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로봇산업
로봇은 우리 삶을 직접적으로 바꿀 만한 기술인 데다가,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수능에 관련 지문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로봇 기술에 대한 비문학 지문이 나올 수도 있고, 로봇을 둘러싼 문제 등을 다루는 토론형 지문도 출제 가능하죠. 논술 등을 고려하더라도 로봇 관련 상식과 더불어 다양한 시각에 대해 접해보는 게 좋습니다. 서비스용과 산업용으로 활용로봇은 사람의 업무를 돕는 모든 기계장치를 일컬어요. 용도에 따라 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나뉘죠. 서비스 로봇에서는 최근 서빙 로봇이 대폭 늘어나고 있어요. 실제 로봇 제조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내놓는 영역도 바로 서빙 로봇입니다. 10년 내로 상당수 서빙 업무는 로봇이 대체할 것입니다. 최근 두산로보틱스는 교촌치킨 매장에 치킨을 튀기는 로봇을 공급하기로 했어요. 시간당 스물네 마리를 자동으로 튀겨내는 로봇이죠. 커피 로봇, 치킨 로봇은 이제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이 됐어요.더 큰 변화는 산업용 로봇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과거 산업용 로봇은 분리된 위치에서 자기 일만 하는 기계에 가까웠어요. 자동차 생산 라인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로봇이 대표적이죠. 이젠 협동 로봇이 대세가 됐습니다. 협동 로봇은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로봇입니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죠. 현재 전체 산업용 로봇 중 9%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3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협동 로봇은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상황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AI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만큼 사람처럼 일하는 로봇이 10년 내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죠. 실제 구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RT-1이라 부르는 생성형 AI는 로봇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며 집안일을 하는 가사 로봇이 조만간 등장할 것임을 예고했죠. 임금 오를수록 로봇 늘어날 듯로봇 시장이 갑자기 커지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인건비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선진국들의 경우, 저출산 문제로 일할 사람은 줄고,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인건비는 비싸지죠. 1980~1990년대로 잠깐 돌아가볼까요. 당시 경제성장과 함께 인건비가 급증하면서 노동생산성보다 임금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 나타났어요. 그때 등장한 게 바로 컴퓨터죠. 컴퓨터는 노동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켰고,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됐어요.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가상공간까지 확장시킨 것이죠.
이제는 로봇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며 남아 있던 물리적 제약까지 사라질 기세입니다. 선진국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중국은 2020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요, 2050년부터는 서비스 수요 인구가 공급 인구의 다섯 배까지 늘어난다고 해요. 미국은 인건비 부담으로 초거대 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인건비 부담 문제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죠. 인건비가 비싸서 아르바이트 대신 키오스크를 들이는 게 흔한 사례가 됐죠.
실제 로봇과 사람의 인건비를 비교해볼까요. 대표적인 로봇 기업인 두산로보틱스가 판매 중인 대표 제품은 7600만~1억 원 수준입니다. 로봇의 주요 부품인 감속기 수명이 5년 정도니, 1년에 1600만~2000만 원가량이 든다는 계산이죠. 사람은 어떨까요. 하루 여덟 시간, 주 5일 근무 시 최저임금 기준 1년 연봉이 약 2412만 원입니다. 씁쓸하지만, 로봇이 더 효율적이라면 굳이 사람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죠.
최저임금이 더 빠르게 오르면, 그만큼 로봇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로봇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어요. 로봇의 급성장은 저임금 노동 인력을 많이 대체할 겁니다. 하지만 로봇과 관련된 산업의 새로운 인력을 늘리겠죠.
동시에 저임금 노동자의 재취업을 위한 직업교육 문제 등은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될 것입니다.
고윤상 기자NIE 포인트1. 로봇으로 인해 느끼는 실생활 속 변화를 이야기해보자.
2. 산업로봇과 협동 로봇의 차이는 무엇일까.
3. 최저임금이 급하게 오르면 왜 로봇산업에 도움이 될까.
4. 고물가 시대가 왜 로봇산업과 연관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