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85) 오 헨리 '마지막 잎새'](https://img.hankyung.com/photo/201712/AA.15326923.1.jpg)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85) 오 헨리 '마지막 잎새'](https://img.hankyung.com/photo/201712/01.15340717.1.jpg)
오 헨리의 소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면 《마지막 잎새》와 《크리스마스 선물》을 들 수 있다. 폐렴에 걸린 존시는 창밖의 담쟁이덩굴의 잎이 다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다. 그런 친구가 너무나 안타까워 수는 아래층 베어만 영감에게 하소연을 했고, 실패한 화가 베어만 영감은 존시를 위해 벽에 마지막 잎새를 그린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를 보고 존시는 회복되지만 비를 맞고 그림을 그린 베어만 영감은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다.
《크리스마스 선물》에 등장하는 부부의 사랑은 삭막한 세태에 늘 따뜻함을 안긴다. 크리스마스를 맞은 가난한 부부, 서로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다. 델라는 긴 머리를 잘라서 판 돈으로 남편을 위해 심플하고 수수한 디자인의 백금 회중 시곗줄을 산다. 짐은 자신의 시계를 팔아 아내의 옆머리와 뒷머리에 꽂을 머리핀 세트를 구입했다. 오 헨리는 ‘이 두 사람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선물을 줄 아는 사람들이다. 선물을 주고받는 모든 사람 가운데 이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현명하다’로 소설을 끝맺었다.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85) 오 헨리 '마지막 잎새'](https://img.hankyung.com/photo/201712/01.15340716.1.jpg)
《피서지에서 생긴 일》은 로터스 호텔에서 호젓하게 피서를 즐기는 두 남녀를 그리고 있다. 유명한 휴양지에 질려 특급호텔에서 비싼 돈을 들여 휴가를 만끽하는 두 남녀는 1년 내내 모은 돈으로 한 번의 호사를 즐겼고, 그 사실을 확인한 둘은 서로에게 실망하기는커녕 만남을 이어가기로 한다.
세상만사가 모두 소설 소재

오 헨리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다. 잡화상 직원, 약제사, 은행원, 만돌린 연주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는데 은행원 시절 공금 횡령 혐의로 체포되어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감옥에 있을 때 여러 필명으로 단편소설을 발표하다가 오 헨리라는 이름으로 기고한 《휘파람 부는 딕의 크리스마스 스타킹》이 유명해지면서 그 이름을 그대로 쓰게 되었다. 오 헨리 자신이 누구보다 힘들게 살았기에 생생한 삶이 소설로 승화되었을 것이다.

‘단편 소설을 본격적인 문학 장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오 헨리의 작품에 빠져보라. 무궁무진한 이야기 속에서 재미와 의미뿐만 아니라 영감과 교훈, 세상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눈도 기를 수 있다.
이근미 <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