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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사용하는 비용, 금리가 궁금해
우리는 남의 것을 쓸 때 비용을 지불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진 않습니다만, 남의 재화와 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합니다. 돈을 빌릴 때는 어떨까요? 친구끼리 푼돈 거래를 한다면 공짜일 겁니다. 상대가 완전히 남이고 제법 큰 돈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우리는 요즘 다른 사람과 직접 돈거래를 잘 하지 않습니다. 은행이라는 매개를 주로 이용합니다. 은행을 통해 우리는 돈을 저축하기도 하고 빌리기도 합니다. 예금과 대출 때 우리는 이자를 받거나 이자를 냅니다. 우리는 일견 딱딱해 보이는 은행과 이자를 통해 안면이 전혀 없는 사람들과 거래를 합니다.이자도 일종의 물건(돈)값이기 때문에 오르내립니다. 돈을 빌리는 경우, 개인과 기업들의 신용도와 평판에 따라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서, 화폐량에 따라서, 정치 상황에 따라서 이자율이 변한다는 뜻입니다. 신용도(credit)가 높으면 위험 정도가 낮기 때문에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습니다. 반면 낭비가 심한 개인이나 실적이 나쁜 기업은 돈을 빌리기 어렵거나, 높은 이자를 내야 합니다. 이자율을 보면 개인과 기업의 진면목이 보이는 것이지요.돈이 많이 발행되어서 시중에 풀려있다면 돈은 흔해질 것입니다. 흔한 것은 쌉니다. 이자율이 낮아지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에서 이자율이 낮으면 개인과 기업들은 돈을 빌려 쓰려 합니다. 개인들은 돈을 빌려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고,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려 할 겁니다.반대로 이자율이 높으면 경제 주체들이 돈을 빌려 쓰길 꺼립니다. 이자율은 결국 돈을 원하는 수요와 돈을 내놓으려는 공급 간의 관계에 따라 정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자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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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리면 '돈의 값'도 싸져…저축 대신 투자·소비 확대
▶선생님=오늘은 금리(金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우리 반에는 ‘빚투(빚 내서 투자)’한 사람은 없겠죠. 최근 은행 금리가 오르면서 빚을 진 사람의 부담이 커진다고 하네요. 우선 전교 1등 명한이가 금리 혹은 이자가 무엇인지 설명해볼까요.▶현명한=금리는 돈을 빌린 데 따른 사용료라고 알고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죠.▶선생님=맞아요. 금리는 ‘돈의 값’이에요.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데 따른 사용료입니다. 우리가 렌터카를 빌린다고 할 때 차를 쓰고 반납하면서 그 사용료를 내는 것처럼 돈을 빌려 쓰고 돌려줄 때 원금과 함께 이자를 내는 것이죠. 개인 간에 돈을 빌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은행 등 금융회사가 중개 역할을 합니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은 은행에 저축을 하고 돈이 필요한 사람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은 모두 이자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죠. 금리는 보통 ‘연 3%’처럼 연간 단위로 표시하는데 1년에 1000원을 저축 혹은 대출했다면 이자로 30원을 받거나 줘야 한다는 의미죠. 그러면 금리는 어떻게 결정될까요.▶명석해=금리도 일종의 상품이니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 않겠습니까.▶선생님=학생회장 석해가 잘 설명해주었네요.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고 빌려줄 이가 적으면 이자율이 올라가겠죠. 최근 시중의 금리 인상은 정부가 규제하면서 대출이 줄어든 반면 주식시장에 투자하려고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은 때문입니다. 금리의 종류는 저축이냐 대출이냐에 따라 수신금리와 여신금리, 돈을 굴리는 기간에 따라 1년 이상인 장기금리와 이하인 단기금리, 저축 혹은 대출 기간 동안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바뀌냐 불변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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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빌려줄 땐 연 33%…함무라비 법전엔 이자 상한 있었다
‘돈과 이자’ 이야기는 인류 역사에서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게 옳으냐, 그르냐는 논란이죠. 오래된 법인 함무라비 법전에서부터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성경 구절, 중세 교회, 셰익스피어 소설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찬반 논쟁은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경제학이 성립한 이후 이자를 받는 게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모두 정당하다는 게 입증되긴 했지만요. 논쟁의 역사를 되짚어 봅시다.BC 18세기 고대 바빌로니아의 왕이 제정했다는 함무라비 법전(Code of Hammurabi)은 이자를 받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자율 상한을 정했습니다. 은(銀)을 빌려줄 때 20%, 곡물을 빌려줄 때는 33%로 제한했습니다. 왜 차이를 뒀을까요? 곡물이 은보다 위험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작황이 나빠질 경우, 곡물을 되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높았던 것입니다. 위험과 수익 간의 관계를 고대 사람들도 생각했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자본을 빌리면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었지요. 