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이 문장에 나온 advantage란 단어를 '유리한 입장' '좋은 조건'
'혜택' '좋은 환경' '장점' 등 번역가마다 다르게 표현됩니다.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위대한 게츠비'로 본 번역의 다양성
요즘 학생들에게는 영화로 더 유명한 소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In my younger and more vulnerable years my father gave me some advice that I’ve been turning over in my mind ever since.

“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zing any 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그런데 이 짧은 문장 하나에도 정말 다양한 번역이 존재한답니다.

지금보다 어리고 민감하던 시절 아버지가 충고를 한마디 했는데 아직도 그 말이 기억난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김영하 번역, 문학동네)

내가 지금보다 나이도 어리고 마음도 여리던 시절 아버지가 충고를 하나 해주셨는데, 그 충고를 나는 아직도 마음속으로 되새기곤 한다.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말이다,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해라.” (김석희 번역, 열림원)

내가 아직 어리고 지금보다 훨씬 더 쉽게 남의 말에 화를 내곤 하던 시절의 일이다. 그때 아버지는 내게 충고 한 가지를 해주었다. 그 이후로 나는 아버지의 충고를 항상 마음속에 되새기곤 했다. “남의 잘잘못을 따질 때는 언제나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너처럼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황선식 번역, 인디북)

보시는 것처럼 같은 영어 문장 하나에도 정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특히 이 문장에 나온 advantage란 단어를 ‘유리한 입장’ ‘좋은 조건’ ‘혜택’ ‘좋은 환경’ ‘장점’ 등 번역가마다 다르게 표현했는데,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 어느 것이 맞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 한 가지만 봐도 ‘번역’이라는 것은 정말 ‘반역’에 가까운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또 이 소설에는 old sport란 단어가 나오는데, 이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보게, 자네’같이 친근한 사이에서 오가는 호칭으로 나온답니다. 그래서 이 old sport란 단어를 ‘형씨’라고 번역한 책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소설의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팬으로도 유명한데, 그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이후 정말 최고의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책장에서 꺼내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늘 감동적이었다”는 구절이나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넘게 읽은 사람은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지”라는 구절 등을 통해 이 소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키 역시 《위대한 개츠비》를 일본어로 번역했는데, 그때 이 old sport란 단어를 끝내 번역하지 않고 <올드 스포트(オ-ルド·スポ-ト)>라고 음역한 유명한 일화도 있답니다. 그의 이런 시도가 옳은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지만 여러 작품을 번역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명예) 문학 박사까지 받은 하루키조차 이 한 단어를 번역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있다.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있다.
끝으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개츠비’란 인물이 대단한 속물이기 때문에 제목의 great는 ‘위대한’이라기보다 ‘(참) 대단한’이라는 반어적 느낌을 지닌 비아냥이라는 시각도 있답니다.

제가 통·번역을 전공하고 또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제게 “이 문장이 제대로 번역된 거냐”고 묻는 학생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그래도 끝까지 함께 고민해드릴게요. 이 칼럼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영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