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경쟁력 세계 26위
WEF 140개국 평가, 노동·금융 낙후가 순위 갉아먹어


◆WEF 국가경쟁력 순위

낙후된 노동·금융시장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이 30일 발표한 ‘2015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140개국 가운데 26위였다.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난해와 같은 순위다. 평가는 각국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 10월1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대한민국 국가경쟁력 세계 26위 등
☞ 한 나라의 경쟁력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인구수, 경제력, 군사력, 제도와 관행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국가경쟁력을 순위로 파악할 수 있으면 어떤 게 부족하고 어떤 걸 개선해야 할지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조사해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곳이 있는데 WEF와 IMD가 그 주인공이다.

WEF(World Economic Forum, 세계경제포럼)는 저명한 기업인·학자·저널리스트·정치인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대해 토론하고 연구하는 국제민간회의로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이끌고 있다. WEF는 스위스의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매년 1~2월 열리는 다보스포럼(Davos Forum)을 주최하고 있기도 하다. 다보스 포럼은 세계 각국의 정계·관계·재계 인사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세계의 발전방안 등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는 회의다.

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 국제경영개발대학원)는 스위스 로잔에 있는 경영대학원이다.

WEF와 IMD는 매년 정례적으로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를 발표한다. 대상 국가는 WEF가 세계 140여개국, IMD가 60여개국이다. 평가기준은 WEF의 경우 인프라, 거시경제, 보건 및 초등교육, 노동시장 효율성, 금융시장 효율성, 기업혁신 등 12가지이며 세부 평가항목은 114가지다. IMD는 경영활동, 물가, 기업관련 법규, 사회적 여건, 노동시장 등을 기준으로 한다.

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2015년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세계 26위다. 2014년과 같다. 역대 최고였던 2007년 11위에서 15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2013년 이후 25~26위에 머물러 있다. 이웃 일본(2015년 5위)은 물론 대만(15위), 말레이시아(18위)보다도 뒤처졌다. 중국(28위)에도 곧 추월당할 처지다. 올해 1위는 스위스,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미국이다.

왜 이처럼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뒤처진 것일까? WEF의 조사 대상 분야별로 볼 때 거시경제 환경(7위), 기업혁신(22위) 등에선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반면 노동과 금융시장의 비효율성이 발목을 잡았다. 노동시장 효율성은 8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좀 더 구체적인 항목별로는 ‘고용 및 해고 관행’이 작년 106위에서 9계단 떨어진 115위로 조사돼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임금 결정의 유연성’도 58위에서 66위로 하락했다. 노사간 협력(132위), 정리해고 비용(117위) 등도 100위권 밖이다.

금융시장 성숙도 역시 순위가 80위에서 87위로 낮아졌다. ‘대출의 용이성’(119위) ‘은행 건전성’(113위) 등은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았다. 금융시장 순위는 부탄(86위), 우간다(81위), 가나(76위), 르완다(28위)보다도 낮았다.

정부 부문도 걸림돌이다. 정책결정의 투명성은 123위로 최하위 수준이고, 정부 규제가 실제로 부담되는 정도를 평가한 항목은 97위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지난 5월 61개국 중 25위로 나타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에서 정부 효율성이 하락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노동과 금융시장의 경직성, 정부 정책의 불투명과 규제가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대표적인 요인인 셈이다. 이는 정부가 노동과 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을 외쳐왔지만 그 성과가 아직 미미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경제계 관계자는 “다른 국가와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한국 기업인들이 국내 노동·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라는 모두 230개국이 넘는다. 이 가운데는 잘사는 나라도 있고 못사는 나라도 있다.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를 나누는 요인은 무엇일까? 답은 생산능력과 생산성의 차이가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가른다는 것이다. 한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가 재화나 서비스를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지를 뜻하는 생산능력에 달려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론 한 사람이 1시간 일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생산성)의 차이가 격차를 낳는다. 이와 함께 ‘경제자유도’와 ‘기업하기 좋은 나라’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WEF의 국가경쟁력은 한 나라가 얼마나 경제적 자유도가 높으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가를 따지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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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늘려 경기 살려보자” 3만여 유통업체 참여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성황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가 1일 백화점·온라인 쇼핑몰·전통시장 등 온·오프라인 점포에서 동시에 시작한다.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가격 할인율도 기본 50%에서 최대 80%로 일반 세일행사보다 높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막이 오르는 10월1일을 기해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10월1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대한민국 국가경쟁력 세계 26위 등
☞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원래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주 목요일) 다음날 금요일에 시행하는 연중 최대 할인판매 행사를 의미한다. ‘흑자(Black figure)’와 ‘금요일(Friday)’의 합성어로, 세일을 통해 상점들이 재미를 보는 금요일 정도라는 뜻이다.

미국 기업들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 이어지는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에 1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미국 연간 소비의 20%가량이 이 기간 중 이뤄져 블랙 프라이데이에 얼마나 많은 상품이 팔렸는지를 보고 미국의 경기를 가늠하기도 한다.

정부가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본떠 한국판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백화점 71곳, 대형마트 398곳, 편의점 2만 5400곳 등이 참여한다. 전통시장 200여곳, 11번가와 G마켓 등 16개 온라인 쇼핑몰도 동참한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이 진행하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는 레니본, DKNY, 닥스골프, 클럽모나코 등 평소 할인 판매가 거의 없었던 브랜드도 참여한다.

대형마트들도 다양한 반값 행사를 준비했다. 이마트는 인기 생필품 1000여개 품목을 50%까지 할인하며, 이마트 자체상표(PB)인 피코크 브랜드 상품도 묶음으로 구매하면 인하된 가격을 적용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는 5~7일 매일 삼겹살 계란 세제 등 품목을 정해 5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

편의점도 10월 한 달간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연다.

CU는 탄산수 등 인기 상품에 대해 50% 쿠폰을 지급하고, PB상품 구입 시 CU멤버십 포인트를 12%까지 적립해준다. GS25도 다음달 말까지 인기 상품 700여종을 대상으로 ‘1+1’, ‘2+1’ 등의 증정행사를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음료 과자 등 30여개 품목을 15~30% 할인 판매한다.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공식 홈페이지(www.koreablackfriday.org)를 활용하면 참여 업체별 주요 세일행사를 알 수 있다.

정부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대규모로 기획하고 자동차 및 대형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도 최근 깎아준 건 소비를 늘려 경기를 살려보자는 뜻이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