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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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의 눈물겨운 삶과 아름다운 우정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의 초기 작품인 《생쥐와 인간》은 오래전 《두 친구》라는 제목으로도 발간된 바 있다. 《Of Mice and Men》이 원제인데,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린 내용이어서 그런 제목을 붙인 듯하다. 조지와 레니, 농장 일꾼인 두 친구는 모든 면에서 반대다. 자그마한 체구에 다부진 몸매를 가진 조지는 영리하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센 레니는 어리숙하고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 툴툴거리면서 끊임없이 주의를 주는 조지는 레니를 잘 돌보고, 조지의 말을 잘 듣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레니는 늘 아슬아슬하다.토끼를 직접 기르는 게 꿈인 레니는 생쥐를 쓰다듬는 것으로 마음을 달랜다. 어느 날 부드러운 것만 보면 달려드는 레니가 사고를 치고 만다. 빨간 옷을 입은 소녀를 보고 그 옷이 만지고 싶어 손을 내밀자 소녀가 비명을 질렀고, 조지가 빨리 발견해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소녀가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레니는 체포될 위험에 처한다. 조지는 레니와 함께 수로에 숨어 있다가 어두워진 뒤 길을 떠난다.조지는 “내겐 자네라는 혹이 딸려 있지. 자넨 자네 밥그릇만 챙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 밥그릇까지 망가뜨리고 있어”라고 푸념하면서도 레니를 살뜰히 돌본다. 다시 일할 농장을 찾으러 나선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까. 민감한 사안을 다룬 고전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하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 존 스타인벡은 1939년에 《생쥐와 인간》으로 유명해졌다. 스스로 희곡화해 미국희곡비평가상을 수상한 《생쥐와 인간》은 연극으로 수백 번 공연되었고 세 차례나 영화로 제작됐다. 대부분의 영미권 국가에서 고교 문학수업 교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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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수학자가 알려주는 수학 잘하는 법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를 증명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8개국의 64만 명이 참여한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 조사에서 한국 초등학교 4학년의 40%, 중학교 2학년의 60%가 수학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수학은 어렵고 따분하기만 한 걸까. 포기해도 상관없는 과목일까. 수학자가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진솔하게 토로하면서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들려주는 《기쁨 공식》을 읽으면 수학의 매력에 푹 빠질지 모른다. 상상력이 필수인 수학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자유로운 학문”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수학을 공부하면 “생활 속에서 얻는 실제적인 유익이 많다”고 전한다.《기쁨공식》을 쓴 김인강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와 서울대에서 11년간 학생을 가르친 뒤 순수 수학 연구를 위해 2008년 고등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충분히 자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걸을 수 없었던 김 교수는 초등학교 입학을 거절당했다. 11세가 돼서야 재활원에서 치료받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서울대 수학과는 선생님의 권유로 선택한 학과였다. 육체적으로 힘써야 하는 의대나 공대, 고시 패스를 해도 임용이 어려운 법대, 실험을 해야 하는 생물이나 화학과를 제외하니 갈 만한 데가 별로 없었다.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 참고서를 살 수 없었고, 과외는 꿈도 못 꿨고, 체력이 좋지 않아 잠을 충분히 자면서도 서울대에 들어간 비결이 뭘까. 교과서 위주로 학교 수업에 충실했던 그는 “공부를 하려면 스스로 세운 목표가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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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로 날아가 외모 콤플렉스를 던져버리다
중학교 3학년 강체리는 ‘길고 가느다란 외까풀 눈, 동글납작한 코, 통통하고 발그레한 볼, 작아서 답답해 보이는 입술’을 볼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진다. 내세울 거라고는 맑고 흰 피부뿐인 체리에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은 오조미. “신윤복 <미인도>에서 ‘갑툭튀’한 것 같지 않니?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최고 미녀였을 걸!”이라며 ‘오리지널 조선시대 미녀’ 딱지를 붙인 것이다.‘초긍정녀’를 자처하는 체리는 ‘본판마저 망치고 후유증에 시달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성형수술 대신 유튜브에서 성형 메이크업을 익힌다.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자신도 꾸미고 친구들도 치장해주지만 ‘촌발’날리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중얼거린다. “조선 시대라면 먹힐 미모인데, 차라리 조선 시대로 가버렸으면.”순간 블랙홀처럼 캄캄한 미로 속으로 휙 빨려 들어간 체리는 진짜 조선 시대로 와버렸다. 