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미디어는 사회 내에서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간추릴 수 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정리하고 분배하는 것은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보도매체가 다루는 뉴스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뉴스를 통해 전달되는 환경감시에 관한 정보는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전달되므로 사회내부에 평등주의 감정을 갖게 하는 기능을 하며 사회제도의 일상적인 운영에도 도움을 준다.

주변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사건들을 평가하고 해석하는 미디어의 활동은 여러 사건들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역할도 담당하며 사건의 심층적인 배경과 의미는 물론 해석과 처방을 제시함으로써 의제설정기능을 하게 된다. 정치과정에 있어서의 정책비판 등은 사회구성원을 상호 조정해주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의 가치, 규범, 그리고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정보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혹은 그 사회로 편입된 새로운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수하는 기능을 가진다. 사회의 규범을 내면화하는 미디어의 사회화 기능은 여러 계층의 사회구성원들을 위한 교육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며 일탈행위를 공개함으로써 기존의 규범을 강화하고 윤리를 재확인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윤리의 규범화 기능'이라고도 부른다.

한편 미디어는 흥미위주의 내용이나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의 기분전환이나 휴식을 돕는 오락적 기능도 갖고 있다. 특히 TV가 등장하여 시각적·청각적 효과를 내는 오락물이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상업주의의 심화로 인한 시청률 경쟁으로 방송사들이 오락프로그램 편성을 높이는 등 미디어의 오락적 기능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 미디어의 긍정적인 기능을 밝히고 있는 글로 쉽게 읽어낼 수 있는 평이한 수준의 제시문입니다. 다만 미디어의 긍정적인 기능을 다양한 측면에서 밝히고 있으므로 학생 또한 필자의 서술방식을 고려하여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여기서는 미디어가 뉴스 기능, 의제설정기능, 사회화기능, 오락적 기능을 한다는 것과 각 기능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간략명료하게 정리해 내는 게 핵심이지요.


(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는 소비 물자의 표준화와 규격화의 현상을 보이게 했다. 이 과정에서 온갖 수단을 다하는 광고가 범람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소비와 오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엄청나게 증대되었다. 유행하는 아름다운 복장과 장식품의 구입으로 상류 사회와 심리적으로 동일시되려 하고, 값싼 모조품을 사서라도 일시적 만족감을 얻으려 하는 경제적 요구의 단편화는 마침내 직장 생활의 무기력과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오락 장치의 거대화에 비례하여 일반 대중의 의식 상황이 수동적으로 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TV의 보급으로 인하여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말하자면 매스컴은 일반 대중의 에너지를 비정치적 영역으로 흡수하는 세척 작용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미디어는 일종의 *그레셤의 법칙에 의해서 정치라는 경화(硬貨)를 대중 오락이라는 지폐로써 구축(驅逐)해 버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주로 소비적 오락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컴은 일반 대중의 가치 감각을 중화화(中和化)시키는 데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라디오의 아나운서는 국제 분쟁에 관한 뉴스와 각종 화장품과 상품의 선전을 별로 다른 어조로 방송하지 않는다. TV에서 뉴스, 영화를 보더라도 대홍수와 대화재의 참상에 뒤이어 회전 무대에서 나체 여인이 무용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히 있어야 할 것과 있어서는 안 될 것, 바람직한 것과 바람직하지 않은 것과의 구별을 짓지 못하게 하며, 필연적으로 인간의 사고력을 마비시켜 가치 감각을 중화시킴으로써 인상의 세분화와 단편화로 이끌어 간다.

☞ (나)는 미디어의 기능을 바라보는 인식이 (가)와 상반됩니다. 주로 미디어의 부정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TV보급으로 오락과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이는 일반 대중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레셤의 법칙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대중 오락으로 대체시킨다고 합니다. 이는 미디어가 일반 대중의 사고력을 마비시켜 가치 감각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이처럼 (나)에서는 미디어가 정치적 무관심을 일으킨다는 미디어의 역기능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

텔레비전이 실제로 보여 주는 것은 무엇일까? 피스크(J. Fiske)와 하트리(J. Hartley)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객관적인 사회적 실재의 반영이 아닌 사회적 가치의 반영” 이다. 예컨대 텔레비전에 중상 이상의 계층에 비해 하위 계층의 사람들은 별로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회적 사실의 왜곡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러한 위치 및 그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표하는 존경을 정확하고 상징적으로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가치라는 것이 제작진들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 가치라거나, 또는 제작진들이 보기에 우리 사회의 성원들이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라는 말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텔레비전 비평의 목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텔레비전이 문화 속에서 수행하고 있는 역할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텔레비전이 한 사회의 문화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것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즉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가치 체계가 반영되며 그에 의해 해석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 핵심적인 내용은 텔레비전이 내보내는 모든 사회 현상을 실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사회 내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것을 텔레비전이 반영한다는 것, 따라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그 사회의 핵심적인 가치 체계가 반영되고 해석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내용을 통해 사회문화 현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텔레비전의 역할을 알 수 있습니다.


(라)

당연한 얘기겠지만 드라마는 TV라는 매체의 발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처음에는 이미 틀을 갖춘 연극이나 영화와 비교해 어정쩡한 실험 장르로 치부되었을 것이지만 세월이 쌓이면서 독특한 형식과 틀을 개발해 왔고 이제는 수십억의 시청자를 동시에 웃기고 울릴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장르로 거듭났다. 앞으로 인류는 상당 기간 동안 TV매체의 영향력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기술문명이 발달한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TV매체의 오락성에 묻혀 지낼 것이고 더러는 드라마를 통해서 간접 경험을 쌓고 정보를 얻으려 할 것이다.

최근의 시대흐름을 짚어보면 우선 세상이 문화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21C는 ‘문화의 세기’로 인간의 감성이나 문화적 요소를 기반으로 가치가 창출된, 총칭 ‘문화상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국가의 미래를 걸고 문화역량 키우기에 매달리면서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국가 대항 총력전의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 ‘문화전쟁’에서 드라마를 비롯한 방송콘텐츠는 상품 특성 상 핵심적인 첨병역할을 수행한다. 이점에서 앞으로의 승패는 그 나라가 창출하는 방송콘텐츠의 경쟁력에 따라 상당 부분 좌우될 지도 모른다. 이 같은 기류 속에 다행히도 드라마를 비롯한 우리나라 방송콘텐츠들은 세계무대로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한류’라는 전대미문의 새로운 사회현상을 연출해내고 있다.

☞ 이 제시문은 ‘TV드라마의 사회적 의미와 영향력’이라는 칼럼을 윤문한 것으로, 문화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경쟁하는 세계화 시대에 방송콘텐츠가 국가 경쟁력을 상징한다는 내용입니다. 드라마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르로 성장했고 인류가 TV매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 속에서 한국 방송콘텐츠가‘한류’라는 사회현상을 연출하며 세계무대로 활발하게 진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는 문화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21회 생글논술대회 모든 유형에 대한 논제 및 해제는 홈페이지(sgsg.hankyung.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