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경제] 미식 관광을 주도하는 직업 '요리사'
최근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신종 산업 중 하나가 미식관광(gastronomy tourism)이다. 여기서 말하는 미식관광이란 좋은 먹거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체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음식을 제조하는 과정을 살펴보거나 혹은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마저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수익성 높은 산업

[직업과 경제] 미식 관광을 주도하는 직업 '요리사'
많은 국가에서 이처럼 미식관광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식관광이 내포하고 있는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들이 여행 중에 먹거리에 소비하는 비중이 평균적으로 전체 소비 지출 중 17%에 해당한다고 한다. 먹거리 문화가 특히 발달한 스페인 내지 이탈리아 같은 일부 국가들의 경우에서는 관광 지출 비중 중에서 먹거리 관련 지출이 30%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국제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리고 추가적인 관광 수입을 창출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식관광에 주목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미식 문화 내지 산업을 활성화시키려는 이유는 더 있다. 우리는 특정 국가를 기억할 때 해당 국가의 건축물 내지 국기 등으로 떠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국가의 음식으로 해당 국가를 떠올리게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한국하면 김치, 일본하면 스시, 중국하면 중국요리, 이탈리아하면 피자가 떠오르는 것이 그것이다. 때문에 미식관광의 활성화는 해당 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식관광은 해당 국가의 도심지를 중심으로 번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당 국가의 토착 식자재를 바탕으로 미식관광이 번성하는 경우 또한 많기 때문에 교외지역 내지 변두리 지역에서 성행할 수 있는 산업이다. 미식관광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미식관광은 그 어느 산업보다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미식관광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써 고용창출효과마저 높기 때문에 경제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받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스타 요리사 ‘주목’

이상에서 설명한 이유로 인해 최근 먹거리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먹거리 문화에 대한 관심 고조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는 직업이 있으니, 다름 아닌 요리사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앞서 언급한 경제적인 이유와 함께 각종 언론 매체에서 요리사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일명 스타 요리사라 불리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다양한 TV 프로를 통해서 요리가 주는 즐거움과 혜택을 많은 사람들에게 제시해 주고 있으며, 요리사라는 직업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래 직업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요리사는 수위를 달리는 직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렇다면 요리사는 어떻게 해야 될 수 있을까?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조리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복어조리 등의 조리사 관련 자격증이 있으며, 이와 함께 제과, 제빵 등의 자격증이 시행되고 있다. 이들 자격증은 해당 분야의 요리를 처음 배울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뿐만 아니라 요리사가 되고픈 사람들에게 요리사가 되기 위해 자신이 요리사로써 기초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는 사실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요리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요리사를 필요로 한 많은 직장에서 자격증을 절대적으로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특급 호텔 내지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요리사가 특별한 자격증 하나 없다 하더라도 음식 맛만 좋다면 얼마든지 채용할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 관련 분야의 분위기라고 한다. 따라서 요리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자격증 보유 여부가 아니라 본인이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요리사 자격증을 보유하는 것은 분명 관련 분야로 진출할 때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자격증 이외에도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것도 요리사가 될 수 있는 경로 중 하나이다. 많은 대학에서 외식학과라는 학과 명을 볼 수 있는 해당 학과들이 대부분 요리사를 양성하기 위한 학과들이다. 물론 해당 학과 역시 졸업과 동시에 다양한 조리 관련 자격증을 자동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자격증을 보유하는 데 있어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메뉴개발은 창의

많은 사람들이 요리사는 요리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데 이는 커다란 오해이다. 요리사가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식자재를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좋은 식자재를 선별하고 더 나아가 관련 식자재를 신선한 상태로 관리하는 업무 역시 요리사가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먹은 음식물과 접시 등을 설거지 하는 것도 요리사의 주된 업무 중에 하나다.

이 밖에도 뛰어난 요리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획력 또한 갖추어야 한다. 자신의 식당을 찾은 많은 손님들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방문 이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요리를 개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요리사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요리사에 대한 처우는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먼저 요리사의 근무 여건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못했다. 대부분의 요리사는 오전 8시 이전에 출근하여 요리 준비를 해야 하며, 손님들의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도 뒤처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밤 9시 넘어 퇴근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특급 호텔과 같이 요리사의 처우가 보장되는 일부 직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요리사들은 하루 10시간 가까운 시간을 주 6일 이상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치는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수준의 근무시간에 해당한다. 특히 요리하는 내내 서서 일해야 하며, 무거운 식자재 내지 물건을 나르는 일도 많으며, 조리 과정에서 동일한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관절염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급여 수준 또한 생각보다 낮은 편이다. 요리사로 처음 취업을 할 경우 150만 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게 되며, 10 년 정도의 경력을 쌓고 나서야 3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

미래학자들은 미래의 직업의 세계를 전망하면서 많은 직업들이 로봇 등으로 대체되어 소멸될 것이지만, 인간만이 가진 감수성을 활용하는 직업과 인간만이 가진 미묘한 손놀림을 활용하는 직업만은 결코 기계나 기술로 대체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축척된 손놀림을 활용한 요리로 손님의 미각뿐만 아니라 시각과 후각 등의 다양한 감정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는 요리사 그 어느 직업보다 수명이 긴 직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정호 < KDI 전문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