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우리는 누구를 믿고 행동해야 하나요?”
지난 9월2일 19시44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첫 지진이 발생했다. 그 지진의 영향은 부산까지 미쳤고,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밤늦게까지 남아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학생들은 어느 순간 강력한 흔들림을 느꼈다.
지진임을 깨달은 학생들은 건물을 빠져나가 대피하려고 했지만, 누군가가 막아섰다. “조용히 해! 시험 며칠 남았다고 난리야! 이 핑계로 떠들 생각하지 말고 공부나 해.” 선생님의 외침을 들은 학생들은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가 두려움에 떨며 앉아있어야 했다. 그 후 규모 5.8의 지진이 다시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피하려 했지만 또다시 막히고 말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한 가지 문제점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항상 재난의 위험성에 대해 배우고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배운다. 이는 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고, 따로 전문 강사에게 안전교육을 받기도 한다. 1년에 한두 번 이를 대비한 훈련 역시 학교 차원에서 실시한다. 이렇게 끊임없이 교육하고 교육받음에도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다면 건물 안의 모든 사람이 대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우리는 오작동인지 진짜 불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작동으로 치부하고는 어른들은 계속 앉아서 공부나 하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재난 훈련이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우리는 누구의 말을 듣고 움직여야 한단 말인가?
이런 상황은 2014년 발생했던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어른들의 말만 믿고 선실 안에서 기다리던 어린 영혼들. 이는 분명한 ‘인재’였다. 우리 사회는 이 사건을 겪고 다시는 이런 ‘인재’가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2년이 넘게 시간이 지난 지금, 부산의 한 작은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생은 말한다. “지진이 났는데도 나오지 말고 앉아있으라고 해서 너무 무서웠어. 창문 밖을 보니 딱 두 명이 대피해 있더라”고. 또 다른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더 이상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을 수 없어. 도대체 우리는 누굴 믿고 행동해야 하지?” 이 일을 겪은 모든 학생의 생각 역시 같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어른들에게 질문한다.
“이제 우리는 도대체 누구를 믿고 행동해야 하나요?”
이원진 생글기자 (경남여고 2년) leewongjin@naver.com
나의 유산 만들기
‘나의유산만들기’에 참여하면서 맨 아래에 사진과 함께 학년 초부터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탐방 & 나의유산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다. 매월 1~2회 관광버스로 탐방지에 간다. 우리나라 및 세계의 다양한 문화유산에 관심도 많지만 꿈과 생각이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활동하는 것이 좋아 참가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탐방 및 자존감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명소들을 탐방할 수 있기도 하지만 활동을 성실히 잘해 우수 참여자로 지정되면 해외문화유산탐방의 기회까지 있다고 한다. 조상들이 남긴 유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제목은 ‘나의유산만들기’다.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유산을 답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스스로도 유산을 만들어내자는 의미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조상들의 지혜로 만들어진 유적지들을 보며 배운 것을 통해 나도 후대에 후손들이 기릴 만한 유산을 남기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첫 번째로 간 장소는 많이 알려진 남한산성이었다.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 때 지어진 성으로, 우리나라 사적 제57호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는 산성 중 하나라고 한다. 서울 종로에서 집결해 관광버스로 도착한 남한산성은 남한 ‘산’ 성이니만큼 오르막을 한참 동안 올라가야 했다. 임금이 휴가를 가거나 전쟁을 피해 피난 가곤 했던 산성도 성이어서 서울 궁궐만큼은 못해도 그 규모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산성의 모습은 아늑하게 느껴졌다. 첩첩산중 속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지방에 위치해 있었으니 그렇게까지 큰 규모를 요구하진 않았으리라고 생각했다. 그 밖에도 경주 유적지구, 양동마을, 석굴암, 불국사를 탐방했고 조선왕릉 수원화성 등 다양한 장소를 탐방했다.
‘나의유산만들기’ 프로그램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전국 곳곳으로 탐방을 다니느라 1박2일 일정도 많이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관계로 지방 유적지를 방문할 기회가 많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더욱 더 좋은 경험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중학교에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고 교육복지 우선지원 대상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고 한다.
