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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지구는 45억 년 넘게 변화에 적응,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을 뿐

    인간의 가까운 미래를 위협하는 내외부적인 요인들에는 전염병, 핵전쟁, 자원 고갈, 환경 재앙, 소행성(운석) 충돌 등이 있다. 2020년은 이 중에서도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강력한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전 지구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중생대 말 백악기에 운석 충돌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지구상에서 공룡이 멸종했듯 인간이라는 종(species)도 언제 어떤 위기를 맞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급속한 빙하량 감소코로나라는 강력한 바이러스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또 하나의 중대한 위협이 있다. 바로 기후변화다. 기후 변화는 코로나처럼 2020년에 갑작스럽게 불거진 위협은 아니며 20세기 후반부터 꾸준히 제기돼 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이런 기후 변화가 극지방을 중심으로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그림1>은 2019년 그린란드 육지 빙하 감소량을 나타낸 것인데, 2019년 한 해에만 약 6000억t의 빙하가 사라졌으며 이것은 지난 30년 평균의 두 배에 가까운 양이라고 한다. 이런 변화가 이례적이며 일시적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것이 기후 시스템에서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 효과’ 때문이다. 예컨대 육지 빙하량의 감소(-)는 <그림2>와 같이 지표면 알베도(반사도)를 감소(-)시키고, 이로 인한 태양 복사 에너지의 유입 증가(+)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는데, 이는 다시 빙하량 감소(-)로 되먹임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을 계속 상승시킨다. 영구동토층 면적도 줄어기후 변화의 또 하나 우려스러운 징후로 북극권 영구동토층(permaf

  • 과학과 놀자

    사물의 '크기'는 표준화된 단위로 나타낼 수 있다는데…크고 작은 속성을 나타내는 '스케일'로 표현할 수도

    ‘크기’와 ‘스케일(scale)’이라는 용어는 과학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매우 친숙한 것이다. 과학에서 중요한 핵심 개념들에 대해서는 꽤 긴 시간을 들여 학습하는데, 그 친숙함에 비해 이 용어들이 물질세계에서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미국 NSTA(National Science Teachers Association)에서는 나노 과학과 공학에서 핵심 개념 9개를 선정하고 소개하는 책을 출간했는데, 첫 번째 핵심 개념을 ‘크기’와 ‘스케일’로 정의하고 있다. 크기는 표준화된 단위로 표현크기는 ‘사물의 양 또는 큰 정도’로 정의된다. 모든 사물은 1, 2, 3차원으로 정의될 수 있는 크기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사물의 크기를 나타내는 길이, 면적, 부피는 표준화된 단위로 정의된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길이는 미터로, 면적은 평으로, 부피는 리터로 나타내 그 사물의 크기를 절대적인 값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어느 35인승 버스의 길이가 11미터(m)라면, 이는 단위 길이에 해당하는 1미터 크기의 11배가 되는 길이라는 뜻이다. 아파트 면적을 얘기할 때 ‘평(坪)’이라는 단위를 주로 사용하는데, 사람이 한 다리를 축으로 해 다른 다리로 넓게 원을 그리면 그 면적이 대략 1평이 된다. 그래서 25평 아파트라고 하면 그만한 원 면적의 25배가 됨을 나타낸다. 옛 속담에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하는데, 이때 ‘리(里)’는 마을 하나의 크기로 대략 4㎞쯤 되는 거리가 기준이 돼 ‘천리’는 마을 천 개를 지나갈 만큼 먼 거리를 나타낸다.즉, 사물의 크기를 나타내는 방법의 기본 속성은 크기 기준이 되는 사물을 정하고, 이 기준과 비교해 사물의 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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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체복사'로 우주의 온도를 잴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물 출입구에서 체온을 확인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대부분의 큰 건물에서는 접촉하지 않고 적외선 카메라로 우리 몸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하여 체온을 잰다. 가시광선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를 결합하여 실시간으로 우리 모습과 체온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 <사진1>은 대기로 재진입하는 우주 왕복선을 가시광선 및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다. 과연 빛과 온도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흑체복사와 온도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체온 측정뿐 아니라 태양과 같은 별의 온도 측정에도 ‘흑체(black body)복사’의 원리가 이용된다. 검은 물체인 흑체가 어떻게 빛을 방출할 수 있을까. 화학 반응이나 핵반응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물체를 구성하는 입자들의 진동에 의해 빛이 방출될 수 있다. 또한 방출된 빛이 입자를 만나면 빛에너지가 모두 흡수되어 입자를 진동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모든 빛을 흡수함과 동시에 빛을 방출할 수 있는 물체를 흑체라 한다. 온도는 입자의 진동을 나타내는 변수이므로, 흑체복사 원리를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온도 변화가 매우 천천히 일어나는 경우 물체에서 열 때문에 방출되는 빛은 흑체복사로 근사(近似: 아주 비슷함)될 수 있다.물체 표면은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자를 확대하면 무거운 원자핵 주위를 가벼운 전자들이 감싸고 있다. 물체 표면이 전자로 덮여있는 것이다. 물체 표면에 있는 전자들은 온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 빠르게 진동한다. 전자들이 진동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진공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전자기적 성질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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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동기 널리 쓰이던 시대 미다스 왕의 황금 신화는 어떻게 나왔을까

