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경제
블랙 프라이데이
매년 11월 열리는 美 쇼핑 축제
80~90% 할인…매장마다 북새통
"적자보던 가게도 이날은 흑자"
美 기업들 올해 행사규모 축소
항만 하역 지연에 배송 인력 부족
"재고 부족이 마케팅 위축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매년 11월 열리는 美 쇼핑 축제
80~90% 할인…매장마다 북새통
"적자보던 가게도 이날은 흑자"
美 기업들 올해 행사규모 축소
항만 하역 지연에 배송 인력 부족
"재고 부족이 마케팅 위축으로"

‘모방의 천재’ 중국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베낀 쇼핑 축제도 만들어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 주도로 11월 11일 열리는 광군제(光棍節)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에서 행사 시작 30분 만에 3723억위안(약 68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1이 네 번 겹치는 이날은 일명 ‘솔로의 날’로도 불린다. 알리바바가 2009년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시작한 것이 해마다 판이 커져 여기까지 왔다. 한국 정부도 소비 진작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2015년부터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운영하고 있다. 재고 부족 시달리는 美 유통업계연말마다 세계 직구족의 손가락을 바쁘게 한 블랙 프라이데이의 기세가 올해는 주춤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세계적인 물류 대란에 발목이 잡혔다. CNN비즈니스는 “많은 상점들이 쇼핑 시즌 시작을 앞두고 이미 도착했어야 할 상품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항만의 화물 처리 적체로 상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들이 제때 하역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이들 상품을 창고나 물류센터로 옮길 일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고 부족이 소매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케 보루초우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재고 처리를 위한 염가 판매가 공급망 이슈로 인해 감소했다”며 “항만 하역 지연에 베트남 생산시설 가동 중단으로 많은 소매유통업체들의 상품 반입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이미 올해 할인율을 낮춰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여성 의류업체 J.질은 지난 9월 콘퍼런스콜에서 “판촉 행위를 줄이고 상품을 정가에 판매함으로써 공급망 압박에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용품 체인점 아카데미스포츠+아웃도어 역시 “올 연말에는 할인 행사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광군제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명분으로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군기 잡기’에 나선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했다. 알리바바는 항저우 본사에서 매년 11월 11일 오전 0시부터 24시간 동안 거래액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대규모 언론 설명회도 열었지만, 올해는 행사를 최대한 축소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증가보다 사회적 책임에 중점을 뒀다”는 입장이다. 다른 업체들도 ‘몇 초 만에 1억위안을 돌파했는지’ 같은 기록을 떠들썩하게 홍보하지 않았다. 규제당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광군제 행사를 조용히 치르려는 분위기가 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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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