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매도를 제한하는 본질적 이유는 주가 하락이 투자자, 증권사, 정부 등 다양한 경제주체에 재무적 손실을 입히기 때문임을, 즉 이들의 이해관계 때문임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이해관계는 단지 공매도에만 국한하진 않는다. 주가 하락을 유발할 뉴스, 정보, 견해 또한 이들에게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면 공매도를 제한하듯 주가에 부정적인 이런 요인들도 누군가 제한하고 있지 않을까. 정부뿐 아니라 다른 이해관계자도 이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고 있진 않을까.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하고 나아가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도 이어지므로 정부는 이들을 달래야 할 유인이 있다. 그러다 보면 무리한 처방도 하게 돼 과거에는 정부가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주가 하락을 막겠다고 나선 적도 있다.

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추천을 잘 안 하는 이유는 해당 기업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고 자사 이익에 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갑)가 B자산운용사나 B사의 계열기업을 매도 추천한다고 가정해보자. B사가 이에 반발해 향후 A사에 더 이상 매매 주문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또 A사가 B사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갑은 A사 경영진으로부터 질책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전체 증권업계는 증시가 불황일 때보다 호황일 때 돈을 많이 벌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되도록 주가에 긍정적인(부정적인) 전망이나 견해를 적극적으로(소극적으로) 내놓는다. 대부분의 언론매체는 이를 그대로 전달하므로 언론 보도만 믿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지난 4월 말 코스피지수가 2150을 넘자 일부에서는 마치 주가 3000시대가 곧 도래할 것처럼 성급한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단기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장기적, 근본적 이해관계를 생각한다면 ‘노(no)’ 해야 할 때는 ‘노’ 하는 게 슬기로운 것이다. 비유한다면 요즘 중학교 2학년생이 예측 불가라며 아예 훈계를 포기하는 선생님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훈계는 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 중 장기적으로 누가 더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주가나 집값을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정부와 매수·보유만 추천하는 증권인은 근시안적 이해관계만 보는 것이다. 매도를 소신 있게 추천하는 증권인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져 전체 비즈니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고 해당 기업도 이들에게 선별적 불이익을 줄 수 없다. 매도 추천도 훌륭한 추천이다.

유진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