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하늘을 보니 푸르고 푸른데 '하늘 천(天)'자는 왜 푸르지 않습니까? - 연암집
▶ 『연암집』‘답창애’ 세 번째 편지글로, ‘마을의 어린아이에게 천자문을 가르쳐 주다가, 읽기를 싫어해서 꾸짖었더니, 그 애가 말했소. “하늘을 보니 푸르고 푸른데, ‘하늘 천(天)’자는 왜 푸르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싫어하는 겁니다.” 이 아이의 총명함이 (한자를 만들었다는) 창힐(蒼)도 기죽게 할 만하지 않소.’의 일부에요.

우리는 무엇인가 배우면 그 내용을 외워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왜 그렇지?’라고 질문하지 않아요. 설사 한다 해도 어른들은 이 질문을 피하기만 했지 친절하게 답해주지 않았어요. 그렇게 우리는 질문하지 않고 외웠다 잊었다만 반복하는 공손한 학습자가 되었어요. 솔직히 이 학습은 우리를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는 만들어줬어요. 하지만 끊임없이 질문하며 나를 찾고 세상에 접근하는 법을 알려주지는 않았어요. 이제 돌아가야 해요. 남과 너무나 비슷해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내가 아닌, 남과 다른 것이 너무나 당연한 나를 찾아서 말이죠. 어쩌면 그 방법을 저 아이는 알고 있는지 몰라요.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며 처음 배운 첫 글자, ‘하늘 천’자가 왜 푸르지 않을까를 고민했던 저 아이 말이에요.

▶ 한마디 속 한자 - 字(자) 글자

▷ 금자탑(金字塔) : 1. ‘金’ 자 모양의 탑이라는 뜻으로, 피라미드를 이르던 말. 2. 길이 후세에 남을 뛰어난 업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식자우환(識字憂患) : 학식이 있는 것이 오히려 근심을 사게 됨.

허시봉 < 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