체리에게 “너 스스로 조선에 오고 싶어 해서 왔다”고 말하는 도무녀는 “막중한 임무가 있어 조선 시대로 왔으며, 임무를 완수하면 1년 후 미래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선언한다.체리의 임무는 효림대군의 동생 효연공주를 치유하는 것이다. 외모 콤플렉스로 절망에 빠진 공주마마를 치유시킬 방도를 궁리하는 내내 한숨만 내쉰다.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지하철도 수세식 화장실도 라면도 피자도 없는 조선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이 깊지만 “선녀처럼 곱다, 절세가인이다”라는 칭송에 체리는 점차 조선에 스며들게 된다. 조선 최고의 미모 덕에 꽃미남 효림대군의 관심을 받게 된 것도 두근거리는 일이다.체리는 연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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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아이가 바라보는 흥미롭지만 위험한 세상
1967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벨기에 작가 아멜리 노통브는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는 건 외교관 아버지 덕분이다. 아멜리 노통브는 아버지의 임지인 일본, 중국, 미국, 방글라데시, 보르네오, 라오스 등지를 돌아다니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작가들의 작품에는 자신들의 경험이 어떤 형태로든 녹아들기 마련이다. 2000년에 발표한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의 화자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이며 작품의 무대는 일본이다. 자신이 태어난 일본을 아름답게 묘사하면서 ‘나는 일본 사람이었다. 두 살 반에, 간사이 지방에서, 일본인이라는 것은 아름다움과 경배 속에서 사는 것을 뜻했다’라고 표현했다.이 소설의 첫 장에 기록된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신은 절대적인 만족이었다’는 문장에서부터 독자는 다양한 상상을 하게 된다.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은 46개의 언어로 번역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독창적인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신랄하고도 빈틈없는 문체, 인간 내면을 한없이 파고드는 과감한 주제 선택’ 때문이다. 화이트 초콜릿을 먹고 깨어나다첫 장부터 비유와 상징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태어나서 삼키고 소화시키고 배설만 해 파이프라는 이름을 얻는다. 울지도 움직이지도 않고 소리도 내지 않아 의사가 식물인간으로 판정한 파이프는 두 살이 되면서 고래고래 소리 질러 부모를 당황시킨다. 파이프는 가족들처럼 자신도 말하고 싶지만 잘 안되자 더 격하게 노여움을 표출한다. 자신을 막강한 힘을 가진 신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분통을 터트린 것이다.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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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없사' 2주일…아이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핸드폰 없는 2주일》이란 제목만 보고도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고 말할 친구들이 많을 것 같다. 이미 3년 전에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96.5%가 핸드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110%를 넘었다. 핸드폰을 2대 소유한 사람이 국민의 10%를 넘는, 세계 최고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지하철을 타면 거의 모든 사람이 핸드폰을 보고 있다.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은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있거나 통화를 하며 걷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핸드폰 좀 그만 봐”라고 말하지만, 어른들끼리 만났을 때 어느 순간 침묵하고 모두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나의 분신처럼 애지중지하는 핸드폰을 2주간 사용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중편소설 《핸드폰 없는 2주일》을 쓴 플로리안 부셴도르프는 독일 베를린의 고교 교과 연구 책임자인 만큼 청소년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나는 유튜브 스타가 될 거야》 《당황스러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같은 흥미로운 소재의 작품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핸드폰 없는 2주일》은 핸드폰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핵심적인 사건 몇 가지를 활용해 재미있으면서 교훈적인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교생 실습을 나온 슈미트 선생님은 9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 a반 학생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제비뽑기를 통해 14명은 핸드폰을 학교에 제출하고 14명은 평소대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대부분 반발했지만 결국 제비뽑기를 한다. 정상인 vs 핸없사핸드폰 중독 수준인 요한나는 핸드폰을 계속 사용하는 ‘정상인’이 되고 아멜리는 핸드폰이 없는 사람, ‘핸없사’가 됐다. 매일 붙어 다니는 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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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철학 개념이 지적 전투력을 키운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도 철학이라고 부른다. 