄 3세는 세금을 더 거둬 충당하려 했다. 세금을 더 걷을 거리를 찾아낸 게 바로 ‘난로세’. 난로세는 벽난로의 유무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기상천외한 세금이었다. 세무당국은 난로세를 정확하게 걷기 위해 집안을 확인해야 했다. 다툼이 잦았다. 국민은 난로세를 내지 않기 위해 난로를 아예 없애버렸다.윌리엄 3세는 다른 방안을 생각해냈다. 이번엔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창문세’를 걷기로 했다. 당시 유리는 사치품이었기 때문에 부유한 집에 창문이 많았다. 부자 세금을 노렸다. 이들은 집을 지을 때 창문을 안 내거나 있는 창문도 벽돌로 막아버렸다. 덩달아 유리의 수요도 급감했고 유리 공급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윌리엄 정부의 세금정책은 실패하고 말았다.이 이야기 안에 탄력성이 들어있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가격 변화에 따라 수요량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낸다. 수요량 변화율을 가격변화율로 나눈 것으로도 정의한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1을 기준으로 1보다 크면 ‘탄력적’, 1보다 작으면 ‘비탄력적’이라 한다. 0이면 ‘완전비탄력적’, 1이면 ‘단위탄력적’이라 한다. 탄력성이 무한대이면 ‘완전탄력적’이라 한다. 공급의 가격탄력성 또한 마찬가지다. 그 외에 한 재화의 가격이 변화할 때 다른 재화의 수요량 변화 정도를 나타내는 교차탄력성, 소득의 변화에 따른 수요량의 변화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탄력성이 있다.이런 탄력성을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 문제와 연결해 보자. 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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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변화를 반영하는 곡선상에서의 변화와
조선 정조 때 이야기 한 토막. 한양에 기근이 들자 쌀 가격이 폭등했다. 정조는 쌀을 비싸게 파는 상인을 사형에 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때 연암 박지원이 반대 의견을 냈다. “전하, 지금 전국에서 상인들이 한양의 쌀값이 몇 갑절이나 뛰었다는 소식에 쌀을 싣고 한양으로 달려오는 길인데, 전하께서 비싼 값에 파는 자의 목을 치신다고 하시니, 다들 돌아가지 않겠사옵니까. 그들이 쌀을 싣고 오면 자연히 값은 떨어질 터, 전하께선 정녕 백성들을 굶겨 죽이실 작정이십니까!”박지원의 생각에 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법칙이 들어 있다. 소비자는 가격이 저렴할수록 구매하고자 하는 반면 생산자는 자신이 생산한 물건의 가격이 높을수록 공급량을 늘리려 한다. 바로 가격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경제학에서는 수요·공급 곡선상에서 가격 변화에 따라 수요량과 공급량이 바뀌는 것을 수요량, 공급량의 변화라고 말한다.재화·서비스의 가격 변화는 수요·공급 곡선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한다. 즉 소득 수준, 인구 변화, 소비자 선호, 다른 재화(대체재, 보완재)의 가격변화 등으로 수요곡선 자체가 이동하는 것을 수요의 변화라고 한다. 기술 수준, 경기 전망, 생산비용의 변화 등으로 공급곡선 자체가 이동하는 것을 공급의 변화라고 한다. 시장에서는 이런 수요·공급 곡선상 또는 곡선 자체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상승 또는 하락하며 이를 통해 시장가격이 형성된다.다시 박지원의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기근이 발생했다. 백성들은 쌀을 확보하기 위해 쌀가게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한양에서 준비돼 있는 쌀은 턱없이 부족했다. 정조는 비싸게 파는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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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정부가 3대 경제주체이죠… 각각 소비·생산·분배 활동을 이끌어요
세상에 한 사람만 있다면 그 사람은 자기가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을 모두 마련해야 한다. 필요한 것을 맞바꿀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사람의 삶은 고달프고 궁핍할 것이다. 커피 한 잔인들 지금처럼 쉽게 마실 수 있겠는가?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혼자서 만들 필요가 없다. 현대 경제활동에서는 소비, 생산, 분배활동이 거의 자동으로 이뤄진다. 경제활동을 이끄는 주체들이 각자 제 역할을 하면 된다. 우리는 이를 경제주체라고 부른다.경제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로 나눌 수 있다. 가계, 기업, 정부가 서로 무엇인가를 주고받으면서 역할을 하면 경제가 잘 순환한다. 가계는 소비의 주체다. 기업은 생산의 주체다. 가계는 기업에 노동, 자본, 토지라는 생산요소를 공급한다. 이를 대가로 가계는 기업에서 대가, 즉 소득을 얻는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업은 가계로부터 생산요소를 공급받고 대가를 지급하는 셈이다. 이런 과정을 분배과정이라고도 부른다.정부는 가계와 기업이 생산물시장과 생산요소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법과 제도를 제정하고 지원한다. 