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논설위원과 함께 하는 생활서 배우는 경제상식 (28)
[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복지와 국민연금 고갈
복지

복지는 본래 ‘행복한 삶’이란 뜻이지만, 그런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나 사회가 제공하는 모든 제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됩니다. 복지 가운데 기본적인 것이 사회보장제도입니다. 사회보장제도는 국민이 평생 살아가면서 빈곤, 질병, 실업, 재해 등으로 고통받지 않게 하자는 목적의 제도들입니다. 국민연금(노후), 건강보험(질병), 고용보험(실업), 산재보험(재해) 같은 사회보험이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입니다. 또한 최저임금제도나 아동보호, 노인 및 장애인 우대, 출산·보육 지원 등도 넓은 의미에서 사회보장제도라고 할 수 있죠.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빈곤층이 줄고, 저소득층도 생활이 한결 나아졌죠. 국민들은 의료비, 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으니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늘어난 복지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복지 선진국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죠. 복지 혜택이 클수록 일을 하지 않고 정부가 주는 보조금만 챙기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이른바 복지병이 생기게 된 것이지요.

치료비가 무료니 병원에 사람들이 몰려 한없이 대기해야 했고, 의료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겨났습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의 질이 점점 형편없어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복지 비용을 메우기 위한 국민의 세금 부담은 커져만 갔죠. 심한 경우에 자기가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기도 했답니다.

결국 영국은 사회보장제도를 손질해야 했습니다. 지나친 복지 혜택으로 인해 국민이 근로의욕이나 자립의지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반성도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개념이 ‘일하는 복지’입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직업 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해 스스로 돈을 벌도록 돕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지금도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있습니다. 보편적 복지는 국민 모두에게 똑같이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이고, 선별적 복지는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을 가려서 집중 지원하자는 것입니다. 복지 비용을 감당할 만큼 나라 곳간이 튼튼하다면 상관없지만 우리나라는 사회보장제도의 기본이 되는 국민연금이 고갈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복지와 국민연금 고갈
국민연금 고갈

국민연금 고갈은 국민들에게 매달 연금으로 줘야 할 돈이 한 푼도 남지 않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국민연금에 들어오는 돈(연금 보험료)보다 나가는 돈(연금 지급액)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45년쯤 뒤에 벌어질 일이지만, 지금부터 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러면 먼저 연금이 뭔지 알아야겠지요? 연금은 영어로 펜션(pension)입니다. 연금과 숙박시설이 무슨 관계일까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연금제도를 도입한 유럽에서는 노인들이 은퇴 후 여생을 연금을 받으면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민박집 풍의 작은 여관을 펜션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연금이나 잠을 자는 펜션이나 노후 대비와 밀접한 연관이 있죠.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지금까지는 국민연금에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이 연금을 타 가는 노인 인구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국민연금에 적립된 돈은 400조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국민연금 적립금은 계속 늘어나 2044년에는 2561조원에 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로 연금을 받을 노인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연금 보험료를 내야 할 청장년층은 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국민연금은 청장년층이 낸 돈을 노년층이 받는 구조인데, 돈을 낼 사람보다 연금을 타갈 사람이 많아지면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의 추산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30년 후인 2044년까지 지금의 6배로 늘었다가 그 이후에는 불과 16년 만에 바닥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평생 국민연금 보험료를 냈는데 정작 은퇴한 뒤에는 받을 돈이 없을 게 확실하다면 연금 보험료를 계속 내야 할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겠죠? 실제로 일본에선 연금 보험료를 안 내는 젊은이들이 많아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연금 지급액을 줄이고, 연금 보험료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어렵죠. 그래서 국민연금공단은 적립금으로 주식, 채권, 빌딩 등에 투자해 수익을 높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어느덧 세계 3대 연금에 오르면서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도 큰손 대접을 받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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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국가가 운영하는 4대 사회보험이 아닌 것은?

(1) 고용보험 (2) 생명보험 (3) 건강보험
(4) 국민연금보험 (5) 산업재해보험

[해설] 사회보험은 국가에서 질병·노령·실업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도록 강제한 사회보장제도로 일종의 사회적 안전망(social safety net)이다. 국민연금(노후), 건강보험(질병), 고용보험(실업), 산업재해보험(재해)와 같은 사회보험들이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이다.

[정답]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