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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첫 개통…비싼 단말기·무제한 이용 요금제는 부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5G 스마트폰과 LTE 스마트폰의 속도를 측정해 봤다. 갤럭시S10 5G(왼쪽)는 초당 812메가비트(Mbps). LTE 스마트폰은 32.2Mbps가 나왔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5G 스마트폰과 LTE 스마트폰의 속도를 측정해 봤다. 갤럭시S10 5G(왼쪽)는 초당 812메가비트(Mbps). LTE 스마트폰은 32.2Mbps가 나왔다.
지난 3일 밤 11시 KT·S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각각 첫 가입자를 내며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열었다. 당초 계획했던 5일보다 이틀 앞당긴 ‘기습 개통’이었다. 엑소·김연아 등 사전에 선정한 인사들이 가입자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5G 단말기 판매는 5일 시작했다.

국내 업체들이 다급하게 5G를 상용화한 이면에는 한·미 간 ‘세계 최초 5G’ 경쟁이 있다. 미국에서는 버라이즌이 11일 5G 전파 송출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3일 오후 버라이즌이 5G 상용화 시기를 4일로 앞당긴다는 동향이 삼성전자 등에 감지됐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삼성전자,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은 부랴부랴 5G 개통 시기를 앞당겼다.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이 5G 개통에 성공하고 난 뒤인 4일 새벽(한국시간) 버라이즌은 5G 상용화를 공식 발표했다. 간발의 차이로 한국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셈이다.

4차 산업혁명 기반 되는 5G

5세대(5G) 이동통신시대…VR·AR 무인차 등이 생활 속으로
5G는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최대 속도는 20Gbps에 달한다. 이는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1Gbps)보다 20배가량 빠르다. 통신을 주고받을 때 멈춤 현상(지연)도 1000분의 1초(1ms) 수준에 그친다. 데이터 용량 과다에 따른 ‘끊김’ 현상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초연결성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의 수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각국이 5G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빠르고 지연없는 무선 네트워크가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무선 네트워크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빠른 속도에 초저지연성과 초연결성이 더해지면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끊김 없이 구현할 수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시대…VR·AR 무인차 등이 생활 속으로
국내 통신사들은 5G 상용화와 동시에 각종 콘텐츠를 속속 내놓고 있다. KT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영상통화 앱(응용프로그램) ‘나를(narle)’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oksusu)’에 5G에 특화한 VR과 초고화질(UHD) 콘텐츠 전용관을 열었다. LG유플러스는 VR·AR 서비스인 U+프로야구 등을 5G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당장은 한국과 미국이 5G 상용화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5G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형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은 이미 중국 정부로부터 5G 주파수 사용 허가를 받았다. 중국이 당초 내놓은 5G 상용화 시점은 2020년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시점이 올해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역시 2020년 도쿄올림픽에 앞서 5G를 상용화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금 비싸 서비스 확산엔 시간 걸릴 듯

5G 시대가 열렸지만 서비스가 안정 궤도에 오르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통신 3사가 국내에 설치한 5G 기지국 수는 8만여 곳에 그친다. LTE 기지국(87만여 곳)의 10분의 1 수준이다. 5G 통신망이 구축돼 있는 지역도 서울과 수도권, 6대 광역시 위주다. 그나마도 실내나 지하에서는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곳이 많다. 통신업계에서는 5G망을 완벽히 구축하는 시기를 3년 뒤인 2022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LTE 전국망 구축에는 5년가량이 걸렸다.

비싼 요금제와 단말기 요금도 5G 보편화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내놓은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는 5만5000원이다. 그러나 5G 핵심 콘텐츠인 UHD 영상과 VR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현실적이다. 각사의 완전 무제한 요금제는 8만원대부터 시작한다. 가장 저렴한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KT는 8만원, SKT와 LG유플러스는 8만9000원과 8만5000원부터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5G 스마트폰 가격도 부담이다. 5G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5G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출시된 5G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하나뿐이다. 256GB 모델 출고가가 139만7000원, 512GB 모델은 155만6500원으로 다른 갤럭시S10 시리즈보다 비싸다. 오는 19일 출시 예정인 LG전자의 V50 씽큐 5G 출고가도 119만9000원이다. 다음달 출시하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도 5G를 지원한다. 출고가는 200만원이 넘는다.

■NIE 포인트

이동통신의 세대별 특징과 변천사를 정리해보자. 5G의 상용화가 보편화되면 실생활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토론해보자. 지금은 한국과 미국만 5G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한 상태다. 주요국 이통사들의 준비 상황도 알아보자.

홍윤정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