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페나 음식점 등에 어린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노키즈존(No kids zone)이 늘어나고 있다. 출입 금지 대상이 되는 아이들의 연령은 가게마다 좀 다르다. 초등학생 이하인 경우도 있고 10세이하, 혹은 5세미만으로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연령 어린이는 부모와 동반하더라도 입장을 할 수 없다. 업주들은 아이들이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고 떠들어대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어린 아이들을 혼자 집에 둘 수 없어 약속이라도 있으면 데리고 외출해야 하는 엄마들은 부당한 차별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노키즈존을 둘러싼 찬반 양론을 알아본다.
○ 찬성 “타인에 피해를 주고 안전사고 문제도 있다”
노키즈존을 선언한 업주들은 “매상을 포기하면서까지 오는 손님을 오지 말라고 할 때는 오죽하겠느냐”며 자신들도 고육지책임을 토로한다. 제주도에서 한 카페를 운영하는 모씨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주변에 그런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늘어나는데 용기를 갖고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에 들어섰다가 아이들이 뛰어 다니는 걸 보면 바로 매장을 나가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데 대해 좀 더 신경을 쓴다면 노키즈존도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주부 y모씨는 “기분 나쁘기는 한데 엄마들 중에 너무 아이들 버릇 없는 거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쟎아요. 그래서 이해는 가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니까요”라며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 가족이 식당에 갔다가 떠들고 돌아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크게 불괘했다는 K씨도 적극 찬성한다는 견해다. 그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식당이었는데 다른 테이블의 아이가 우리 테이블까지 와서 수저를 만지작 거리고 사람들 얼굴을 가까이서 쳐다보고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는데 부모라는 사람들이 전혀 제지하지 않는 것을 보고 기가찼다” 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가정교육을 제대로 하는 집이 정말 드문 것 같다”고도 했다.
법무사 K씨는 “어려서부터 사회 질서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어른이 되어서도 질서를 잘 지키는 법이다. 가게 주인이 자기 맘대로 노키즈존을 시행해도 된다고 본다. 이런 가게 싫은 사람은 다른 가게로 가면 된다”는 견해다.
○ 반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명백한 차별이다”
젖먹이 아이 같은 경우 도저히 혼자 두고 외출할 수 없어서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무슨 모임이나 약속이 있어도 아기를 데리고 가지 못하는게 말이 되느냐는 입장이다. 특히 아이를 동반하는 것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명백한 차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한다. 두돌짜리 아이가 있는 아기 엄마 S씨는 “어떤 이유에서든 육아를 전담한 여성들은 외출할 때 아이를 동반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카페에 들를 수도 있고 식당에서 외식을 할 수도 있다. 그런 여성들에게 노키즈존이라고 입장을 막는다면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모 포털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아이는 통제하려고 해도 안 되는 경우가 더 많다. 키워보면 안다. 아이 때 말 잘 듣고 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식당에서 손님을 골라 받는 거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돼어 있다. 왜 일까? 식당은 공공장소이며 공공장소는 만인이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이를 금지시키지만 나아가서 휠체어 탄 장애인도 출입금지 시킬 수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 출입금지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노키즈존이라는 말 자체가 어떤 특정 다수의 부류를 규정지어 차별을 두겠다는 말인데 우리 사회가 이런 차별에 대해 점점 더 무감각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물론 아이들이 뛰어놀면 위험할 수 있는 장소에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노키즈존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들의 말엔 동의하지만 그 해결책이 노키즈라는 차별적인 단어가 아니라 어린이보호구역 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다”는 글을 남겼다.
○ 생각하기 “아이가 아닌 타인의 피해에 무감각하고 내 자식만 생각하는 부모들의 문제”
오래 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한 슈퍼마켓에서 본 일을 잊을 수 없다. 한 3~4살 되는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고 울어대자 부모가 황급히 아이를 들쳐 안고 슈퍼 밖으로 뛰어 나갔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어땠을까. 대형마트에서 아이가 떼를 쓰고 운다고 아이들 급하게 데리고 나갈 부모가 과연 있을까. 만약 한국의 부모들 대다수가 자신의 아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타인들이 불편을 겪는다고 생각되면 바로 신속히 조치를 취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다면 노키즈존은 필요 없다고 본다.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타인이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다. 아이를 두고 외출할 수 없는데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를 반복한다. 아이는 원래 통제가 안되는데 당신들도 길러보면 알텐데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여전히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나의 입장 혹은 내 어린 자식의 입장만 생각하는 것같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아무리 예쁜 자식도 남에게는 소음이요 짜증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좀 더 많은 부모들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업소에서 아동 관련 사고라도 발생하면 그 책임은 업주가 지어야 한다.
