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논설위원과 함께하는 생활서 배우는 경제상식 (15)
치킨집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습니다. 치킨집들의 가격 인상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카르텔로 보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카르텔
가격·품질 경쟁없는 담합

드라마에 나오는 교복은 한결같이 예쁜데 내 주변의 교복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별로인걸까요? 그래도 멋이 있든 없는 새 교복을 사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입니다. 그런데 교복 업체들끼리 교복값을 올려 받자고 약속했다면 화가 나겠죠? 이런 약속을 카르텔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카르텔은 사정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피곤하게 싸우지 말고 잘 협조하자고 담합을 하는 행동이나 그런 담합에 참여한 기업들을 기리키는 말압니다. 즉 경쟁을 자제하고 시장을 나눠 먹는 것이죠.

카르텔은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줍니다. 기업들이 카르텔로 똘똘 뭉쳐 가격을 올렸다면 소비자는 달리 대안이 없습니다. 카르텔은 독점 기업처럼 멋대로 가격을 정해서 폭리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갑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독점금지법(우리나라는 공정거래법)을 통해 카르텔의 담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라면 업체 4곳의 담합을 적발하고 1,354억원의 벌금을 물렸습니다. 벌금액이 어마어마 하죠? 이 돈은 라면 업체가 천 원짜리 라면 1억 3,540만 개를 팔아야 얻을 수 있는 돈입니다.

국경넘어 국제 카르텔로 형성

엄한 처벌을 받는데도 기업들이 카르텔을 구성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경쟁하면 피곤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부에 들키지 않고 비싸게 팔 수 만 있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 되겠죠.

카르텔은 주로 교복, 정유, 자동차 분야에서 일어납니다. 그 시장에 경쟁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카르텔이 유지되려면 참여 기업이 너무 많아도 안 되고, 기업 간에 격차가 너무 커도 안 됩니다. 카르텔에 속하지 않은 강력한 경쟁자도 없어야죠.

기업들 간의 카르텔이 국경을 넘어 형성되면 국제 카르텔이 됩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가격을 올려 받자고 담합한다면 국제 카르텔이 되겠죠. 가장 큰 카르텔은 국가 카르텔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 12개 산유국이 가입한 OPEC(석유수출국기구·오펙)이 대표적입니다.

OPEC은 원유 생산을 줄여 원유값을 높였습니다. 그 결과 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OPEC의 담합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돈이 급한 회원국이 원유를 많이 생산해 팔았고 게다가 외부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호주, 노르웨이 등 비회원국의 생산량이 OPEC의 생산량과 맞먹고, 미국도 원유를 수출하고 있으니까요. 당연히 OPEC의 힘이 빠질 수 밖에 없겠죠.

비만 유발 식품에 부과 ‘비만세’

[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카르텔
비만세는 비만을 유발하는 고지방 식품에 물리는 세금입니다. 그런데 이름이 비만세이다 보니 뚱뚱한 사람에게 물리는 세금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비만세는 비만 유발 식품에 부과되므로 정확하게는 ‘포화지방세’라고 불러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 법안에 대해 검토 중이지만 덴마크는 2011년 10월 세계 최초로 비만세를 도입했습니다. 덴마트 정부는 포화지방 2.3%인 모든 제품(버터, 우유, 피자, 식용유, 육류, 가공식품 등)에 대해 1kg당 16크로네(2,289원)의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왜 국가가 이전에 없던 세금을 만들면서까지 국민의 몸무게를 신경쓰는 걸까요? 뚱뚱한 사람은 몸에 쌓인 지방이 많아 성인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비만일 경우 표준 체주인에 비해 연간 의료비가 최고 1,500달러 더 든다는 해외 연구도 있었습니다. 늘어난 의료비는 개인과 국가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비만세는 국민 건강을 도모하고 비만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덴마크 1kg당 2290원 세금 부과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나라마다 비만세의 대상은 다양합니다. 멕시코는 2014년부터 탄산음료에 세금을 물렸습니다.

비만세를 물리는 대상이 설탕이 들어간 제품이면 설탕세라고도 부릅니다. 프랑스, 핀란드는 사탕, 초콜릿 등 설탕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설탕세를 물리고 있습니다. 헝가리는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에 특별세를 부과하고 있죠.

비만세 이후 이들 나라의 국민들은 정부의 기대만큼 건강해졌을까요? 사탕수수의 주요 생산지인 멕시코에서는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의 재배 농민들이 타격을 입고 탄산음료값이 14% 정도 올라 국민들의 식품 구입비 부담만 늘어났습니다.

한편 비만세의 원조인 덴마크는 도입 1년 만에 비만세를 폐지했습니다. 국민들이 비만세가 없는 이웃나라 독일로 원정 쇼핑을 다녀, 고지방 식품의 소비는 예전과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식품 대부분에 비만세가 붙으면서 물가가 오른 것도 한 몫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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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신문 기사 내용에 가장 적절한 경제 용어는?

◆◆을 생산하는 3개 회사의 책임자는 시내 모처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고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가격 할인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제품 생산량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온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밝혀졌다.

(1) 독점 (2) 담합 (3) 자연독점 (4) 가격 경쟁 (5) 정부 실패

[해설] ‘담합’은 과점 기업들이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가격을 협의하여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담합으로 기업들이 부당한 이윤을 얻는 만큼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정부(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담합이 적발되면 처벌을 하여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답]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