    최근 연일 금값이 오르자 아이들 돌반지를 파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금값은 얼마 전 금거래소 개장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안전 자산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여파다. 그깟 누리끼리한 쇠붙이가 뭐라고 다들 난리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이 노란색 쇠붙이에 묘하게 매력을 느껴 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금의 매력을 잘 드러내는 이야기 중 하나가 그리스 신화 속 미다스의 이야기다.“음주가무의 신 세일레노스가 술에 취해 프리기아의 왕인 미다스의 장미 정원에 쓰러진다. 이를 발견한 미다스는 그를 데려다가 열흘간 극진히 모시는데, 이에 감복한 세일레노스의 양아들 디오니소스는 미다스에게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한다. 이에 미다스가 자신이 손을 대는 무엇이든 금으로 변하는 능력을 달라고 하고, 그의 소원은 이뤄진다. 미다스는 매우 기뻐했으나 곧 그의 능력이 축복이 아니라 저주임을 깨닫는다. 음식조차도 손만 대면 금으로 변하는 통에 아무것도 먹을 수 없게 된 미다스에게 그의 딸이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그런 딸에게 손을 대는 순간 그녀 역시 금덩어리로 바뀌고 만다. 결국 미다스는 디오니소스를 찾아가 자신의 능력을 없애달라고 하고, 디오니소스는 미다스에게 파크톨루스 강물에 손을 씻으면 그의 능력이 씻겨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미다스가 디오니소스의 말대로 하자 파크톨루스 강바닥의 모래가 모두 금으로 바뀌면서 정말로 그의 능력은 사라졌다.” 과한 욕심에 경종 울리는 허구?손만 대면 모든 게 금으로 바뀐다는 미다스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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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광물질의 빛 방출은 1~2분, 철 녹스는데 수년 걸려…녹는점·끓는점·밀도처럼 '시간'도 물질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을까

    과학이 지금까지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물질의 특성을 수치로 나타내는 객관적인 표현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 물질의 특성을 빨갛다, 파랗다, 차다, 뜨겁다 등의 주관적인 표현으로만 나타내었다면, 과학의 진보가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물질의 특성인 녹는점, 끓는점, 용해도, 밀도 등을 보면 ‘℃’, ‘g/물 100g’, ‘g/mL’ 등 여러 형태의 단위를 포함한 수치로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시간과 관련이 있는 물질의 특성도 존재할까?녹는점, 용해도, 밀도, 전도도 등 물질의 특성은 어느 특정 물질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로서 물질의 특성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물질은 항상 그 물질로만 존재하지 않고 변한다. 또 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지는 않지만 에너지 상태가 높고 낮은 상태 사이에서 이동하기도 한다. 즉, 한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거나 다른 상태로 변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때 그 변하는 속도가 물질마다 또 물질의 상태마다 고유하다.물질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반감기’어떤 물질이 일정 시간 동안에 양이 변하였다면, 변화 속도는 시간과 양의 비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면 변화 속도는 물질의 특성을 나타내는 수치가 될 수 있을까? 물질의 수가 많으면 속도가 커진다. 즉, 양에 따라 변하는 값이므로 이는 물질의 특성을 대표할 수가 없다.그러면 조금 더 살펴보자. 이 물질이 스스로 분해하여 다른 물질로 변한다면, 이 물질의 개수는 시간에 따라 줄어드니 변화 속도는 마이너스 값을 가지고, 이 물질의 개수가 많을수록 줄어드는 양도 많다. <그림 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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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는 생물들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일까…생존에 유리한 개체만 살아남는 자연에 의한 선택

