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월드] 트럼프, 45대 미국 대통령 취임…무역·국제질서 변화 예고
도널드 트럼프가 오는 20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는 지난해 내내 진행된 대통령선거 경선 과정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이메일 스캔들 등으로 ‘부패한 기성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 발목을 잡혔던 데 비해 트럼프는 수많은 스캔들과 막말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스타 같은 열광적인 지지를 몰고 다니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과거 체제에 머물러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 대중이 그의 직설적인 화법과 장밋빛 전망에 귀를 기울였다.

기본적으로는 시장경제 지지

트럼프 당선자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기업에 대한 대폭 감세(법인세율 35%→15%)와 규제 완화를 예고하며 기본적으로는 자유시장을 지지한다. 반면 멕시코산이나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을 때는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로 보이기도한다.

지난해 11월 당선된 뒤 트럼프가 분명하게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미국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미국에 투자하면 감세와 규제 완화 등 혜택을 주겠지만 투자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관세 부과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최대 관심사는 美투자 확대

트럼프는 나아가 트위터에 특정 기업을 거론하며 해당 기업의 투자나 가격 인하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협박 경제’라는 비아냥을 듣는 이유다. 그는 이런 식으로 미국 에어컨제조회사 캐리어, 자동차회사 포드의 멕시코 투자 결정을 철회시켰다. 대신 미국에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항공기회사 보잉에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값이 비싸다고 압박하고, 군수회사 록히드마틴에는 F-35 전투기 가격이 높다고 지적해서 인하 약속을 받았다. 일본 자동차회사 도요타가 미국에 팔기위한 코롤라 자동차를 멕시코에

서 생산하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No Way!)고 트위터에 적어서 도요타가 5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게 만들었다. 멕시코에 기아차 공장을 세우려고 지난해 준공식까지 한 현대차그룹도 투자 결정을 원점으로 돌려놓은 채 눈치를 보고 있다.

대외통상정책은 보호주의화 우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등 보호무역주의적 통상정책도 선거를 위한 수사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실무를 맡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자유무역의 이점을 강조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주장해 온 로버트 라이시저 전 USTR 부대표를, 신설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에 ‘중국이 미국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해 온 반중 인사 피터 나바로 UC어바인 교수를, 상무장관 자리에 공격적인 무역정책을 주장하는 윌버 로스 WL로스앤드컴퍼니 회장을 내정했다.

러시아와의 관계 문제, 딸과 사위 등 가족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친족 정치’도 그의 약점이다.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한 사실을 트럼프는 오랫동안 인정하지 않다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호의를 감추지 않는다.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렉스 틸러슨 전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도 푸틴 대통령에게 우정훈장을 받는 등 러시아 석유 개발로 커리어를 쌓은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불허’ 트럼프가 당선된 덕분에 미국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고 소비심리 지표가 개선되는 등 시장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7년 그의 행보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