돈을 빌려 쓰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부채로 자본을 조달해서 이자보다 더 벌면 되었지요.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를 죄악시했습니다. 당대 지식인이던 아리스토텔레스는 ‘화폐불임 이론(doctrine of the sterility of money)’으로 자기 논리를 무장했습니다. 그는 동식물은 자연스럽게 번식할 수 있지만, 화폐가 증식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라고 봤습니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대출과 대부는 그에게 부도덕한 행위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상업을 통한 이윤 획득도 비난했습니다. 이윤을 위한 생산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용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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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보호하는 '신박한 방법'은…
학생 여러분은 혹시 학교 화장실 바닥이나 변기에 누군가 가래를 뱉고 치우지 않은 흔적을 본 적이 있나요. 그 학생은 아마 자기 집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공의 재산에 대해서는 소중히 다루고 아끼려는 마음이 없어지는 모양입니다.2019년 여름 서울시가 서울역 인근 고가 정원인 ‘서울로 7017’(이하 서울로)에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준 양산은 시행한 지 한 달 반 만에 4분의 3이 사라졌습니다. 주요 진출입로에 비치해서 서울로에서 이용하고 공원을 떠날 때는 반납하도록 했는데, 몰래 숨겨 갖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망가진 채로 반납한 경우도 많았고 아예 빈 우산거치대에 휴지를 버린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자전거 공유 시스템인 따릉이를 위해 무료로 대여한 안전모도 두 달 새 27.4%가량 분실되기도 했답니다.이런 현상을 설명해주는 경제학 개념이 바로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입니다. 공유자원은 소유권이 설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과다하게 사용돼 고갈된다는 내용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것은 아끼지만 여럿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은 함부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야말로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는 상황이 되죠.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에 호소하거나 사용료를 물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소유권을 부여해 효율적 사용을 이끌어낼 수도 있겠죠. 그 가운데 멸종위기종인 코끼리를 살리려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례가 많이 인용됩니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코끼리 숫자가 줄어들자 케냐는 사냥을 불법화하고 상아와 가죽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밀렵이 그치지 않아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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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크의 사유재산권, 빈곤탈출·인류의 진보 원동력
인류 문명이 사유재산권 개념을 제대로 정립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문화인류학자들은 사유재산권 사례를 여러 원시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만, 현대적 의미에서 사유재산권 개념에 논리적 기초가 놓인 때는 17세기이며, 대표적인 이론가는 영국인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입니다. 로크 이전과 이후 사유재산권 개념은 분명하게 갈릴 뿐 아니라, 사유재산권 개념이 정립된 이후에야 인류는 빈곤과 진보의 문제들을 해결하게 됐습니다.존 로크는 《통치론》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내 몸과 내 마음은 나의 것이다. 공유물에 나의 노동을 결합하면 그 공유물은 비로소 나의 사유물이 된다.” 그의 개념은 당시 왕권 체제를 부정할 정도로 충격적, 혁명적이었습니다. 로크 이전에 시민의 재산권은 주권자인 왕이 충성스러운 신하에게만 베푸는 시혜였습니다. 왕국 안의 모든 것이 왕국의 것이었기 때문에 신민들은 ‘토지나 건물이 내 재산이다’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로크가 왕의 권위를 정면으로 부정했으니 그의 목숨은 위태로워졌고 결국 그는 제임스 2세의 탄압을 피해 네덜란드로 도망갔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상은 왕의 재산권 침해를 부정한 영국 명예혁명과 영국의 세금 착취를 거부한 미국 독립혁명의 정신적 기반이 됐습니다.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은 네 것이다’는 개념은 언뜻 당연해 보이지만, 인류 문명사 측면에선 결코 쉽게 등장한 개념이 아닙니다.“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시민의 재산권 보호”라고 로크가 선언한 이후, 사유재산권 개념은 더욱 발전해 나갔습니다. 사유재산권을 국가가 보호하지 않으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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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화한 풀밭, 사라진 안전모…모두 공유지의 비극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심 추구가 시장을 통해 사회적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는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의 질서와 조화가 이뤄지고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게 그의 핵심 논지입니다.