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논설위원과 함께하는 생활서 배우는 경제상식 (20)
[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치킨게임
치킨게임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 닭싸움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치킨게임은 두 대의 자동차가 마주 보고 돌진하다가 먼저 핸들을 꺾어 피하는 쪽이 겁쟁이가 돼 지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왜 여기에 치킨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치킨이 겁쟁이를 뜻하는 속어로도 쓰이기 때문입니다. 겁쟁이게임이라고도 불리는 치킨게임은 1950년대 미국의 갱이나 반항적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습니다.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을 보면 두 젊은이가 각자 차를 몰고 결투를 벌이듯 절벽으로 돌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먼저 멈추는 사람이 지는 치킨게임인 것입니다. 어떤 형태의 치킨게임이든지 한쪽이 물러서거나 양보하지 않으면 둘다 파국으로 치닫게 마련입니다. 이런 치킨게임에서 이기는 비결은 배짱이겠죠. 하지만 이 때의 배짱은 지혜와 치밀한 분석에 따른 필승 전략이 아니라 막무가내의 만용일 뿐입니다. 아무리 용감해도 죽고나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치킨게임
치킨게임은 정치, 경제용어로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80년대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은 치킨게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서로 경제가 기울 정도로 신무기 개발에 돈을 쏟아 붓다가 결국 한쪽(소련)이 무너져버렸습니다.

경제 쪽에선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선두 기업이 경쟁자들을 몰아낼 때 주로 이 전략을 사용합니다. 2000년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새로운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공급과잉이 심각했죠. 그 때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설비를 늘리고 반도체 가격을 내리면서 치킨게임이 벌어졌습니다. 삼성이 내리니 다른 외국업체들도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지금은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몇몇 업체만 남았습니다. 치킨게임은 잘못하면 같이 망하지만 경쟁 기업이 무너지면 시장의 강자로 살아남아 더 큰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휴대폰 보조금 전쟁을 벌이는 것도 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휴대폰 보조금

[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치킨게임
휴대폰 보조금은 통신사가 고객에게 단말기값으로 주는 지원금입니다. 스마트폰이 너무 비싸니 통신사가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단말기값의 일부를 내주는 것이죠. 휴대폰 보조금이 늘면 늘수록 통신사들은 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한 회사만 보조금을 중단했다가는 다른 통신사에 고객을 다 빼앗길테니 멈출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통신사들끼리 보조금을 주지 말자고 담합할 수도 없습니다. 걸리면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하니까요.

휴대폰 보조금 결쟁이 치열한 것은 통신이 전형적인 내수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내수 산업은 주로 국내에서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수출 산업은 세계 70억 인구를 대상으로 물건을 만들어 팔지만, 내수 산업은 인구 5천 만명의 국내시장만 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더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내수 시장은 전체 규모를 키우기 어렵습니다. 인구가 늘고 국민소득이 높아져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다만 올해부터 대체휴일제가 실시돼 쉬는 날이 늘면 소비도 늘어난다고 합니다. 정부는 그렇게라도 내수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어요.

대체휴일제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대체휴일제는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칠 경우 그 다음 첫 번째 비공휴일 하루를 대신 쉬게 하는 제도입니다. 그동안에는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쳐도 별도로 쉬는 날이 없이 그냥 넘어갔지만 대체휴일제 덕에 공휴일이 일요일이랑 겹치면 그 다음 평일에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체휴일제는 모든 공휴일이 아니라 설, 추석 연휴, 어린이날에만 해당됩니다. 특히 어린이날은 토요일과 겹쳐도 대체휴일을 허용합니다.

대체휴일제가 모든 공휴일에 적용된다면 국내 여행 등 국내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에요. 대체휴일제는 공무원, 공공기관의 경우 바로 적용되지만 민간 기업에는 권장 사항이지 의무는 아니기 때문이죠.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대체휴일제가 그림의 떡일 테니 반쪽짜리 대체휴일제인 셈이죠.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공휴일이 특정 날짜가 아니라 몇 월 몇째 월요일 식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목요일이에요. 미국에서는 이날부터 일요일까지 나흘을 쉰답니다.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는 블랙 프라이데이도 포함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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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중 소득의 사례와 소득 원천을 바르게 연결한 것은?(단, 집세는 임대사업자가 아닌 개인 소득이다.)

(1) 월급-사업소득, 집세-근로소득
(2) 집세-재산소득, 월급-근로소득
(3) 월급-이전소득, 집세-사업소득
(4) 집세-근로소득, 기초연금-이전소득
(5) 월급-근로소득, 기초연금-사업소득

[해설] 소득은 크게 근로·재산·사업·이전소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노동을 제공한 대가로 받는 월급 등은 근로소득에 해당한다. 재산소득은 금융자산(예금·주식·채권)과 실물자산(토지·건물)을 시장에 제공한 대가를 말하며 예금이나 채권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자, 주식 투자에 따른 배당, 건물 등 부동산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 등이 재산소득에 속한다. 사업소득은 사업을 해 일정 기간 동안 번 총 수입에서 총 비용을 뺀 것으로 문제의 가정에 집세는 임대사업자가 아닌 개인의 소득이라고 했으므로 사업소득이 아니라 재산소득이다. 이전소득은 직접 생산활동에 참가한 대가로 받는 소득이 아니라 무상으로 받는 용돈이나 생계비 보조금, 기초연금, 실업수당 등이 해당된다.

[정답]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