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경제] 한국 첫인상 좌우하는 직업 '관광통역안내사'
취업난이 심한 요즘 대학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하나가 있다. 어떤 직업이 유망한가요 내지 어떤 직업이 취업 가능성이 높나요 같은 일련의 질문들이 그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인력이 부족한 분야가 취업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주목해야 할 분야가 있으니 다름 아닌 관광이다.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400만명에 이르렀다. 2007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가 644만명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불과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2배 이상 급격히 증가했다.

가장 각광받는 제주 지역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만 20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강남구만 하더라도 한국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고자 찾아온 중국인이 연간 3만명 수준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전체로는 연간 의료관광객만 26만명에 이른다. 관광객 증가 추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면세점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은 8조2000억원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처럼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직업이 관광통역안내사다. 관광통역안내사는 쉽게 말해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에게 국내 관광지를 설명하고 여행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흔히 ‘관광가이드’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어학능력 필수, 국가관도 중요

[직업과 경제] 한국 첫인상 좌우하는 직업 '관광통역안내사'
과거에는 관광안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전문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9년 관련 법규가 일부 개정돼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업자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을 가진 사람을 관광안내에 종사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관광통역안내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은 1년에 상반기, 하반기 한 번씩만 시행하는데,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1차 필기시험에는 한국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확인하기 위한 국사와 관광객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필수 지식인 관광 관련 법규, 관광학개론이 포함돼 있다. 외국어 구사 능력은 2007년부터 공인 외국어성적을 제출하면 되고 별도의 외국어 시험은 없다.

필기시험인 1차에 이어, 면접으로 진행하는 2차 시험은 크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먼저 국가관 및 사명감을 확인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는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처음 접하는 사람이 관광통역안내사라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관광통역안내사가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따라 관광객들은 한국을 전혀 다르게 인식할 수 있으며, 관광통역안내사가 어떠한 태도를 보였는지에 따라 한국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관광통역안내사에게 남다른 국가관 내지 사명감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호텔·항공사 취업에도 유리

면접시험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또 다른 내용은 관광안내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응용 능력이다. 관광 안내는 이론이 아니라 실무다. 따라서 현장에서 전개되는 돌발 상황 속에서 적절한 답을 도출하는 능력은 관광통역안내사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관광통역안내사가 갖춰야 할 중요 덕목 중 하나는 당연히 관광객을 정중히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따라서 관광통역안내사 면접시험은 지원자가 어떤 품성과 예의 성실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내용은 의사소통 능력이다.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 내지 상황을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은 관광통역안내사가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임을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직접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통역안내사는 호텔, 여행사, 항공사, 관광 관련 관공소 등에 취업하는 데 용이하며, 실제 많은 사람이 이들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년 제한 없어 근무기간 길어…

관광통역안내사의 급여는 일반적인 수준을 말하기가 어렵다. 여행사를 통해 방문한 다수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안내하는 사람과 직접 방문한 소수의 부유층만을 위한 개인 안내를 수행하는 사람까지 업무 영역과 대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느끼는 만족도에 따라 급여 수준이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

또한 관광통역안내사의 업무 범위에 따라서도 급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관광통역안내사는 단순히 관광지 투어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의 환전, 숙박, 교통편 등을 모두 관리하는 업무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 내용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부응하는 반대급부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국내 관광객의 절대 다수가 중국인이다 보니, 중국동포 등이 관광통역안내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에 이주해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 역시 관광통역안내사로 활동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이들이 보유한 외국어 역량에 기인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외국어 구사 능력을 바탕으로 강점을 갖고 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국 내부 사정에 대해서 내국인만큼 많은 정보와 경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관광통역안내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급속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직종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역량과 노력에 따라 그에 부응하는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직업 중 하나다. 특별한 정년 제한이 없다는 것도 관광통역안내사가 가진 중요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과 추억을 심어주는 직업이라는 자긍심과 보람은 관광통역안내사에게 덤으로 주어지는 보상이 아닌가 싶다.

박정호 < KDI 전문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