김나영 생글기자(장평중 3년) kkim9272@naver.com
아들러 심리학: '지금, 여기'에서 비롯된 삶
모든 것은 인과관계가 있다. 야단과 칭찬을 통해 아이가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과거의 경험으로 트라우마를 겪으면 사람들의 연민을 자아낸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트라우마를 부정한다. 야단 및 칭찬을 지양하는 등, 인과관계로 얽힌 사건들을 경계한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최근 출간된 《미움 받을 용기》를 바탕으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고찰하려 한다.
첫 번째로 ‘목적론’이다. ‘원인론’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념이다. 불행한 유년시절 탓에 외출을 삼간다고 주장하는 대인기피증 환자의 사례가 이에 속한다. 목적론에 따르면 환자가 밖을 나가지 않는 이유는, 사회에 적응하는 것보다 단절돼 있음으로써 부모 등에게 받는 관심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기에 꾀병은 아니다. 아들러에 의하면 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재 ‘목적’을 달성키 위해 스스로 결정할 뿐이다.
다음은 ‘과제의 분리’다. 인생의 과제는 제 의지로 풀어나가야 한다. 아들러는 인정욕구를 만들어내는 상벌제에 의존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올바른 행동은 상을 부르고, 그릇된 행동은 벌을 부르는 식의 교육을 맹렬히 비판한다. 자칫 ‘상과 벌을 주는 사람이 없으면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고, 그릇된 행동을 해도 된다’는 의식이 굳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킬 필요도 없거니와, 자신이 직면한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나누는 게 바람직하다. 그것이 아들러가 말하는 과제의 분리다.
마지막으로 ‘타자공헌’이다. 그에 따르면 타자공헌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상대에게 헌신하는 게 아니다. 그건 스스로의 가치를 일깨우려는 행위다. 타자공헌은 열등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 사과하는 것, 권력 투쟁에서 물러나는 것 등이 모두 패배는 아니다.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위 세 가지 개념이 궁극적으로 수렴하는 곳은 ‘용기’다. 아들러의 심리학이 ‘용기의 심리학’으로 불리는 이유다. 누군가에게 미움받고 있다는 것은, 용기와 더불어 자유로이 살고 있다는 증거다. 삶은 찰나의 연속이다. 그는 강조한다. ‘지금, 여기’에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라고. 오늘을 진지하게 살아가면 많은 것을 성취해낼 수 있다고.
조미성 생글기자 (소선여중 3년) jasmine2933@naver.com
지난 9월2일 19시44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첫 지진이 발생했다. 그 지진의 영향은 부산까지 미쳤고,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밤늦게까지 남아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학생들은 어느 순간 강력한 흔들림을 느꼈다.
지진임을 깨달은 학생들은 건물을 빠져나가 대피하려고 했지만, 누군가가 막아섰다. “조용히 해! 시험 며칠 남았다고 난리야! 이 핑계로 떠들 생각하지 말고 공부나 해.” 선생님의 외침을 들은 학생들은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가 두려움에 떨며 앉아있어야 했다. 그 후 규모 5.8의 지진이 다시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피하려 했지만 또다시 막히고 말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한 가지 문제점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항상 재난의 위험성에 대해 배우고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배운다. 이는 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고, 따로 전문 강사에게 안전교육을 받기도 한다. 1년에 한두 번 이를 대비한 훈련 역시 학교 차원에서 실시한다. 이렇게 끊임없이 교육하고 교육받음에도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다면 건물 안의 모든 사람이 대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우리는 오작동인지 진짜 불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작동으로 치부하고는 어른들은 계속 앉아서 공부나 하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재난 훈련이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우리는 누구의 말을 듣고 움직여야 한단 말인가?
이런 상황은 2014년 발생했던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어른들의 말만 믿고 선실 안에서 기다리던 어린 영혼들. 이는 분명한 ‘인재’였다. 우리 사회는 이 사건을 겪고 다시는 이런 ‘인재’가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2년이 넘게 시간이 지난 지금, 부산의 한 작은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생은 말한다. “지진이 났는데도 나오지 말고 앉아있으라고 해서 너무 무서웠어. 창문 밖을 보니 딱 두 명이 대피해 있더라”고. 또 다른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더 이상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을 수 없어. 도대체 우리는 누굴 믿고 행동해야 하지?” 이 일을 겪은 모든 학생의 생각 역시 같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어른들에게 질문한다.
“이제 우리는 도대체 누구를 믿고 행동해야 하나요?”