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가 탐욕이 아니라 공적 이익도 향상시키고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해서 그의 저서 《국부론》은 자본주의 발전을 옹호하는 근거로 쓰여왔어요. 공유자원의 남용그러나 개인의 합리성이 공적으로도 합리적인 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스미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를 ‘저격’한 이는 경제학자도 아닌 미국의 생물학자 개릿 하딘. 하딘은 1968년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실린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라는 논문을 통해 개인들이 이기심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공유자원을 남획해 궁극적으로 사회공유재가 고갈되는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공유지의 비극에서 많이 거론되는 사례는 목초지입니다. 마을의 공동 목초지에서 사람들은 각자 더 많은 이득을 보기 위해 자신의 가축을 더 많이 방목하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과도한 방목을 초래해 목초지는 황폐화되고 결과적으로 가축은 소멸되는 비극적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죠. 하딘은 “지하자원, 초원, 호수처럼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유지를 오직 시장 기능에만 맡겨두면 자원이 낭비돼 금방 고갈될 위험이 있다”며 ‘공유지의 비극’을 경고했습니다.이런 사례는 지금도 흔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멍이 작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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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양봉업자의 '꿀벌 사용료' 청구 사건
“공장 폐수가 인근 바다로 흘러들면서 가두리 양식장들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남해안에 나가 있는 OOO 기자를 불러보겠습니다.” “벌을 키워서 꿀을 따는 양봉 사업자들이 주변 과수원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벌들이 과수원 수분을 돕기 때문이다.”여러분은 방송 및 신문에서 이런 보도나 기사를 가끔 접했을 것입니다. 언뜻 보면 단순 고발성 혹은 화제성 보도처럼 보이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외부 경제’ 이슈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외부 경제, 즉 경제의 외부성이 중요한 이유는 한 경제 주체의 행동이 제3자에게 영향을 주고, 이것이 자칫 경제 주체 간 갈등, 지역 갈등, 재산권 분쟁, 사회적 후생(복리)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경제의 외부성은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좋은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나쁜 얼굴입니다. 양봉업자 덕분에 과수원 주인이 이익을 본다는 보도처럼 좋은 외부성을 미치는 경우 갈등의 소지는 적습니다. 그러나 공장과 양식업자 사이처럼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외부성이 발생하면 두 당사자 간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 필요해집니다. 경제학 책에선 좋은 얼굴을 한 외부성을 ‘외부편익’이라고 부르고, 나쁜 얼굴을 한 외부성을 ‘외부비용’ 혹은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라고 부른답니다. 외부 편익은 사회적 후생을 높인다고 할 수 있고, 외부불경제는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킨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경제학은 이런 문제를 정치적, 환경운동적 관점에서 풀기보다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 효과적으로 풀라고 권합니다. 여러분이 정책 당국자라면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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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규제? 세금 부과?…공해를 줄이는 최적의 방법은
고전경제학에서는 시장경제가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제도라고 강조한다. 한 상품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가격과 수량이 결정되고 그 지점에서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만족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시장에서의 이러한 질서와 조화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 전체의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 활동이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거나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때다. 즉 의도하지 않게 제3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이익을 줄 때는 긍정적 외부효과(외부경제), 손해를 끼칠 때는 부정적 외부효과(외부불경제)라고 부른다. 부정적 외부효과전남 광양시는 지난달 15일 한 철강업체에 행정명령을 내렸다. 철강 원료로 야적장에 쌓아둔 석탄과 코크스에서 비산먼지가 발생해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으니 야적장을 밀폐화하라는 조치다.이처럼 공해 배출은 부정적 외부효과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철강업체는 시장 수요와 자신의 공급비용을 감안해 적정한 가격에 철강 제품을 생산·판매한다. 그런데 철강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비산먼지 등 공해물질을 배출하고, 이는 공장 주변 주민들의 삶에 피해를 준다. 많은 경우 철강업체들은 주민의 피해를 모른척 한다.이 경우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회가 치르는 비용은 철강업체가 치르는 사적 비용보다 크다. <그래프>에서 철강 제품의 수요가 D0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