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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물질의 조합·배열 달리해 레고 쌓듯이 새 물질 만든다

    장난감 레고 빌딩블록을 떠올려보면, 기본적인 형태들이 몇 가지 존재하고 이것들의 조합과 배열로 수없이 다양한 구조물이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의 세계도 기본적인 단위체(편의상 앞으로 이를 빌딩블록이라 부르자)의 조합과 배열로 수없이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진다.더 놀라운 것은 원자와 같은 작은 단위의 빌딩블록으로 만들어진 분자들이 다시 더 큰 구조를 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빌딩블록이 되는 위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런 위계적 빌딩블록으로 자연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물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2015년 개정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물질을 구성하는 빌딩블록에 관한 내용이 여러 문장으로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면, 통합과학 교과에서 “…생명체와 지각을 구성하는 단백질, 광물 등의 물질은 원소들 간의 규칙적인 화학 결합을 해 만들어지며, 기존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변화시켜 다양한 신소재를 개발한다…”와 같이 원자를 빌딩블록으로 하여 단백질과 광물 등의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설명한다.그리고 빌딩블록으로 구성된 다양한 물질의 사례로 규산염 사구체를 빌딩블록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광물, 탄소와 수소 원자를 빌딩블록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탄화수소 화합물, 아미노산 및 뉴클레오티드를 빌딩블록으로 하는 단백질과 DNA를 제시하고 있다.가장 근본적인 빌딩블록은 무엇일까?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빌딩블록은 원자다. 현재까지 118개의 원자가 발견되었다. 원자들은 원자핵의 전하와 원자핵 주위의 전자가 오비탈(궤도함수)에 배치된 방식이 서로 다른데, 이러한

  • 과학과 놀자

    공생하던 조류가 빠져나가면 산호는 빛을 잃는다

    지구온난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것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분 모두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은 주변 생물상의 변화에서부터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생태계를 이루는 생물뿐만 아니라 질소, 물, 탄소와 같은 물질의 순환에도 관심을 가진다. 지구온난화에는 탄소의 순환이 깊게 관여하고 있다.생물을 구성하는 거대분자(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등)는 모두 탄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생물의 대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대부분이 탄소 화합물에 저장돼 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탄소를 고정해 유기물을 만들고, 생물은 대사 과정을 통해 이런 유기물을 이용한다. 대사 과정을 거친 유기물은 이산화탄소(CO2)로 분해돼 다시 대기로 돌아간다. 이렇듯 탄소는 생물과 환경 사이를 오가며 순환한다.바닷속 탄산염을 석회석으로 바꿔 성장하는 산호초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아주 오래전 살았던 생물이 죽은 뒤 산소가 부족한 퇴적층에 묻혀 만들어진 것이다. 석탄이나 석유를 형성하는 생물의 사체는 분해되지 않은 채 수천만 년에서 수억 년 동안 묻혀 있었다. 즉, 화석연료는 오랫동안 지구의 탄소 순환에서 벗어나 있었다. 화석연료를 이용하면 순환하지 않고 잠들어 있던 탄소들이 다시 순환한다. 그런데 화석연료를 태우면 나오는 CO2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지구로 유입된 태양에너지 중 우주로 방출돼야 할 에너지를 붙잡아 가둬 지구 기온을 상승시킨다. 적절한 온실가스는 지구에서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만, 온실가스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기온을 과도하게 상승시키고 강&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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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도 나노 크기로 쪼개면 헤어드라이어로 녹일 수 있어

    과학자는 물질을 연구한다. 물질을 연구하는 것은 물질의 새로운 성질을 알아내는 일, 새로운 물성을 가진 물질을 만드는 일, 새로운 물질을 활용하는 일 등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그래핀(graphene)에서 휘는 성질과 전기를 잘 통하는 성질이 있음을 밝히는 일, 그래핀을 합성하는 일, 이 물질을 이용해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일 등이 과학자가 하는 일에 해당한다. 그런데 새로운 성질이 없다면 합성하는 것도 응용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는 일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의 개념은 국가에서 공시한 교육과정에 따르고 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 문서에서 물질의 특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물질과 혼합물의 개념을 이해하여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물질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한다. 밀도, 용해도, 끓는점, 어는점 등이 물질의 특성이 될 수 있음을 알고…밀도, 용해도, 끓는점, 어는점이 물질의 특성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 >한편, 중학교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물질의 특성을 정의하고 있다.< 물질은 색깔, 맛, 냄새와 같은 겉보기 성질과 부피, 질량, 길이 등 크기 성질과 끓는점, 밀도와 같이 물질의 양과 관계없는 세기 성질을 갖는다. 물질의 여러 가지 성질 중 그 물질만이 나타내는 고유한 성질을 물질의 특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끓는점, 녹는점, 밀도, 용해도 등 양과 관계없이 일정한 값을 갖는 물질의 성질을 물질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물질의 특성은 크기와 무관한 값을 갖는다고 인식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배울 때도 금을 반씩