정당한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생산요소를 강탈하거나 정당한 대가 이상을 요구하는 가계나 기업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 역할을 할 정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또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여 나라 살림을 운영한다. 정부는 또 가계와 기업들이 해결하기에 역부족인 여러 가지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가계는 가장 효율적으로 소비를 하려고 한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혁신하고 경쟁한다. 가계가 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선택한 결과, 이런 선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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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경쟁을 보장하는 시장경제 국가가… 정부가 통제하는 계획경제 나라보다 훨씬 잘 살죠
석유 한 방울이 나지 않는 싱가포르와 석유 확인매장량 1위 베네수엘라. 같은 언어, 같은 문화, 같은 역사를 가진 한국과 북한. 대항해 시대에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과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독립한 신생국 미국. 싱가포르와 한국, 미국은 왜 베네수엘라, 북한, 스페인보다 잘살까? 세계적인 석학들은 무엇이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만드는지 연구했다. 어떤 이는 지리적 장점이, 어떤 이는 종교적 근면성, 어떤 이는 국민성 차이가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가른다고 봤다.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잘사는 나라들을 분석한 결과, 잘사는 나라는 못사는 나라들보다 경제적 제도를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시장경제 체제를 잘 갖춘 나라일수록 잘살더라는 것이다. 시장경제가 잘 작동하기 위해선 사유재산권 보장, 개인의 자유 보장, 경쟁과 개방의 확대, 작은 정부, 법치가 잘 뒷받침돼야 한다.싱가포르의 경제 자유도는 베네수엘라보다 훨씬 높다. 베네수엘라는 사회주의 중앙통제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경제정책을 편다. 반면 싱가포르 경제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에 따라 재화와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배분된다.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보다 중앙정부의 의견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면 희소성을 지닌 생산요소들은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결국 수요와 공급 메커니즘은 무너진다.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베네수엘라가 못사는 나라로 전락한 이유도 시장경제를 버리고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채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시장경제와 사회주의 경제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 한국과 북한이다. 한국과 북한은 분단 이후 다른 길을 갔다. 우리나라는 시장경제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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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생산요소를 효율적으로 배분하죠
소련(현 러시아)의 마지막 대통령이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를 만나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사람들이 굶지 않고 먹고 살도록 감독합니까?” 대처 총리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아니라 가격이 하는 일입니다.”당시 소련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여서 정부가 생산량, 가격 등을 모두 정했다. 소련 정부는 부모처럼 일일이 개입해 재화를 생산했는데도 국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반해 시장경제를 채택한 영국은 정부 개입 없이도 재화가 넘쳐났다.영국(번영)과 소련(빈곤)을 차이 나게 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격이다. 소련 정부는 가격을 통제한 데 비해 영국 정부는 가격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정해지도록 놔뒀다. 가격은 신호등처럼 모자란 것을 더 생산하게 하고, 남는 것을 덜 생산하게 한다. 가격을 모르면 이것이 뒤죽박죽되고 경제효율성을 떨어뜨린다.개인, 기업, 정부 등이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세상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부족함 없이 공급되고 인류가 더 발전하는 것은 ‘가격’ 덕분이다. 가격은 경제학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정해진다. 