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ABC (5) 자본의 감소 법정관리
『두산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앞으로 3년간 매년 최소 5%씩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감자)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인 고려개발은 차등감자를 한 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전액잠식을 해소할 예정이다.』

최근 신문의 증권면에 보도된 기사들이다. 자사주 취득, 차등감자, 자본전액잠식~ 무슨 의미일까? 회사는 설립 후 성장과정에서 주주들로부터 추가로 출자받아 자본금을 늘리는 경우가 보통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자본금을 줄이기도 한다. 자본금을 줄일 때는 주주들에게 대가를 주고 보상하기도 하지만 보상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줄이는 경우도 있다. 전자를 유상감자, 후자를 무상감자라고 한다. 회사가 유상감자나 무상감자를 하는 배경은 여러 가지다. 이에 대해 알아보자.
주주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은 회사가 많은 이익을 내어 주가가 오르기를 원한다. 주식시장의 강세를 의미하는 서울 금융투자협회 앞의 황소상. 한경DB
주주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은 회사가 많은 이익을 내어 주가가 오르기를 원한다. 주식시장의 강세를 의미하는 서울 금융투자협회 앞의 황소상. 한경DB
■ 자본감소(감자)

주식회사의 자본은 주주들이 기여한 몫으로, 회사사업의 밑천이다. 회사는 이를 기초로 사업을 시작하고 영업을 잘해 이익이 남으면 잉여금으로 자본을 늘린다. 자본은 그래서 주주들이 주식을 매입하면서 내놓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그리고 영업을 잘해 이익이 누적된 잉여금과 그해 이익(당기순이익)으로 구성된다. 자본 감소라고 할 때 감소는 정확히 말해 자본 중에서 자본금의 감소다. 자본금은 주식 액면가액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금액이다. 즉 자본 감소는 주식 액면가격을 낮추거나 발행 주식 수를 줄여야 가능한 데 상장회사들은 보통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자본이 감소한다는 것은 채권자 거래처 등 회사 이해관계자들에게 매우 불리하다. 왜냐하면 이해관계자들에게 자본은 거래대금을 받을 수 있는 담보물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법은 자본을 줄일 경우 주주총회를 열어 특별결의를 얻고 채권자들의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등 엄격한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실질적 감자(유상감자)

감자는 크게 실질적 감자와 형식적 감자로 구분한다. 실질적 감자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돈을 주고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는 방법이다. 주주들에게 보상하고 자본금을 줄인다는 점에서 유상감자(有償減資)라고도 한다. 유상감자는 크게 두 가지 배경에서 이뤄진다. 하나는 회사 대주주 등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발행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식 가격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전자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 진출한 BIH라는 외국 투자기관이 당시 브릿지증권을 유상감자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전액 회수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아주 드문 경우로 유상감자의 결과 회사 종업원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회사를 청산하지 않고 일부 유상감자를 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식 가격을 높이기 위한 유상감자의 사례로는 자사주 취득이 있다.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높아진다.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은 이익이 나면 배당을 하는 대신 자사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보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사주를 취득하면 자사주는 자본금에서 차감하는 형식으로 기록되므로 감자 효과가 나타난다.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하면 일반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형식적 감자(무상감자)

실질적 감자는 주주들에게 보상하고 자본금을 줄이는 반면 형식적 감자는 주주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고 자본금을 줄이는 방식이다. 보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상감자(無償減資)라고 한다. 무상감자는 회사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시행하지 않는다.

보통 자본잠식으로 신규 자금을 조달하려면 누적결손금을 없애는 수단밖에 없을 때 사용한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100억원인 회사의 누적 결손금이 90억원이라면 이 회사의 자본, 즉 순자산은 1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액면가격이 5000원인 주식이 500원에 거래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회사가 주주들에게 신주를 5000원에 발행하더라도 아무도 구입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5000원짜리 주식을 500원에 발행해 판매할 수도 있으나 상법은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럴 경우 회사는 주주들이 보유한 5000원짜리 주식을 강제로 500원짜리로 평가절하해야 한다. 즉 무상감자해야 한다. 무상감자는 보통 여러 개의 주식을 한 주로 병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만일 10주를 1주로 병합한다면 자본금(액면가×발행 주식 수)은 10억원으로 감소하고 대신 누적결손금도 0원이 된다. 자본총액은 10억원으로 변함이 없다.

■법정관리

[테샛 공부합시다] 회사가 주주들로부터 받은 출자금을 돌려 주는 이유는?
감자를 할 때 주식 수를 줄이는 비율은 모든 주주들에게 공평해야 한다. 어떤 주주의 주식을 10주를 1주로 줄이고 어떤 주주의 주식은 20주를 1주로 줄여서는 안된다. 주주 평등의 원칙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이 적용되지 않은 특별한 경우가 있다. 바로 대주주가 경영을 맡아 회사를 부실하게 만든 후 회사를 회생시켜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을 경우다. 법원은 회사가 회생 가능성이 있으면 신청을 받아들이는 데 이때 회사 자본이 잠식됐다면 법원은 강제로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무상소각하게 된다.

그리고 대주주 또는 다른 새로운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회사가 회생할 수 있도록 한다. 즉 법원이 자본이 잠식된 회사를 되살릴 때 경영책임을 물어 대주주 주식만을 무상으로 소각할 수 있다.

박주병 한경 경제교육연구소장 jb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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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샛 경영학 기출문제

[문제1]
회사의 주식 수를 줄이는 감자(減資)에 대한 설명 중 틀린 것은?

(1) 주식 10주를 1주로 줄이면 10 대 1 감자다.
(2) 10 대 1로 감자하면 자본금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
(3) 보통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주식을 소각하고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4) 회사가 감자를 발표하면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급등하는 게 일반적이다.
(5) 감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을 줄이는 것으로 기존 주주에게 책임을 묻는 성격이 있다.

[문제2] A회사가 자본이 전액 잠식된 상태에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 )의 지분을 무상소각하고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괄호안에 들어갈 용어는?

(1) 모든 경영진 (2) 대주주인 경영자 (3) 소액주주
(4) 채권자 (5) 우리사주조합

[문제3] 다음의 결과를 가져 오는 경영은?

-자본금이 줄어든다.
-누적 결손금이 줄어든다.

(1) 무상감자 (2) 유상감자 (3) 무상증자
(4) 유상증자 (5) 결손처리

[해설과 정답]

1 감자는 대체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자사주 취득의 경우에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답 (4)

2 자본이 잠식된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주주 지분을 소각하고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정답 (2)

3 결손금을 줄이기 위해 기존 주주의 주식을 강제로 병합하게 되면 자본금이 줄어들게 된다. 정답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