이원진 생글기자 (경남여고 2년) leewongjin@naver.com
나의 유산 만들기
‘나의유산만들기’에 참여하면서 맨 아래에 사진과 함께 학년 초부터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탐방 & 나의유산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다. 매월 1~2회 관광버스로 탐방지에 간다. 우리나라 및 세계의 다양한 문화유산에 관심도 많지만 꿈과 생각이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활동하는 것이 좋아 참가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탐방 및 자존감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명소들을 탐방할 수 있기도 하지만 활동을 성실히 잘해 우수 참여자로 지정되면 해외문화유산탐방의 기회까지 있다고 한다. 조상들이 남긴 유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제목은 ‘나의유산만들기’다.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유산을 답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스스로도 유산을 만들어내자는 의미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조상들의 지혜로 만들어진 유적지들을 보며 배운 것을 통해 나도 후대에 후손들이 기릴 만한 유산을 남기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첫 번째로 간 장소는 많이 알려진 남한산성이었다.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 때 지어진 성으로, 우리나라 사적 제57호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는 산성 중 하나라고 한다. 서울 종로에서 집결해 관광버스로 도착한 남한산성은 남한 ‘산’ 성이니만큼 오르막을 한참 동안 올라가야 했다. 임금이 휴가를 가거나 전쟁을 피해 피난 가곤 했던 산성도 성이어서 서울 궁궐만큼은 못해도 그 규모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산성의 모습은 아늑하게 느껴졌다. 첩첩산중 속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지방에 위치해 있었으니 그렇게까지 큰 규모를 요구하진 않았으리라고 생각했다. 그 밖에도 경주 유적지구, 양동마을, 석굴암, 불국사를 탐방했고 조선왕릉 수원화성 등 다양한 장소를 탐방했다.
‘나의유산만들기’ 프로그램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전국 곳곳으로 탐방을 다니느라 1박2일 일정도 많이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관계로 지방 유적지를 방문할 기회가 많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더욱 더 좋은 경험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중학교에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고 교육복지 우선지원 대상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고 한다.
김나영 생글기자(장평중 3년) kkim9272@naver.com
아들러 심리학: '지금, 여기'에서 비롯된 삶
모든 것은 인과관계가 있다. 야단과 칭찬을 통해 아이가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과거의 경험으로 트라우마를 겪으면 사람들의 연민을 자아낸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트라우마를 부정한다. 야단 및 칭찬을 지양하는 등, 인과관계로 얽힌 사건들을 경계한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최근 출간된 《미움 받을 용기》를 바탕으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고찰하려 한다.
첫 번째로 ‘목적론’이다. ‘원인론’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념이다. 불행한 유년시절 탓에 외출을 삼간다고 주장하는 대인기피증 환자의 사례가 이에 속한다. 목적론에 따르면 환자가 밖을 나가지 않는 이유는, 사회에 적응하는 것보다 단절돼 있음으로써 부모 등에게 받는 관심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기에 꾀병은 아니다. 아들러에 의하면 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재 ‘목적’을 달성키 위해 스스로 결정할 뿐이다.
다음은 ‘과제의 분리’다. 인생의 과제는 제 의지로 풀어나가야 한다. 아들러는 인정욕구를 만들어내는 상벌제에 의존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올바른 행동은 상을 부르고, 그릇된 행동은 벌을 부르는 식의 교육을 맹렬히 비판한다. 자칫 ‘상과 벌을 주는 사람이 없으면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고, 그릇된 행동을 해도 된다’는 의식이 굳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킬 필요도 없거니와, 자신이 직면한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나누는 게 바람직하다. 그것이 아들러가 말하는 과제의 분리다.
마지막으로 ‘타자공헌’이다. 그에 따르면 타자공헌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상대에게 헌신하는 게 아니다. 그건 스스로의 가치를 일깨우려는 행위다. 타자공헌은 열등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 사과하는 것, 권력 투쟁에서 물러나는 것 등이 모두 패배는 아니다.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위 세 가지 개념이 궁극적으로 수렴하는 곳은 ‘용기’다. 아들러의 심리학이 ‘용기의 심리학’으로 불리는 이유다. 누군가에게 미움받고 있다는 것은, 용기와 더불어 자유로이 살고 있다는 증거다. 삶은 찰나의 연속이다. 그는 강조한다. ‘지금, 여기’에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라고. 오늘을 진지하게 살아가면 많은 것을 성취해낼 수 있다고.
조미성 생글기자 (소선여중 3년) jasmine293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