신호등이 신호를 보내듯 가격도 신호를 보낸다.가격은 생산요소를 적재적소에 배분하게 한다. 시장에서 가격이 높아지면 생산자는 가격이 오른 재화를 더 생산하려 한다. 반면 소비자의 수요는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수요자들은 가격이 낮으면서 비슷한 효용을 주는 대체 재화를 찾게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생산요소들은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옮겨다니게 된다. 고르바초프는 가격의 이런 기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복잡할수록 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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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소비는 한계효용이 한계비용보다 크죠
배가 고플 때 사람들은 모든 음식을 먹어치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먹겠다는 의욕은 ‘무한 리필’ 음식점 찾기로 이어진다. 한창 먹을 나이인 학생들은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행복감이 감소하는 것을 느낀다. 왜 그런 것일까?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한계개념으로 설명한다.A학생이 고기를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감을 경제학에서는 ‘효용’이라고 표현한다. 잘 구워진 고기를 맨 처음 먹을 때 효용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때 그 식감을 생각하면 입안에 침이 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고기를 먹을 때는 효용이 약간씩 줄어든다. 고기 한 단위를 더 소비할 때 추가되는 효용을 ‘한계효용’이라고 한다. 경제학에서 합리적인 소비란 무슨 뜻일까? 한계효용이 ‘한계비용’보다 더 클 때까지의 소비를 말한다.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이 같은 지점을 찾는 것이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다.공급자 관점에서 한계개념은 어떻게 적용될까? 공급자는 제품·서비스 생산을 통해 수입을 얻으려 한다. B기업이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하자. 반도체를 한 단위, 두 단위 생산하면 단위당 한계비용이 늘어난다. 물론 그에 따라 단위당 수입도 늘어나는데 그것을 ‘한계수입’이라 한다. 기업은 한계비용과 한계수입이 같아지는 지점까지 생산하려 할 것이다. 소비자에게나 공급자에게나 한계개념은 중요한 신호가 된다.한계개념은 고전경제학과 신고전경제학을 가르는 개념이기도 하다. 애덤 스미스는 물보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왜 비싼지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스미스의 역설’이다. 풍부한 물과 희소한 다이아몬드 중에서 한 단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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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함께 보이지 않는 것도 계산해야
프랑스 경제학자 프레데릭 바스티아는 ‘깨진 유리창’ 이야기에서 기회비용의 의미를 잘 설명했다. 어느 가게 주인의 아들이 유리창을 깨자, 아버지가 아들을 나무란다. 주변 사람들은 “당신에게는 손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이득이오. 누구든 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유리가 깨지지 않았다면 유리 장수는 어떻게 살겠소?”라고 말했다.주변 사람들의 말은 옳을까? 사실은 이렇다. 유리가 깨지지 않았다면, 가게 주인은 그 비용으로 낡은 구두를 바꾸거나 가게에서 필요한 것들을 보충해 물건의 질을 높일 수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무시한 셈이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보이지 않는’ 다른 소비의 기회가 날아가버린 것(기회비용)이다.지난 호에서 희소성과 선택을 공부할 때, 선택은 경제학의 기초라고 했다. 경제 주체는 순간마다 선택을 통해 편익을 극대화하려 한다. 그럼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경제학은 다수의 대안 중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기 위해 비용과 편익을 분석한다. 여기서 편익(benefit)이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얻는 유·무형의 가치를 말하며, 비용(cost)은 선택으로 희생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이때 희생해야 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을 함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여러 다른 대안 중 가장 ‘큰 것’을 의미한다.A씨는 2만1000원인 피자를 먹을지, 1만8000원인 치킨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것이 기회비용이다. A는 피자가 먹고 싶어서 2만1000원인 피자를 선택했다고 하자. 그럼 피자를 선택한 기회비용은 얼마일까? 2만1000원이 전부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