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논설위원과 함께 하는 생활서 배우는 경제상식 (25)
풍선이 부풀면 언젠가는 터지듯이 나라경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주식과 부동산이 너무 비싸지자 사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순식간에 모든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주가 폭락이 그 시작을 알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닛케이225지수가 1989년 말 39,000대에서 2년 뒤인 1991년에는 10,000대로 추락했습니다. 뒤이어 도쿄 집값이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10분의 1로 폭락했습니다. 그 충격은 어마어마했죠. 1억엔짜리 집을 자기 돈 5000만엔과 은행 대출 5000만엔으로 샀는데, 집값이 10분의 1 토막이 났다면 집을 팔고도 빚만 4000만엔이 남은 것입니다.
국민들은 빚 갚느라 허덕이고, 기업들은 간신히 버티고, 경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습니다. 그럼 일본 정부가 대책을 세워 위기를 막아야 할 텐데, 총리가 자주 바뀌다 보니 시간만 허비하고 제대로 대응을 못 했습니다. 경기가 나쁘면 돈을 풀어 경제활동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경제가 여전히 과열된 것으로 잘못 판단해 거꾸로 돈을 거뒀습니다. 가만히 내버려둬도 경기가 위축됐을 텐데 경제의 침체속도가 더 빨라지게 된 것입니다. 특히 1995년 고베 대지진이 터지자 복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소비세(부가가치세)를 인상한 것이 독약이 되었죠.
2000년대에 들어서자 그나마 버티던 기업들마저 소비 부진으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부터는 총리가 해마다 바뀌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제는 파탄났습니다. 일본에서 잃어버린 20년이 몰고 온 후유증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무기력증이 팽배하고, 젊은이들은 은둔형 외톨이가 돼가고 있죠. 게다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여러가지로 힘겨운 상황입니다.
엔고(円高), 엔저(円低)
그렇기 때문에 일본 아베 총리는 과감하게 엔저 정책을 펴서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자 했습니다. 엔저로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액도 늘어나 해외에서 일본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해외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업은 일자리를 늘릴 테니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나 소비가 활발해질 거란 기대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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