철학이 중요한 건 알지만 어쩐지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따분하고 머리 아프다. 다행히 이 책은 시간순이 아니라 50가지 철학자의 개념을 ‘사람, 조직, 사회, 사고’로 분류해 흥미를 끈다.요즘 글로벌 기업 간부들은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 철학 공부를 한다. 서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은 들어가기도 힘들다. 이미 사회에서 자리 잡은 전문가들이 왜 철학을 공부하려는 걸까.《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슈는 ‘교양이 없는 전문가보다 위험한 존재는 없기 때문’에 철학 공부를 하는 거라고 말한다.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파트너인 저자는 현장에서 일이 막힐 때 철학 개념으로 돌파한 경험이 많다고 한다. 간단한 일이 외국인에게 통하지 않을 때 베이컨의 동굴의 우상, 즉 독선을 떠올려 해법을 찾는 식이다. 재미있는 지식이 가득하다이 책에는 50명의 철학자가 등장한다. 한 명에게 대여섯 페이지를 할애해 중심 개념을 설명하고, 철학이 현실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도움을 주는지, 어떻게 활용해 사고방식과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는지 기술했다. 요즘 자주 오르내리는 르상티망(니체), 페르소나(융)부터 시작해 누구나 잘 안다고 생각하는 카리스마(막스 베버), 앙가주망(사르트르), 아노미(뒤르켐)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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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에 따라 달라지는 전쟁 속의 삶
6·25전쟁이 발발한 지 71년이 되었다. 전쟁을 직접 겪은 분들이 세상을 많이 떠났지만 작품 속의 6·25전쟁은 그 시대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성장소설을 써달라는 출판사의 요청으로 1995년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낸 박완서 선생은 ‘변화의 속도가 하도 눈부시고 망각의 힘은 막강하여, 정말로 그런 모진 세월이 있었을까, 문득문득 내 기억력이 의심스러워지면서, 이런 일의 부질없음에 마음이 저려 오곤 했던 것도 쓰는 동안 힘들었던 일 중의 하나이다’라고 서문에서 밝혔다. 전쟁으로 회복불능 상태에 빠졌던 최빈국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수많은 분의 고통과 희생이 있었음을 기록하고 싶었던 듯 작가는 ‘현재의 잘 사는 세상의 기초가 묻힌 부분이기도 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펼쳐 보인다’고 부연했다.1992년에 발표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는 1931년에 태어나 19세 때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는 과정까지를 기록했다면 6·25전쟁 한복판에서 겪은 얘기는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 고스란히 담았다.소설 속에 ‘분하다 못해 생각할수록 억울한 것은 일사후퇴 때 대구나 부산으로 멀찌가니 피난 가서 정부가 환도할 때까지는 절대 안 움직일 태세로 자리 잡고 사는 이들은, 서울 쭉정이들이 북으로 남으로 끌려다닌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들의 피난살이 고생만 제일인 줄 알겠거니 싶은 거였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주인공과 오빠부부, 두 조카와 어머니는 총상을 입은 오빠 때문에 피난을 가지 못하고 서울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인민위원회와 향토방위대똑같은 하늘 아래에 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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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비밀을 아낌없이 털어놓다
얼마 전 정유정 작가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소설가의 삶을 들려주었다. 방송이 끝나고 얼마간 인터넷서점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정유정 작가의 장편소설 대부분이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그 리스트를 보다보니 창작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를 읽어야 하는데,라는 노파심이 들었다.전국 고등학교의 문사들이 각 대학 문예공모전을 섭렵하는 동안 또 다른 집필자들은 웹소설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중학생부터 80대까지, 우리나라 웹소설 작가가 2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생글생글 독자 중에도 독특한 이름으로 웹소설을 연재하는 인기작가와 문예공모전을 통과한 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창작은 평생에 걸쳐 해야 하는 일이다. 오랜 기간 작품을 쓰려면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노력 위에 자신만의 세계관과 독창적인 이야기를 세워나가야 한다.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를 읽으면서 치열한 작가정신과 함께 핍진성 있는 작품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진심을 담아 성실하게 답하다이 책은 50여 권의 대담집을 낸 지승호 전문 인터뷰어가 질문을 하고 정유정 작가가 답변을 하는 형식의 인터뷰집이다. 정유정 작가의 작품을 예로 들며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를 토로하는지라 책을 읽은 독자라면 생생한 현장감 속에서 이야기를 익힐 수 있다.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지승호 인터뷰어의 핵심적인 질문에 정유정 작가가 진심을 담아 성실하게 답하는 내용에 귀 기울이면 얼마든지 이야기의 심연에 빠져들 수 있다. 긴장감 넘치는 정유정 작가의 소설만큼이나 이 책이 주는 울림이 커서 다 읽고 나면 이야기를 대하는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