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 Every morning I lay on the floor에서 lay는 '놓다'라는 타동사가 아니라 '눕다'라는 자동사 lie의 과거형입니다. 전혀 어려운 단어는 아니지만 의외로 많은 학생이 시험에서 헷갈려서, 혹은 실수해서 틀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Every morning I lay on the floor in the front parlour watching her door. The blind was pulled down to within an inch of the sash so that I could not be seen. when she came out on the doorstep my heart leaped. I ran to the hall, seized my books and followed her. I kept her brown figure always in my eye and, when we came near the point at which our ways diverged, I quickened my pace and passed her. This happened morning after morning. I had never spoken to her, except for a few casual words, and yet her name was lik a summons to all my foolish blood.[제임스 조이스(애러비 바자회)]
매일 아침 나는 그녀의 문을 지켜보며 앞쪽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나는 보이지 않도록 창틀에서 아주 약간 떨어져 있을 정도로만 블라인드를 내려놨다. 그녀가 문밖으로 나오면 내 심장이 뛰었다. 나는 복도로 달려가서, 내 책들을 챙기고 그녀를 뒤쫓았다. 나는 갈색(옷으로 덮인) 그녀의 모습을 내 시야에 계속 두었고, 우리의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을 때, 나는 내 발걸음을 서둘러서 그녀를 지나쳤다. 이것이 아침마다 일어났다. 나는 그녀에게 한 번도 말을 걸지 않았다. 몇 번의 일상적인 말들 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이름은 내 어리석은 피를 부르는 소환장 같았다.(그녀의 이름은 내 모든 바보스러움을 불러내는 주문 같았다)
윗글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Araby(애러비 바자회)]의 한 부분입니다. 한 소년의 짝사랑을 다룬 단편 소설로 여기서 Araby는 고어/시어로 ‘아라비아(Arabia)’를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바자회’라고 부르는 ‘바자’는 우리나라 말이 아니라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영어로는 bazaar라고 합니다. 짧지만 참 좋은 표현이 많은 이 소설에는 어떤 단어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 문장 Every morning I lay on the floor에서 lay는 ‘놓다’라는 타동사가 아니라 ‘눕다’라는 자동사 lie의 과거형입니다. 전혀 어려운 단어는 아니지만 의외로 많은 학생이 시험에서 헷갈려서, 혹은 실수해서 틀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어려운 단어를 열심히(?) 외우는 것도 좋지만, 정말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쉬운 단어를 자유자재로 쓰는 사람이거든요. 참고로 spread(퍼지다)의 과거형도 spread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spreaded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써서 시험에서 틀리는 경우가 있는데, 역시 영어도 기본기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so that I could not be seen이라는 문장에서 우리가 문법 시간에 자주 들었던 [so that] 구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so 형용사/부사 that]은 ‘너무나 ~해서 ~했다’라는 뜻이지만 [so that]은 ‘~하기 위해서, ~하도록’으로 해석된답니다. 따라서 I woke up early so that I wouldn’t be late는 ‘나는 지각하지 않기 위해서 일찍 일어났다’란 뜻이지만 He is so heavy that he can’t walk fast는 ‘그는 너무나 뚱뚱해서 빨리 걸을 수 없다’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끝으로 and yet her name was like a summons to all my foolish blood란 문장에서,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a summons란 표현은 오타도 아니고 틀린 표현도 아닙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summon이란 단어는 ‘소환하다, 소집하다’란 뜻입니다. 하지만 ‘소환장’은 영어로 summons라고 해서 반드시 뒤에 s를 붙여야 합니다. summons의 복수형은 summonses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summons를 summon의 복수로 착각해서 앞에 관사 a를 붙이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 붙이면 ‘남’이 되고, ‘돈’이라는 글자에 받침 하나 바꾸면 ‘돌’이 되는 것이 언어이거든요. 내용은 늘 바뀌어도 결론은 항상 같습니다. 단어는 반드시 문장 속에서 외워주세요.
아 참, and yet her name was like a summons to all my foolish blood.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이름은 내 어리석은 피를 부르는 소환장 같았다. (그녀의 이름은 내 모든 바보스러움을 불러내는 주문 같았다) 이 문장은 몇 번이나 읽어도 정말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이런 문장을 쓸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