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 김국인 쌤의 재미난 수학세계 - 수학의 大명문가 ‘베르누이 가족’

야코프(왼쪽)와 요한
야코프(왼쪽)와 요한
지난 호(470호)에서 최단강하곡선 문제를 제기한 요한 베르누이의 가족은 3대에 걸쳐 10명의 수학자가 활동한 수학 명문가였다. 요한 베르누이의 아버지 니콜라스 베르누이는 스위스 바젤의 시장이며 정치가이자 상인이었는데, 세 아들 중 두 아들이 지난 호에서 소개한 베르누이 형제 야코프와 요한이다.

니콜라스는 야코프는 신학자, 요한은 상인이 되기를 희망했으나 두 형제는 아버지 몰래 수학을 공부했다. 형 야코프는 뚝심 있게 당대의 수학자 라이프니츠의 논문을 3년 동안 공부한 뒤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동생 요한에게 알려줬다. 야코프는 변분법을 연구한 최초의 수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고 확률론과 통계학에서도 수학적 확률을 최초로 연구한 수학자였다. 독립시행의 확률에 대응되는 확률변수를 베르누이 확률변수라 하고 이에 대응되는 분포를 베르누이 분포라고 한다. 또 확률론에서 큰 수의 법칙인 베르누이 분포 역시 야코프의 업적이며 등속강하곡선의 풀이에서 최초로 ‘적분(integral)’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동생인 요한은 의학자로 출발했지만 수학을 공부하며 80세에 이르러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함수를 처음으로 ‘function’이라고 이름 지은 사람도 바로 요한이다. 야코프와 요한은 라이프니츠와 함께 연구팀을 결성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두 형제가 자신의 희망과는 달리 수학을 공부한다는 사실을 알고 니콜라스는 재정적 지원을 끊어 버리는데, 야코프는 바젤대학의 교수직으로 동생은 프랑스로 건너가 미적분 과외 선생으로 밥벌이를 하게 된다.
수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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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귀족이자 수학 초심자인 로피탈은 요한에게 수학 과외를 요청했고, 요한은 로피탈의 과외 선생이 돼 충성으로 가르쳤다. 후일 로피탈은 요한에게 매년 300프랑의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말고, 모든 수학적 발상을 로피탈 자신에게만 이야기하고 사본을 남기지 말라’는 조건을 걸었다. 로피탈은 1696년 베르누이의 연구 결과를 모아 무한소해석을 발간했는데,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로피탈의 정리가 이 책에 실려 있다. 요한 베르누이가 발견했으나 로피탈의 정리로 알려진 이 정리의 내용은 수식 1과 같다.

로피탈의 무한소해석은 당대 미적분학 교과서로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서문에서 로피탈은 라이프니츠와 베르누이 형제에게 힘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요한도 처음에는 로피탈에게 자신이 증명한 사실을 호의적으로 언급해준 데 감사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로피탈이 죽은 다음 요한은 로피탈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절했다며 비난하기 시작했고, 후일 자신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해 《전집》을 출판한다. 요한은 수학 특히 미적분학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풍부하게 내기도 했지만, 지적 소유권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자신의 눈부신 업적을 가리기도 했다.

[영·수야! 놀자] 서울과학고 김국인 쌤의 재미난 수학세계-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김국인 선생님

김국인 선생님은 현재 서울과학고등학교에 근무하신다. 서울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였으며 서울대 대학원에서 수학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국연합 모의고사 출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 Slim chance·fat chance…가능성이 날씬하고 뚱뚱하다고?

[영·수야! 놀자] 서울과학고 김국인 쌤의 재미난 수학세계-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slim chance는 ‘희박한 가능성’이란 뜻이에요. chance(가능성)가 slim(날씬)한 걸 연상하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놀랍게도 fat chance 역시 같은 뜻이랍니다.

바야흐로 [몸짱]의 시대입니다. 돼지의 형상을 한 저 역시 ‘fat한 몸을 어떻게 slim하게 바꿀까?’라는 고민만 하는데(운동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래서 오늘은 크기와 길이에 관련된 재밌는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slim chance는 ‘희박한 가능성’이란 뜻입니다. chance(가능성)가 slim(날씬)한 걸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fat chance 역시 같은 뜻이랍니다. 반어적으로 ‘가망 없음’을 나타낼 때 쓰인답니다. 심지어 big fat은 아주 노골적이고 뻔뻔하다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big fat lair라고 하면, ‘천하의 거짓말쟁이’라는 뜻이 된답니다. 동명의 코미디 영화도 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입니다.

big의 반대말인 small은 기본적으로 ‘작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지만, small hours는 ‘한밤중, 새벽’이란 뜻이랍니다. small에 ‘아주 이른’이란 뜻도 있거든요. wee 역시 ‘아주 이른’이란 뜻이 있어 wee hours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중에 [in the wee small hours of the morning]이란 명곡도 있는 것이지요.

big과 small의 크고 작음을 나타낸다면, long과 short는 길고 짧음을 나타내는 것은 다들 아시지요? 그런데 It’s a long shot이란 표현은 ‘승산이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위에서 배운 slim chance, fat chance와도 유사한 표현이지요. 또 not by a long shot이라고 하면, ‘어림도 없다’는 아주 강력한 부정의 의미가 된다는 것도 함께 알아주시면 좋습니다.

끝으로 류현진 선수가 있는 메이저 리그 경기를 보다보면 shortstop이란 단어를 들을 수 있는데, 야구 용어로 우리말로는 ‘유격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원래 ‘중간에서 끊어주다’의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돌리기 전에 (중간에서) 덜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답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는 최고의 영어 교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영화든, 팝송이든, 아니면 미드나 게임이든 생각보다 많은 영어 시험의 정답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답니다.

[영·수야! 놀자] 서울과학고 김국인 쌤의 재미난 수학세계-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 배시원 선생님

배시원 선생님은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 편입학원, YBM, ANC 승무원학원 등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했다. 고려대 성균관대 등 대학에서도 토익·토플을 가르치고, 한영외고 중앙고 숭문고 등에서 방과후 텝스를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