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
“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른들도 이런 바람을 갖고 있다. 바쁘고 힘든 세상에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면서 끝없이 응원해주고 도와준다면 신나지 않겠는가. 가정의 달 5월에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일까?’ 생각해보라. 수많은 키다리 아저씨가 떠오를 것이다. 낳아주고 길러주고 올바로 인도해주는 부모님과 선생님이야말로 영원한 키다리 아저씨이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제루샤 애벗에게는 그런 부모님이 없다. 끝없이 일을 시키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리펫 원장 아래서 고아원 아이들을 돌보며 사는 일이 따분하기만하다. 어느 날 고아원을 돕는 평의원 중의 한 명이 제루샤를 대학에 보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간 남자아이들만 대학에 보냈던 평의원은 제루샤가 쓴 글을 읽고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4년간 학비 전액과 매달 용돈 35달러를 약속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말라는 것과 대학에 다니는 동안 한 달에 한 번 ‘존 스미스’ 앞으로 편지를 보내라는 것 외에 아무 조건도 없다.
고아원을 벗어나 여자대학에 입학한 제루샤는 모든 게 꿈만 같다. 자신을 학교에 보내준 평의원을 ‘키다리 아저씨’로 명명하고 자신의 이름도 ‘주디’라는 애칭으로 바꿔 학교 얘기를 세세하게 알린다.
한 달에 한 번만 써도 되지만 주디는 며칠에 한 번씩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낸다. 글솜씨를 기르는데 편지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 키다리 아저씨의 기대에 저절로 부응한 것이다. 주디는 고아원에서 자라 남의 말도 빨리 못 알아듣고 상식적인 것도 몰라 창피당했던 일까지 가감없이 털어놓는다. 자신이 고아라는 사실을 숨긴 것과 그럴 수밖에 없는 마음, 어떤 친구들 사귀고 있는지 자세하게 전한다.
주디의 편지로 이어지는 소설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전해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삐치기도 하고 섭섭해 하기도 하는 편지가 계속 이어진다. 키다리 아저씨의 답장이 없이 주디의 편지만 이어지지만 읽을수록 빠져드는 소설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은인에게 자신의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주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응원하게 된다.
단순히 글재주가 있는 고아를 지원하려던 키다리 아저씨도 점점 사랑스러운 주디에게 빠져든다. 그래서 멋진 남자 대학생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주디의 고백에 둘을 만나지 못하도록 방해공작을 펴기도 한다.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계속 보내는 주디 앞에 키다리 아저씨는 실제로 몇 차례 나타났지만 주디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책을 읽으면서 누가 키다리 아저씨인지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주디의 편지를 통해 점점 변해가는 키다리 아저씨의 마음을 따라가는 것도 또다른 독서 방법이다.
주디는 열심히 노력해서 장학금을 받게 되고 과외교사로 일해 용돈을 벌게 되자 키다리 아저씨에게 더 이상 용돈을 보내지 말라고 편지한다. 다양한 글을 써서 잡지에 응모하여 상금까지 받은 주디는 돈을 모아 키다리 아저씨의 비서에게 보낸다. 키다리 아저씨가 보내준 장학금과 용돈을 다 갚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은혜에 보답하려는 주디의 마음을 안 키다리 아저씨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간다.
맨 마지막 편지에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고 느낀 감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미 좋아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사실에 놀라는 주디를 보며 독자들도 저절로 행복해진다.
어른도 다시 읽어야 할 책
<키다리 아저씨>는 청소년 때 한 번 읽고, 어른이 되어서 또 한 번 읽어야 할 책이다. 청소년 시절에 읽으면 ‘나에게도 그런 아저씨가 있었으면’하는 달콤한 꿈을 꾸게 되고, 어른이 되어 읽으면 ‘나도 누군가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바쁜 가운데서도 멘토 활동을 하는 어른들이 많다. 젊은 친구들을 만나 경험도 나눠주고 고민도 들어주면서 ‘나도 키다리 아저씨가 되었다’는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청소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키다리 아저씨가 될 수 있다. 약한 친구과 어린 친구들을 도와주면 그게 바로 키다리 아저씨인 것이다.
예술은 작가의 역량과 취향에 따라 여러 형태로 표현된다. 작가가 생각하는 주제를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소재에 실어 전달하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명작이라 해도 독자의 마음을 혼란시킬 수 있고, 폭력적이거나 외설스러운 장면들로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한다.
1912년 미국의 여류작가 진 웹스터가 쓴 <키다리 아저씨>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지금까지 아이와 어른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신다. 공부하느라 머리가 아프거나, 입시 압박에 가슴이 답답하다면 시간을 조금만 내서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보라.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행복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를 것이다.
