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서도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기업 못 나올 이유 없다
가수 출신 이수만 프로듀서가 이끄는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최대 배우 매니지먼트 기업인 키이스트를 인수했다. SM은 예능프로그램 제작에서 선두권에 있는 FNC애드컬쳐의 주식 30.5%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SM이 가요를 넘어 드라마, 영화, 일반 예능까지 업무 영역에 넣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M&A에 따라 SM은 주요 한류시장인 일본 진출을 강화할 기반을 다지게 됐다. 키이스트 자회사(디지털어드벤처)로 일본 최대 한류 방송콘텐츠 유통사업체도 있다. 영상제작·광고, 공연 기획·제작, 해외 연예사업 등으로 여러 전문화된 계열사를 거느린 SM그룹이 역량을 강화해 ‘문화 한류’ 수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종합 미디어콘텐츠 기업이 나올 때가 됐다. 경제성장과 함께 연예오락 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SM을 비롯해 JYP YG 등 업계 선두 3사가 20년 이상 벌여온 치열한 경쟁을 통해 콘텐츠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만큼 국제적인 주목도 역시 높아졌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최근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주목을 끌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히트 작품이 적지 않다. 새 SM이 이런 흐름을 살려나가는 데 충분히 앞장설 수 있다.
연예와 오락, 문화 등 ‘소프트 파워’는 또 하나의 국력이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와 190개국에 진출해 문화콘텐츠를 유통시키는 넷플릭스를 빼고 슈퍼강국 미국을 얘기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바야흐로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시대다. 연예와 오락, 대중문화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잠재력도 풍부한 분야다. 선도기업의 약진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 확대를 더 한층 이끌 것을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3월16일자> 왕년의 톱가수 이수만과 한류 배우 배용준의 ‘사업 연대’로 SM의 기업 확장 소식은 더 큰 관심사가 됐다. 배용준이 몇 년 만에 수백억원의 투자 수익을 냈다는 데 초점을 맞춘 기사도 적지 않았다. 유명 스타들이 연대해 사업을 한다거나, 그들의 재산 가치가 얼마나 변했나 하는 것도 팬들의 관심사는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산업’으로 엔터테인먼트를 보는 것도 의미있는 관점이다. 미디어 콘텐츠로 외연을 확장하면 대단한 성장산업이다. 대중가요, 영화, 드라마, TV 등의 일반 예능과 대중공연 등 개성도 있고 발전도 더 할 분야가 많다. 저마다 특성이 뚜렷한 산업 영역이기도 하지만 융합 발전하면서 온·오프라인, 국내외 시장을 가리지 않고 팽창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키이스트 인수로 시가총액 1조2000억원 규모의 성장기업이 된다. 이미 업무별로 전문화된 계열사가 여러 개 있는데 더 도약할 날개를 새로 단 격이다. 키이스트의 일본 콘텐츠 유통 자회사까지 인수하게 됨에 따라 한류문화 상품을 더 많이 내보낼 기반도 확장했다. 일본은 물론 ‘사드 보복’이 끝나지 않은 중국 시장에도 한류를 적극 내보낼 첨병 역할을 이 회사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만하다.
