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이영표 《 생각이 내가 된다 》
《생각이 내가 된다》의 저자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는 아직도 ‘선수’라는 호칭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12년 동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데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감동이 여전히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어서일까.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에서 선수 생활을 한 그는 2013년 현역에서 은퇴했다.청년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생각이 내가 된다》는 2018년 5월 발간된 이후 지금까지 26쇄를 거듭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마음의 가치관, 믿음의 가치관, 축구의 가치관’이라는 3개 파트로 구성돼 있는데, 한 개인이 성장하는 데 옳고 바람직한 판단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책을 고를 때 백면서생(세상일에 조금도 경험이 없는 사람)이 쓴 탁상공론(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 나누는 쓸데없는 의논)이면 어쩌나, 걱정하게 되는데 《생각이 내가 된다》는 치열한 경쟁을 거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지식에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노력에는 복리 원칙이 따른다유럽에서 뛰는 축구선수 가운데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이들이 있다. 똑같이 90분 경기를 뛰는데 연봉 차이가 엄청난 이유는 뭘까. 그것은 0.1%의 차이 때문이다. A선수는 B선수보다 51가지 기술이 더 뛰어나고, B선수는 A선수보다 49가지 기술이 더 뛰어나다고 하자. B선수 연봉이 3200만원이라면 A선수 연봉은 3400만~3600만원이 적당할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3억원이 넘어간다. B선수가 3억원일 때 A선수는 50억원을 받기도 한다.
저자는 유럽에서 이 상황을 접하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지만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0.1%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모든 경기에서 0.1%라는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이뤄내고, 그 0.1%의 차이는 아주 긴 시간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노력에는 ‘복리 원칙’이 따른다는 걸 저자 자신이 실증을 들어 확인시켜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그는 중학교 시절 혼자서 드리블 훈련에 몰두했다. 고등학교 때는 순발력과 민첩성을 기르기 위해 줄넘기를 시작했다. ‘매일 줄넘기 2단 뛰기를 1000개씩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처음에는 100개도 어려웠다. 100회씩 10회로 나눠서 2년간 연습한 뒤 한 번에 1000개를 이어서 할 수 있었다. 3학년 때는 3단 뛰기 100개를 한 번에 해냈다.
체력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고교 2학년 때부터 새벽 4시50분에 일어나 산을 달렸다. 낮에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받고 새벽과 밤에는 혼자서 ‘드리블 연습, 줄넘기, 체력훈련’이라는 노력을 기울여 0.1%의 차이를 이뤄냈다. 그 결과 국가대표로, 프리미어리그 선수로 14년을 프로 무대에서 뛸 수 있었다. 인생 전체를 내다보라축구선수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내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이 노력하면 된다”고 답한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탈락하거나 정상적인 스타팅 라인업에서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저자는 ‘노력에는 항상 고통과 인내가 따르고, 육체적 고통과 내적 갈등 없이 무언가 얻을 수 있는 방법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노력하면 발전한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고 증언한다.
원하는 자리에 오르면 만족스러울까? 유럽에 진출해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할 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부담감에 시달려야 했다. 저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되 꿈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나는 누구이고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이래서 산다”라는 답을 찾으며 눈앞의 상황에 매몰되지 말고 인생 전체를 내다보라고 권한다.
이영표 저자가 국가대표로, 프리미어리그 선수로 달린 비결은 노력할수록 복리 원칙으로 늘어나는 실력에 있었다. 성공의 자리를 견디게 한 힘은 마음을 다지며 닦은 단단한 가치관이었다. 《생각이 내가 된다》를 읽으며 노력과 성공, 인생을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