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심리교육연구소, 표준형 적성검사 개발
토익·토플 외국어 시험처럼
한 번 평가로 여러 기업 응시
수차례 파일럿 테스트 거쳐
기업 ‘공통분모’ 영역 설계
중견·중기 인재채용에도 도움
개인의 기초 직무능력을 검사하고 인증해주는 시험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정부출연 심리검사 연구기관인 중앙심리교육연구소(소장 김동민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매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별 시행하는 직무능력시험을 대체할 표준형 ‘한국직무능력인증시험(코앱·KOAP·Korean Aptitude test for talent identification)’을 개발, 오는 3월7일 1회 시험을 치른다고 발표했다.토익·토플 외국어 시험처럼
한 번 평가로 여러 기업 응시
수차례 파일럿 테스트 거쳐
기업 ‘공통분모’ 영역 설계
중견·중기 인재채용에도 도움
‘코앱’은 토익·토플처럼 한 번의 시험으로 여러 기업에 응시할 수 있는 기초직무능력시험이다. 코앱의 한국어 명칭 ‘한국직무능력인증시험’에서 알 수 있듯 모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표준형 시험이다.
국내 기업은 그동안 입사 지원자들의 영어 실력은 토익 점수로 대체하면서 직무능력시험인 적성검사는 따로따로 시행해 왔다.
이로 인해 기업은 기업대로, 취업 준비생은 취업 준비생대로 적성검사를 준비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부담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적성검사 시험을 치르는 기업들은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비용을 낭비하다시피 했다. 삼성은 이런 사정 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채용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중견·중소기업은 비용 부담 때문에 아예 적성검사를 치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앱은 시장의 이런 요구를 반영한 국내 최초의 표준형 적성시험이다. 코앱 시행기관인 중앙심리교육연구소는 지난 1년간 이런 취지에 공감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기존의 대기업 적성검사와 해외 연구자료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코앱 개발에 동참한 ㈜BSC의 주영림 대표와 권민철 박사 등은 현대·기아자동차, SK, 한전 등 주요 대기업의 인적성 검사와 채용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개발한 경험 많은 교육심리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코앱 개발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공통분모를 추출해 내는 과정이라고 한다. 한 번의 시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다른 직무능력을 원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수차례의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결국 언어 수리 추리 지각 실용 등 5개 대영역, 16개 세부 영역에서 200문항을 120분 동안 풀도록 시험을 설계했다. 언어 수리 추리 지각은 기존 대기업이 대부분 적용하고 있는 공통 영역이고 실용영역은 연구진이 자체 판단해 추가한 영역이다. 한국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해 본 결과 실용영역과 직무수행능력 간에 상당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한 것이다.
기업들은 이들 5개 영역의 점수 중 자사 업무 성격에 따라 가중치를 둬 특정 영역 우수자를 선별해 사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수리 추리 실용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재가 필요하면 그 부문에 적합한 인재를 구분해 낼 수 있다. 언어, 지각 적합성이 높은 인재가 필요할 경우도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된다.
코앱은 중견·중소기업들의 우수 인재 채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회사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가 사실상 힘들다. 회사 직무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이 선발돼 중도 퇴직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게 현실이다. 중앙심리교육연구소는 이들 중견·중소기업의 코앱 채택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임직원을 대상으로 코앱 시험을 쳐 회사 직무를 판단한 후 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채용기준을 설계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민 코앱위원장(중앙대 교육학과 교수)은 “코앱은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개발한 만큼 시험의 타당성과 신뢰성은 개별 기업들이 만들어 사용하는 적성검사보다 훨씬 뛰어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