  • 과학과 놀자

    바이러스는 왜 변종이 발생해 치료제 개발을 어렵게할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 비대면 회의 등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외에도 감기, 독감, 홍역, 볼거리,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인류를 괴롭혀온 수많은 질병을 바이러스가 일으킨다.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인 바이러스그렇다면 바이러스란 무엇일까? 바이러스는 자신을 늘리는 목적밖에 없는 단순한 형태의 복제 기계다. 바이러스 입자는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한 크기며,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껍질(캡시드)과 그 안에 있는 핵산(DNA 또는 RNA)으로 구성돼 있다. 캡시드는 핵산을 보호하고 바이러스가 침투할 숙주세포를 인식해 핵산을 세포에 주입한다. 핵산은 바이러스 증식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다. 숙주세포를 만나기 전까지 바이러스는 아무런 생명 활동을 하지 않아 무생물과 다름없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바이러스의 캡시드가 숙주세포와 접촉하면 바이러스는 핵산을 숙주세포 안으로 주입한다. 주입된 DNA는 바이러스 증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단 자신이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캡시드와 핵산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세포의 생산공장을 이용한다. 숙주가 지닌 핵산복제효소를 이용해 자신의 핵산을 복제하고,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에 담긴 단백질 성분을 만들기 위해 숙주의 단백질 생산기구를 이용한다. 단지 공장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숙주가 갖고 있던 자원도 아낌없이 쓴다. 감염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새롭게 만들어진 바이러스들로 숙주세포 내부가 가득해지고, 곧이어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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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트륨 불꽃이 주황색으로 보이면 잘못된 것일까? 스펙트럼 분석으로 빛의 세기 달라졌음을 찾아냈죠

    과학자가 하는 일의 핵심은 자연을 탐구해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일이다. 학생들이 푸는 문제지의 문제는 답지에 정답과 풀이가 있지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만드는 일에는 참고할 정답과 풀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의 옳고 그름은 정답을 참고해 판단할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타당한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해 판단하게 된다.과학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분석하면 다음 네 가지로 나타난다. 해결할 문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critical thinking),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창의적인 시도를 하고(creativity), 구체적인 해결책을 얻기 위해서 관련 전문가와 소통하고(communication), 협업하여(collaboration) 문제를 해결한다. 교육학자들은 이 네 가지 역량을 21세기를 살아갈 학생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역량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맥락의 문제(authentic problem)를 해결하는 탐구 활동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워보자다음 사례는 학교 실험 수업에서 도출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이 과학적 사고력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금속 원소의 불꽃색은 물질의 고유한 성질 중 하나로, 대표적인 물질인 나트륨(Na) 불꽃색을 관찰했는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가 관찰됐다. 그림 1에서는 불꽃색이 예상대로 노란색으로 관찰되는데, 그림 2에서는 주황색으로 관찰된다.문제: 주황색으로 관찰된 불꽃색은 나트륨 원소의 불꽃색이 아닌가?많은 경우 학생들은 교과서에 제시된 ‘나트륨의 불꽃색은 노란색’이라는 내용을 근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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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체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많은 유전자가 필요할까?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라고 해도 살아가면서 유전자라는 말을 많이 듣고 쓴다. 원래 유전자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유전되는 요소라는 의미로,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자손으로 전달돼 자손이 부모를 닮게 만든다. 유명한 유전학자인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1822~1884)은 완두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교배시켜 유전자가 부모로부터 자손으로 어떻게 전달되는지 최초로 밝혀냈다.20세기 들어 많은 과학자가 유전자의 실체를 연구한 결과 유전자는 생명체의 특성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DNA와 같은 핵산의 형태로 세포 안에 저장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유전자는 생명체로 하여금 생존하며 자신과 닮은 자손을 남기는 생명체 고유의 특성을 갖게 해준다.사람의 32억쌍 뉴클레오타이드 가운데 유전자는 2만개게놈(Genome) 또는 유전체라는 용어를 들어본 사람도 많다. 유전체는 생명체의 특성을 나타내는 유전자의 염기서열과 유전자로 기능하지 않는 핵산 염기서열의 총합이다. 어떤 생명체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당연히 유전자에 담긴 서열 정보를 알아야 하므로 여러 생물을 대상으로 유전체 서열이 연구돼 왔다. 사람의 유전체를 구성하는 핵산의 염기서열은 미국과 유럽, 일본을 포함하는 국제 컨소시엄의 13년에 걸친 노력 끝에 2003년 완전히 밝혀졌다. 사람의 유전체는 약 32억 개의 뉴클레오타이드(핵산의 구성 단위)로 구성돼 있으며,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약 2만 개의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사람 외에도 많은 생물의 유전체 서열이 밝혀졌는데 초파리(약 1억4000만 뉴클레오타이드), 벼(약 4억2000만 뉴클레오타이드), 효모(약 1220만 뉴클레오타이드), 대장균(약 460만 뉴클레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