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물섬(Treasure Island)》의 첫 부분만 봐도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단어들로 이뤄져 있어
막상 어른들도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동화에 나오는 영어 어휘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의 OST 중 주인공 ‘에리얼’이 부르는 [Part of Your World]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나옵니다.

I’ve got gadgets and gizmos aplenty
나에겐 이것저것이 많아

I’ve got whozits and whatzits galore
나는 별의별 게 다 있지.

You want thingamabobs? I got twenty
너 이거 가질래? 난 스무 개나 있거든.


그런데 이 짧은 노래에 gadget(기계 장치), gizmo(간단한 장치), aplenty(풍부한), whozit(whosit/아무개), whatzit(whatsit/거시기), thingamabob(thingamajig/무엇이라 하는 어떤 것) 등등 생각보다 낯선 단어들이 있어 처음 들었을 때 아마 깜짝 놀라신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의 첫 부분만 봐도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단어들로 이뤄져 있어 막상 어른들도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I remember him as if it were yesterday, as he came plodding to the inn door, his sea-chest following behind him in a hand-barrow-a tall, strong, heavy, nut-brown man, his tarry pigtail falling over the shoulder of his soiled blue coat, his hands ragged and scarred, with black, broken nails, and the sabre cut across one cheek, a dirty, livid white.

그가 우리 여관으로 터벅터벅 들어오던 모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히 떠오른다. 그는 키가 컸고, 몸집 또한 크고 다부졌으며, 피부는 구릿빛이었다. 그의 뒤로는 궤를 실은 손수레가 하나 따르고 있었다. 입고 있던 흙투성이의 푸른빛 상의 위로는 타르 가루 범벅인 땋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왔다. 손은 거칠고 상처투성이였으며, 손톱은 여기저기 부러져 있었다. 창백하고 때 묻은 한쪽 뺨에는 칼자국 하나가 길게 나 있었다.

‘터벅터벅 걷다’라는 뜻의 plod라든지, ‘머무르다, 체류하다’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tar의 형용사로 쓰인 tarry라든지, 펜싱 경기에서 쓰이는 칼을 뜻하는 프랑스어 sabre라든지, ‘울퉁불퉁한’이란 뜻을 가진 ragged라든지, 그리고 원래는 ‘납빛’ 혹은 ‘검푸른’이란 뜻을 가졌지만 문어체에서는 ‘창백한’이란 뜻으로도 사용되는 livid라는 단어들만 봐도 정말 한 단락 해석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쉽다고 생각했던 동화에서도 이렇게 엄청난 단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문학 작품에서 만나는 단어는 주로 Commonly used words, used in a variety of different ways(다양한 다른 방법으로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표면적인 단어의 뜻만 외운다고 해서 절대 제대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 라디오에서 “나름 단어 공부를 참 열심히 했는데, 외국 영화 속 배우들이 수능 필수 단어로 대화를 하지 않아 참 속상했다”는 사연을 듣고 엄청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미드 주인공도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도 참 치사하게도(?) 수능 필수 단어로 얘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있다.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있다.
늘 말씀드리지만 제대로 영어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휘 공부에 대한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어휘 공부는 내가 오늘 만난 단어들이 실제 문장 속에서 누구랑 쓰이고,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