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비교를 통한 유추
도킨스에 의하면 밈이란 유전과는 구별되는, 문화와 관련된 복제의 기본 단위이다. 사후 세계와 같은 관념, 패션 등은 한 인간에서 다른 인간에게로 복제되는 밈의 사례이다. 유전자가 정자나 난자를 통해 하나의 신체에서 다른 하나의 신체로 퍼뜨려지는 것과 유사하게, 밈도 모방의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퍼뜨려진다. 블랙모어는 이것을 기생-숙주 모델로 설명한다. 바이러스가 숙주에 기생해 복제를 반복하여 자기 존재를 확장하고 인근의 숙주들을 전염시키듯이 밈에게는 밈을 더 많이 퍼뜨리는 복제 전략을 위해 숙주인 인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자기 자신의 복사본을 더 많이 퍼뜨리려는 행동적 측면을 고려할 때 유전자와 밈이 복제자이자 행위자로 기능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인간 개체가 행위자가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다.유전자가 …는 것과 유사하게, 밈도 … 바이러스가 …듯이 밈에게는어떤 대상을 다른 대상과 비교해 공통점을 생각하며 읽어야 할 때가 있다. 지문에서 ‘유전자’와 ‘밈’도 그렇게 읽어야 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벤다이어그램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사고 과정을 유추라고 한다. 즉 같은 종류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해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것이다. 지문을 읽을 때도 유전자가 지닌 속성, 즉 전달 방법(정자/난자)과 전달 대상(신체)을 통해 밈의 전달 방법(모방 과정)과 전달 대상(뇌)을 미루어 짐작하며 읽어야 한다.
밈의 전달이 모방을 통해 일어난다고 할 때, 블랙모어는 모방을 ‘전염’, ‘개인적 학습’, ‘비모방적인 사회적 학습’과 구별한다. 하품하는 사람을 보면 덩달아 하품할 때가 있다. 이러한 전염은 배우지 않더라도 수행할 수 있는 선천적 행동이기 때문에 남을 따라 하긴 하지만 모방이 아니다. 개인적 학습은 개체가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특정 반응이나 행동을 하는 것인데, 관찰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모방이 아니다. 비모방적인 사회적 학습은 주어진 자극에 따른 반응이 적절한 보상이 되어 그 자극이 강화되는 것이다. 비모방적인 사회적 학습에서는 다른 개체에 대한 관찰을 통해 특정 행동을 학습하지만 학습의 대상이 행동 자체가 아니다. 자극에 따른 반응이 적절한 보상을 받는 환경에 대해 학습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모방이 아니다.
- 2023학년도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바이러스’와 ‘밈’의 관계에서도 다음과 같은 벤다이어그램을 떠올릴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바이러스의 속성, 즉 자기 존재 확장, 숙죽 기생, 인근 숙주 전염 등을 통해, 밈이 밈을 퍼뜨리고 인간에 기생하며 가까운 인간에게 전염시키는 속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모방을 ‘전염’, ‘개인적 학습’, ‘비모방적인 사회적 학습’과 구별한다.다른 개념과의 차이점을 대조하는 것도 개념 설명의 한 방법이다. 지문에서도 ‘전염’ ‘개인적 학습’ ‘비모방적인 사회적 학습’과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모방’을 이해시키고 있다. 우선 전염은 ‘배우지 않더라도 수행할 수 있는 선천적 행동이기 때문에 남을 따라 하긴 하지만 모방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는 모방이 배움을 통해 후천적으로 수행하는 행동임을 짐작게 한다. 그리고 개인적 학습은 ‘관찰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모방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를 통해 모방이라고 하려면 ‘관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모방적인 사회적 학습은 ‘자극에 따른 반응이 적절한 보상을 받는 환경에 대해 학습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모방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모방은 ‘자극에 따른 반응이 적절한 보상을 받는 환경’과 관련이 없음을 말한다. 즉 모방은 ‘학습 대상이 행동 자체’여야 하는 것이다.
철수 쌤은 이런 차이점을 파악하면서 모방의 개념을 정리하는데, 이때 다음과 같은 판정도를 그려가며 이해한다. 개념 정의는 본질(남다른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는 본질이 그 개념에 속하는지, 속하지 않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지문에서 전염, 개인적 학습, 비모방적인 사회적 학습과의 차이점을 통해 모방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철수 쌤은 모방의 본질을 판단 기준으로 파악하며 위 지문을 읽은 것이다. 포인트 1. 대상의 공통점을 생각하며 읽어야 할 때가 있다.
2. 유추의 방법으로 글을 읽어야 할 때가 있다.
3. 차이점을 대조하며 개념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4. 개념 정의는 본질(남다른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며 판정을 할 때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