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히드라?…실리콘 밸리에 괴물이 산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 사이트인 쿼츠(Quartz, qz.com)는 최근 재미있는 기사를 실었다.지난달 31일 사이트에 실린 이 기사의 제목은 ‘실리콘 밸리의 괴물들(The beasts of Silicon Vally)’이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유명한 기업들을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나 전설 속 동물에 비유한 기사였다. 쿼츠는 요즘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이트로 통한다. 월간 방문자 수가 15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다양한 통계 그래프도 제공한다. 쿼츠가 실리콘 밸리 기업들을 무엇에 비유했는지 살펴보자.

◆페이스북=가이아(GAIA)

가이아
가이아
페이스북은 가이아라는 비유가 눈길을 끈다.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에서 창조의 어머니이자 다산의 여신, 대지의 여신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모두 가이아의 핏줄이다. 세계적으로 1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모든 것은 페이스북으로 통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을 연결시키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운영한다. 페이스북을 가이아에 비유한 것은 적절해 보인다.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페이스북의 인기도를 감안하면 창조, 다산, 대지의 여신 비유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인스타그램=키클롭스(CYCLOPS)

키클롭스
키클롭스
키클롭스는 가이아가 낳은 외눈박이 자식이다. 2012년 페이스북(가이아)은 인스타그램(키클롭스)을 인수하여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키웠다. 키클롭스는 식인괴물이다.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의 모습을 마구 삼켜버린다. 카메라를 본 따 만든 인스타그램의 로고가 외눈박이 키클롭스와 닮은 점이 흥미롭다. 절묘한 비유다.

◆구글=히드라(HYDRA)

히드라
히드라
히드라는 머리가 여러 개인 천하무적의 뱀이다. 머리 하나를 잘라내면 그 자리에 두 개의 머리가 새로 자란다. 머리를 다 잘라내도 히드라는 절대 죽지 않는다. 구글은 여러 개의 머리(사업)를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머리다. 구글은 하나의 사업이 망해도 또 다른 두 개의 사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구글이 0이 100개인 구골에서 유래했다는 설(說)대로 머리가 많다는 비유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알리바바=거인(GIANT)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는 없는 게 없다. 2015년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절’에만 한화로 약 16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중국 GDP의 2%를 차지할 만큼 거대한 기업이다. 전자상거래, 모바일 결제, 헬스케어, 미디어, 여행, 스포츠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거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뱀파이어(VAMPIRE)

뱀파이어는 불멸의 존재다. 날카로운 송곳니로 사람을 물어 피를 빨아 마시며 살아나간다. 피가 그들의 에너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소프트웨어나 서비스팩 업데이트를 통해 생명력을 이어나간다. 컴퓨터가 있는 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망하지 않는 듯해 보인다. 뱀파이어는 빛을 받으면 죽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루스크린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빌 게이츠 회장이 이 비유를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불사조(PHOENIX)

불사조
불사조
불사조는 영생과 부활의 상징이다. 500년 마다 스스로 몸을 불태워 재가 되고 다시 그 속에서 환생한다. 애플은 과거 적자에 허덕이고 매각설이 떠도는 등 수많은 경영상의 위기를 극복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혁신을 거듭하는 작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았다. 스티브 잡스가 있었던 애플은 눈부시게 빛났다. 그러나 지금 잡스 없는 애플은 혁신 없는 애플로 불리며 다시 위기를 겪고 있다. 애플은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요즘 애플이 위기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쿼츠는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이코노미스트, 타임 등에서 일했던 경력 있는 저널리스트들이 모여 위와 같은 재미난 기사를 써나간다. 디지털로 모든 것을 이끄는 게 그들의 목표다. 쿼츠 기사는 글로벌 비즈니스 이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무료로 볼 수 있다. 더 많은 기사를 보려면 ‘qz.com’을 클릭하라.

최용식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인턴기자 chys@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