문제의 중심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다. 나에게 한없이 소중한 아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존중받길 원한다면, 공공장소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절부터 아이에게 가르치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된다면 노키즈존은 설땅이 없어질 것이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노키즈존을 선언한 업주들은 “매상을 포기하면서까지 오는 손님을 오지 말라고 할 때는 오죽하겠느냐”며 자신들도 고육지책임을 토로한다. 제주도에서 한 카페를 운영하는 모씨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주변에 그런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늘어나는데 용기를 갖고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에 들어섰다가 아이들이 뛰어 다니는 걸 보면 바로 매장을 나가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데 대해 좀 더 신경을 쓴다면 노키즈존도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주부 y모씨는 “기분 나쁘기는 한데 엄마들 중에 너무 아이들 버릇 없는 거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쟎아요. 그래서 이해는 가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니까요”라며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 가족이 식당에 갔다가 떠들고 돌아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크게 불괘했다는 K씨도 적극 찬성한다는 견해다. 그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식당이었는데 다른 테이블의 아이가 우리 테이블까지 와서 수저를 만지작 거리고 사람들 얼굴을 가까이서 쳐다보고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는데 부모라는 사람들이 전혀 제지하지 않는 것을 보고 기가찼다” 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가정교육을 제대로 하는 집이 정말 드문 것 같다”고도 했다.
법무사 K씨는 “어려서부터 사회 질서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어른이 되어서도 질서를 잘 지키는 법이다. 가게 주인이 자기 맘대로 노키즈존을 시행해도 된다고 본다. 이런 가게 싫은 사람은 다른 가게로 가면 된다”는 견해다.
○ 반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명백한 차별이다”
젖먹이 아이 같은 경우 도저히 혼자 두고 외출할 수 없어서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무슨 모임이나 약속이 있어도 아기를 데리고 가지 못하는게 말이 되느냐는 입장이다. 특히 아이를 동반하는 것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명백한 차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한다. 두돌짜리 아이가 있는 아기 엄마 S씨는 “어떤 이유에서든 육아를 전담한 여성들은 외출할 때 아이를 동반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카페에 들를 수도 있고 식당에서 외식을 할 수도 있다. 그런 여성들에게 노키즈존이라고 입장을 막는다면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모 포털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아이는 통제하려고 해도 안 되는 경우가 더 많다. 키워보면 안다. 아이 때 말 잘 듣고 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식당에서 손님을 골라 받는 거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돼어 있다. 왜 일까? 식당은 공공장소이며 공공장소는 만인이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이를 금지시키지만 나아가서 휠체어 탄 장애인도 출입금지 시킬 수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 출입금지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노키즈존이라는 말 자체가 어떤 특정 다수의 부류를 규정지어 차별을 두겠다는 말인데 우리 사회가 이런 차별에 대해 점점 더 무감각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물론 아이들이 뛰어놀면 위험할 수 있는 장소에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노키즈존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들의 말엔 동의하지만 그 해결책이 노키즈라는 차별적인 단어가 아니라 어린이보호구역 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다”는 글을 남겼다.
○ 생각하기 “아이가 아닌 타인의 피해에 무감각하고 내 자식만 생각하는 부모들의 문제”
오래 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한 슈퍼마켓에서 본 일을 잊을 수 없다. 한 3~4살 되는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고 울어대자 부모가 황급히 아이를 들쳐 안고 슈퍼 밖으로 뛰어 나갔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어땠을까. 대형마트에서 아이가 떼를 쓰고 운다고 아이들 급하게 데리고 나갈 부모가 과연 있을까. 만약 한국의 부모들 대다수가 자신의 아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타인들이 불편을 겪는다고 생각되면 바로 신속히 조치를 취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다면 노키즈존은 필요 없다고 본다.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타인이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다. 아이를 두고 외출할 수 없는데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를 반복한다. 아이는 원래 통제가 안되는데 당신들도 길러보면 알텐데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여전히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나의 입장 혹은 내 어린 자식의 입장만 생각하는 것같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아무리 예쁜 자식도 남에게는 소음이요 짜증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좀 더 많은 부모들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업소에서 아동 관련 사고라도 발생하면 그 책임은 업주가 지어야 한다.
문제의 중심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다. 나에게 한없이 소중한 아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존중받길 원한다면, 공공장소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절부터 아이에게 가르치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된다면 노키즈존은 설땅이 없어질 것이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