연예와 대중문화가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발전한 과정은 체육과 운동이 ‘프로스포츠산업’으로 성장한 것과 비교해볼 수 있다. 생활체육이나 아마추어 스포츠에서는 재미도 덜했고, 스타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축구, 한국시리즈 프로야구, 프로농구 리그 등 스포츠산업으로 발전하면서 흥미를 더했고 더 많은 팬이 생겼다. 자본과 인재가 몰리면서 좋은 일자리도 많이 창출해내는 당당한 ‘현대의 산업’이 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이 꼭 그렇다. 1990년대 중반 이후 SM(이수만) YG(양현석) JYP(박진영) 등 3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 한국도 국제시장에 당당히 진출하는 통로로 이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키워낼 때가 됐다.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유통도 하는 역량 있는 기업이라면 한류 전도사 역할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같은 미디어 공룡이 그런 기업이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의 특징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유희하는 인간)’로 정의했다.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호모 루덴스 시대는 더 실감날 것이다. 그만큼 일자리도 창출해낼 수 있는 유망한 성장산업이 이 분야다. 국제적인 선도 기업이 나온다면 파이를 확 키울 수 있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가수 출신 이수만 프로듀서가 이끄는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최대 배우 매니지먼트 기업인 키이스트를 인수했다. SM은 예능프로그램 제작에서 선두권에 있는 FNC애드컬쳐의 주식 30.5%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SM이 가요를 넘어 드라마, 영화, 일반 예능까지 업무 영역에 넣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M&A에 따라 SM은 주요 한류시장인 일본 진출을 강화할 기반을 다지게 됐다. 키이스트 자회사(디지털어드벤처)로 일본 최대 한류 방송콘텐츠 유통사업체도 있다. 영상제작·광고, 공연 기획·제작, 해외 연예사업 등으로 여러 전문화된 계열사를 거느린 SM그룹이 역량을 강화해 ‘문화 한류’ 수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종합 미디어콘텐츠 기업이 나올 때가 됐다. 경제성장과 함께 연예오락 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SM을 비롯해 JYP YG 등 업계 선두 3사가 20년 이상 벌여온 치열한 경쟁을 통해 콘텐츠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만큼 국제적인 주목도 역시 높아졌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최근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주목을 끌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히트 작품이 적지 않다. 새 SM이 이런 흐름을 살려나가는 데 충분히 앞장설 수 있다.
연예와 오락, 문화 등 ‘소프트 파워’는 또 하나의 국력이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와 190개국에 진출해 문화콘텐츠를 유통시키는 넷플릭스를 빼고 슈퍼강국 미국을 얘기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바야흐로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시대다. 연예와 오락, 대중문화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잠재력도 풍부한 분야다. 선도기업의 약진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 확대를 더 한층 이끌 것을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3월16일자> 왕년의 톱가수 이수만과 한류 배우 배용준의 ‘사업 연대’로 SM의 기업 확장 소식은 더 큰 관심사가 됐다. 배용준이 몇 년 만에 수백억원의 투자 수익을 냈다는 데 초점을 맞춘 기사도 적지 않았다. 유명 스타들이 연대해 사업을 한다거나, 그들의 재산 가치가 얼마나 변했나 하는 것도 팬들의 관심사는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산업’으로 엔터테인먼트를 보는 것도 의미있는 관점이다. 미디어 콘텐츠로 외연을 확장하면 대단한 성장산업이다. 대중가요, 영화, 드라마, TV 등의 일반 예능과 대중공연 등 개성도 있고 발전도 더 할 분야가 많다. 저마다 특성이 뚜렷한 산업 영역이기도 하지만 융합 발전하면서 온·오프라인, 국내외 시장을 가리지 않고 팽창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키이스트 인수로 시가총액 1조2000억원 규모의 성장기업이 된다. 이미 업무별로 전문화된 계열사가 여러 개 있는데 더 도약할 날개를 새로 단 격이다. 키이스트의 일본 콘텐츠 유통 자회사까지 인수하게 됨에 따라 한류문화 상품을 더 많이 내보낼 기반도 확장했다. 일본은 물론 ‘사드 보복’이 끝나지 않은 중국 시장에도 한류를 적극 내보낼 첨병 역할을 이 회사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만하다.
연예와 대중문화가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발전한 과정은 체육과 운동이 ‘프로스포츠산업’으로 성장한 것과 비교해볼 수 있다. 생활체육이나 아마추어 스포츠에서는 재미도 덜했고, 스타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축구, 한국시리즈 프로야구, 프로농구 리그 등 스포츠산업으로 발전하면서 흥미를 더했고 더 많은 팬이 생겼다. 자본과 인재가 몰리면서 좋은 일자리도 많이 창출해내는 당당한 ‘현대의 산업’이 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이 꼭 그렇다. 1990년대 중반 이후 SM(이수만) YG(양현석) JYP(박진영) 등 3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 한국도 국제시장에 당당히 진출하는 통로로 이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키워낼 때가 됐다.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유통도 하는 역량 있는 기업이라면 한류 전도사 역할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같은 미디어 공룡이 그런 기업이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의 특징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유희하는 인간)’로 정의했다.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호모 루덴스 시대는 더 실감날 것이다. 그만큼 일자리도 창출해낼 수 있는 유망한 성장산업이 이 분야다. 국제적인 선도 기업이 나온다면 파이를 확 키울 수 있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