이근미 소설가
“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른들도 이런 바람을 갖고 있다. 바쁘고 힘든 세상에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면서 끝없이 응원해주고 도와준다면 신나지 않겠는가. 가정의 달 5월에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일까?’ 생각해보라. 수많은 키다리 아저씨가 떠오를 것이다. 낳아주고 길러주고 올바로 인도해주는 부모님과 선생님이야말로 영원한 키다리 아저씨이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제루샤 애벗에게는 그런 부모님이 없다. 끝없이 일을 시키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리펫 원장 아래서 고아원 아이들을 돌보며 사는 일이 따분하기만하다. 어느 날 고아원을 돕는 평의원 중의 한 명이 제루샤를 대학에 보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간 남자아이들만 대학에 보냈던 평의원은 제루샤가 쓴 글을 읽고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4년간 학비 전액과 매달 용돈 35달러를 약속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말라는 것과 대학에 다니는 동안 한 달에 한 번 ‘존 스미스’ 앞으로 편지를 보내라는 것 외에 아무 조건도 없다.
고아원을 벗어나 여자대학에 입학한 제루샤는 모든 게 꿈만 같다. 자신을 학교에 보내준 평의원을 ‘키다리 아저씨’로 명명하고 자신의 이름도 ‘주디’라는 애칭으로 바꿔 학교 얘기를 세세하게 알린다.
한 달에 한 번만 써도 되지만 주디는 며칠에 한 번씩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낸다. 글솜씨를 기르는데 편지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 키다리 아저씨의 기대에 저절로 부응한 것이다. 주디는 고아원에서 자라 남의 말도 빨리 못 알아듣고 상식적인 것도 몰라 창피당했던 일까지 가감없이 털어놓는다. 자신이 고아라는 사실을 숨긴 것과 그럴 수밖에 없는 마음, 어떤 친구들 사귀고 있는지 자세하게 전한다.
주디의 편지로 이어지는 소설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전해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삐치기도 하고 섭섭해 하기도 하는 편지가 계속 이어진다. 키다리 아저씨의 답장이 없이 주디의 편지만 이어지지만 읽을수록 빠져드는 소설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은인에게 자신의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주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응원하게 된다.
단순히 글재주가 있는 고아를 지원하려던 키다리 아저씨도 점점 사랑스러운 주디에게 빠져든다. 그래서 멋진 남자 대학생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주디의 고백에 둘을 만나지 못하도록 방해공작을 펴기도 한다.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계속 보내는 주디 앞에 키다리 아저씨는 실제로 몇 차례 나타났지만 주디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책을 읽으면서 누가 키다리 아저씨인지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주디의 편지를 통해 점점 변해가는 키다리 아저씨의 마음을 따라가는 것도 또다른 독서 방법이다.
주디는 열심히 노력해서 장학금을 받게 되고 과외교사로 일해 용돈을 벌게 되자 키다리 아저씨에게 더 이상 용돈을 보내지 말라고 편지한다. 다양한 글을 써서 잡지에 응모하여 상금까지 받은 주디는 돈을 모아 키다리 아저씨의 비서에게 보낸다. 키다리 아저씨가 보내준 장학금과 용돈을 다 갚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은혜에 보답하려는 주디의 마음을 안 키다리 아저씨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간다.
맨 마지막 편지에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고 느낀 감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미 좋아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사실에 놀라는 주디를 보며 독자들도 저절로 행복해진다.
어른도 다시 읽어야 할 책
<키다리 아저씨>는 청소년 때 한 번 읽고, 어른이 되어서 또 한 번 읽어야 할 책이다. 청소년 시절에 읽으면 ‘나에게도 그런 아저씨가 있었으면’하는 달콤한 꿈을 꾸게 되고, 어른이 되어 읽으면 ‘나도 누군가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바쁜 가운데서도 멘토 활동을 하는 어른들이 많다. 젊은 친구들을 만나 경험도 나눠주고 고민도 들어주면서 ‘나도 키다리 아저씨가 되었다’는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청소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키다리 아저씨가 될 수 있다. 약한 친구과 어린 친구들을 도와주면 그게 바로 키다리 아저씨인 것이다.
예술은 작가의 역량과 취향에 따라 여러 형태로 표현된다. 작가가 생각하는 주제를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소재에 실어 전달하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명작이라 해도 독자의 마음을 혼란시킬 수 있고, 폭력적이거나 외설스러운 장면들로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한다.
1912년 미국의 여류작가 진 웹스터가 쓴 <키다리 아저씨>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지금까지 아이와 어른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신다. 공부하느라 머리가 아프거나, 입시 압박에 가슴이 답답하다면 시간을 조금만 내서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보라.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행복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를 것이다.
이근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