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싣고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둬
1970년대부터 '미국 타격 미사일' 연구
화성-14형 사정거리 1만㎞ 넘는듯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연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 “군사옵션 장전이 완료됐다”며 맹공을 퍼부었고, 북한은 “김정은 동지가 결단을 내리면 괌을 포위사격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엔에서는 북한 수출의 3분의 1을 봉쇄하는 대북제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고, 중국과 일본도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1970년대부터 '미국 타격 미사일' 연구
화성-14형 사정거리 1만㎞ 넘는듯
이번 위기 국면의 시작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 있다. 북한은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에 맞춰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무모한 도발의 포문을 다시 열었다. ICBM이란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까지 공격이 가능할 정도로 5500㎞ 이상 멀리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강력한 로켓의 힘으로 빠르게 위로 올라간 ICBM은 대기권 밖을 벗어나 비행하다 다시 대기권으로 들어와 목표 지점을 맞춘다.
미국이 ICBM에 유독 격하게 반응하는 것은 미국 본토까지 직접 위협하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화성-14형은 1만㎞ 안팎을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북한 원산에서 쏜다면 미국의 알래스카, 하와이는 물론이고 시카고 같은 북동부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ICBM에 핵탄두(핵이 달린 미사일의 머리 부분)만 장착하면 먼 곳까지 핵 공격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ICBM 보유국으로 인정받은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 다섯 곳이며 이들은 모두 핵보유국이다.
북한이 발표한 ICBM의 성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개발 진척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은 국내외 대다수 전문가가 인정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미사일 개발에 본격 착수한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핵 투발수단 확보에 초점을 두고 개발 능력을 키워 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일의 셋째아들인 김정은은 ‘후계 정당성이 없다’는 비판을 뒤집고 뭔가 보여주기 위해 핵미사일 개발에 정권의 사활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까지 위협할 정도라면 대한민국에는 이미 중대한 위험요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의 대응은 너무 낙관적이고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신들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 위협에도 서울은 너무나 평온하다”며 의아해하고 있다.
금주의 시사용어-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탄두를 장착하고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까지 대기권 밖을 비행해 공격하는 사정거리 5500㎞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말한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