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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맞춤법 공략하기 (28) 그녀를 만나는 날은 '설레이지' 않다

    설레는 것은 마음이 들떠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을 말해요. 어릴 적 소풍을 기다리면서,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우리는 많이 설레죠. 그런 상태를 ‘설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말을 ‘설레임’으로 많이 쓰는데 이는 틀린말이에요.^^롯데제과는 2003년 3월 짜 먹는 방식의 신제품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설레임’이란 이름을 단 이 제품은 출시 첫해에 매출 300억원을 올리며 단박에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아이스크림이라는 것 외에도 특이한 작명도 한몫했으리란 것이 시장의 평가다.설레는 것은 마음이 들떠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이다. 어릴 적 소풍을 기다리면서,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우리는 설렌다. 그런 상태를 ‘설렘’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말을 ‘설레임’으로도 많이 쓴다. 특히 문학 작품이나 대중가요 등 이른바 ‘시적 표현’을 하는 데서 즐겨 쓴다.아이스크림 ‘설레임’은 어법 측면에서 보면 바른 말이 아니다. 다만 상표 등 고유명사를 비롯해 문학적 표현은 어법의 잣대로 따질 수 있는 게 아니므로 논외다. 하지만 일반적인 글쓰기에서는 ‘설레임’은 ‘설렘’의 틀린 표기일 뿐이다.‘설레다’의 명사형은 ‘설렘’우리말에서 부족한 명사를 보완해주는 방식이 있다. 그중 하나가 접미사 ‘-이, -기, -음/-ㅁ’을 붙이는 것이다. 가령 동사나 형용사에 이들을 붙여 ‘길이, 높이, 사재기, 크기, 죽음, 젊음, 꿈, 슬픔’ 같은 말을 만든다. 그래서 ‘-이, -기, -음/-ㅁ’을 명사화 접미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맞춤법 공략하기 (26) '손이 시렵다'란 말은 없다

    우리는 흔히 쓰는 “손이 시려워, 발이 시려워”란 말은 잘못된 어법. ‘시려워’란 표현이 있기 위해선 ㅂ불규칙인 기본형 ‘시렵다’란 말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우리말에 그런 단어는 없어요. 이 말의 바른 형태는 ‘시리다’이고, 이를 활용하면 ‘시려’가 됩니다.^^아직은 한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남녘에는 어느새 봄이 가까이 다가왔다. 지난 7일 부산에서는 매화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려 때이른 봄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절기상으로도 입춘(2월4일)을 지나 우수(2월18일)를 앞두고 있다. 우수(雨水)는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때이니,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을 맞는 시기다.‘시려워’가 아니라 ‘시려’가 바른말그러니 이번 겨울엔 눈 내리는 속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눈싸움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럴 때 흔히 “손이 시려워, 발이 시려워”란 말을 쓰지만 우리가 그동안 살핀 용언의 활용으로 보면 잘못된 어법이다. ‘시려워’란 표현이 있기 위해서는 ㅂ불규칙인 기본형 ‘시렵다’란 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말에 그런 단어는 없다. 이 말의 바른 형태는 ‘시리다’이고, 이를 활용하면 ‘시려’다. 전에 살펴봤듯이 ㅂ불규칙이란 ‘ㅂ’ 받침으로 끝나는 용언 중 일부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로 활용할 때 받침 ‘ㅂ’이 ‘우’로 바뀌는 현상이다. ‘괴롭다, 밉다, 무겁다, 맵다, 아름답다’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예외 없이 어미가 ‘워’로 바뀐다.그런데 ‘시렵다’란 말 자체가 없으니 “찬바람에 코끝이 시려워…” 같은 표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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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공략하기 (26) '라면이 불면 맛없다'가 틀린 이유

    ‘ㄷ불규칙’은 어간이 ‘ㄷ’ 받침으로 끝나고 그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때 받침 ‘ㄷ’이 ‘ㄹ’로 바뀌게 되는 현상을 말해요. ‘걷다[步], 긷다, 깨닫다, 눋다, 닫다[走], 듣다[聽], 묻다[問], 붇다, 싣다[載], 일컫다’ 등이 있어요.규칙 용언과 불규칙 용언을 구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모국어 화자라면 단어 어미를 여러 형태로 말하듯이 바꿔봄으로써 자연스럽게 불규칙 용언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중에서도 ‘ㄷ불규칙’과 ‘ㅅ불규칙’은 단어 형태가 같거나 비슷한 게 섞여 있어서 활용법을 더 헷갈리게 한다.‘ㄷ불규칙’은 어간이 ‘ㄷ’ 받침으로 끝나는 용언들로서, 이 가운데 일부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로 활용할 때 받침 ‘ㄷ’이 ‘ㄹ’로 바뀐다. 여기에 해당하는 말은 ‘걷다[步], 긷다, 깨닫다, 눋다, 닫다[走], 듣다[聽], 묻다[問], 붇다, 싣다[載], 일컫다’ 등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어간 끝 받침 ‘ㄷ’이 모음 앞에서 ‘ㄹ’로 바뀌어 나타난다. 그러나 ‘걷다[收, 撤], 닫다[閉], 돋다, 뜯다, 묻다[埋], 믿다, 받다, 벋다, 뻗다, 얻다, 곧다, 굳다’ 등은 ‘ㄷ’이 ‘ㄹ’로 바뀌지 않는다.ㄷ불규칙 활용: ‘붇+으면→불으면’가령 “이번 홍수로 강물이 많이 불었다” 같은 문장을 보자. 서술어로 쓰인 ‘불었다’의 기본형이 ‘붇다’이다. 이 말은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①(물체가) 물기를 흡수하여 부피가 커지다.(예: 물에 불은 손. 국수가 불어 맛이 없다.) ②(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예: 체중이 붇다. 재산이 붇다. 식구가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