    생물에 관해 생각하다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도대체 왜 전염성이 클까 또는 왜 새는 날개를 가졌을까와 같은 의문점이 들 때가 있다. 이와 같은 의문점은 약 160년 전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자연학자인 찰스 다윈이 발견한 자연선택의 원리로 답할 수 있다.자연선택의 원리는 적응 진화를 설명한다. 적응 진화는 생물 집단(같은 종에 속하는 개체들의 모임)이 시간에 따라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생물 집단이 시간에 따라 환경에 좀 더 적합한 개체들로 채워지는 것이다. 생물을 둘러싼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 질병, 포식자, 기생충 등 생명체의 생존과 생식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 환경에 적응한 집단은 계속 생존해 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절멸해 사라지게 된다.갈라파고스 핀치새의 각각 다른 부리 형태이러한 적응 진화를 설명하는 자연선택의 원리는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제시했다. 이 원리는 다윈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대 제시된 여러 원리를 종합해 만든 것이다. 다윈은 1831~1836년의 5년간 비글호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동물상과 식물상을 관찰하고 수집했다. 다윈은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약 1000㎞ 떨어진 화산섬인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생물이 적응 진화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갈라파고스의 핀치새를 관찰하면서 이 핀치새들이 각각의 섬에서 주어진 먹이에 적합한 형태의 부리를 갖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갈라파고스의 여러 섬에서 매우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또한 이 핀치새들이 남아메리카의 핀치새와 유사하지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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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공상태에서 소리는 전달되지 않는데 빛은 전파되는 이유는…진공의 전자기적 성질 주기적 변화 통해 빛이 이동

    사진작가 김아타의 <뉴욕-10,000>(사진 1)은 미국 뉴욕에서 찍은 사진 1만 장을 디지털로 합성한 작품이다. 사진 속에 있던 뉴욕의 생생한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작품에는 뿌연 흔적만 남아 있다. 창작 과정을 모르고 작품을 본다면, <뉴욕-10,000>의 첫인상은 “아무것도 없다”일 것이다. 이 작품은 무한한 가능성이 합쳐지면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진공의 현대물리학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소리는 공기와 같은 매질을 통해 전파된다. 매질의 진동을 통해 소리가 전파되므로, 매질이 사라지면 소리도 사라진다. 그런데 빛을 포함한 전자기파는 매질이 없는 진공에서도 전파된다. 우주 진공을 지나온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빛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며, 화성탐사 인공위성과 통신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으로 인식되어 온 진공에서 어떻게 빛은 전파될 수 있을까.진공은 입자-반입자 생성과 소멸이 가능한 무한한 창조의 공간현대물리학에서 진공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채워진 요동치는 공간이다. 김아타의 <뉴욕-10,000>에서 작품에 사용된 1만 장의 사진을 인식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 인식의 한계로 진공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진공의 현대물리학적 특성은 입자-반입자의 생성과 소멸을 관측함으로써 확인되었다. 반입자는 지상의 자연스러운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들이 공기 분자와 충돌하여 생성되거나 가속기 실험실에서 생성된다. 지구상의 물질은 대부분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입자들에 각각 대응하는 반입자를 반양성자, 반중성자, 그리고 양전자로 부른다. 빛은 입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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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지진보다 규모 작았지만 피해 6배 컸던 포항지진…인공위성 탐사로 북동쪽으로 4㎝ 지표 이동 확인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포항지진은 약 1년 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각종 시설물 파손, 인명 피해, 이재민 발생 등 그 피해는 여섯 배 정도 더 컸다.다음은 포항지진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지구과학적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이번 지진의 진앙은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인 흥해읍 남송리이며, 진원은 지표에서 9㎞ 깊이의 지점이다. 오후 2시 29분 31초에 발생한 본진의 지진 규모는 M 5.4로, 2016년 경주지진(M 5.8)에 이어 1978년 본격적인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다.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 기준 최대 진도는 Ⅵ으로 2016년 경주지진에 이어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최대 진도 Ⅵ을 기록한 지진이다. 포항지진의 원인을 조사해온 정부조사단은 2019년 3월 20일, 이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단층면을 자극해 발생한 ‘촉발 지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11월 15일 오후 2시께 포항시 북구 북쪽과 북서쪽 7㎞ 지역에서 각각 규모 2.2와 규모 2.6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두 지진은 전진으로서, 규모 5.4의 본진은 그 뒤를 이어 발생했다. 이후 규모 2에서 3을 오가는 몇 차례 여진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위의 보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진 관련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우선, 판구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동쪽으로 북아메리카판, 남쪽으로 필리핀판, 동쪽으로 태평양판과 인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판의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판 경계에 있는 일본에 비해 지진의 발생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지질구조상 지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