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형식에서 절대는 없거든요. 심지어 A S Hornby는 그의 저서 《Guide to patterns and usage in English》에서 동사의 pattern을 25가지로 구분한 25형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아트 부치월드.
미국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아트 부치월드.
We found a truck driver, and slipped him a five-dollar bill, and he let me put my head near his exhaust pipe for a half hour. I was immediately revived and able to give my speech. Nobody was as happy to leave Flagstaff as I was. My next stop was Los Angeles, and when I got off the plane, I took one big deep breath of the smog-filled air, my eyes started to water, I began to sneeze, and I felt like a new man again.

아트 부치월드 《신선한 공기가 당신을 죽일 거예요》
우리는 트럭 운전사를 한 명 찾았고, 그에게 5달러를 슬쩍 건네주었다. 그랬더니 30분 동안 배기관 앞에 머리를 대고 숨 쉴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는 바로 활기를 되찾았고, 연설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왔다. Flagstaff를 떠나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Los Angeles였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스모그로 가득 찬 공기를 깊게 들이쉬었다. 그러자 눈물과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새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Words and PhrasesWe found a truck driver, and slipped him a five-dollar bill, and he let me put my head near his exhaust pipe for a half hour라는 문장 하나에 3형식(We found a truck driver), 4형식(slipped him a five-dollar bill), 그리고 5형식(he let me put my head)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학생이 5형식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부족하지만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도대체, 5형식은 누가 만든 걸까요? 일본에서 시작했을 것이라는 많은 사람의 오해와 달리 영국의 영어학자 C T Onions의 저서 《An Advanced English Syntax》에서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그는 《Oxford English Dictionary》 편찬에도 참여한 유명한 영어학자입니다. 일본 학자 호소에 이쯔키가 그의 이론을 엉터리로 변형했다는 주장도 많지만, 어쨌든 5형식이라는 개념 자체는 영국의 영어학자가 만들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영어의 발생지인 영국에서 만든 개념이기 때문에 그리고 유명한 학자가 주장한 이론이기 때문에 우리는 5형식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무조건 맹신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다음 문장은 몇 형식일까요? ‘He rode on an elephant during his vacation.’ ride는 자동사로 ‘타다’라는 뜻이니 ride on an elephant는 당연히 1형식입니다. 3형식이 되려면 ride를 타동사로 써서

ride an elephant라고 해야 하거든요. 자동사+전치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전명구는 부사구의 역할을 하므로 문장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다음의 예문에서 보여주듯 전명구는 형용사, 부사 역할을 둘 다 할 수 있는데, Birds in the sky fly(형용사), Birds fly in the sky(부사), 둘 다 Birds와 fly로 이루어진 문장이기 때문에 우리말 번역 외에는 의미 차이를 둘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We are of an age에서 of an age는 be동사의 보어 역할을 하기 때문에 2형식으로 봅니다. 그런데 ride on을 타동사구(자동사+전치사)로 봐서 3형식이라고 설명한 책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틀렸다고 해야겠지만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된다면 이런 접근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형식에서 절대는 없거든요. 심지어 A S Hornby는 그의 저서 《Guide to patterns and usage in English》에서 동사의 pattern을 25가지로 구분한 25형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자에 따라 125형식까지 구분하기도 합니다.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있다.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있다.
5형식, 문장을 보다 쉽고, 간단하게 구분하게 해주는 참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다시다’로 모든 음식의 맛을 낼 수 없듯이 영어의 모든 문장을 5형식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어쩌면 어리석음을 넘어, 오만한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틀에 박힌 문법 공부가 아니라 영어를 제대로 말하고, 듣고, 쓰고, 읽을 수 있게 해주는 문법 학습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조금 더 영어를 즐겁게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