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최경석 쌤의 '술술 읽히는 한국사' (2)
(1) 한반도에 인간이 살기 시작하다
(3) 고조선은 살아 있다
(4) 하늘과 인간 연결해 주는 솟대 신앙
(5) 고구려, 동아시아의 으로 발돋움하다
(6) 한반도 남쪽으로 눈을 돌린 장수왕…
완연한 겨울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김치는 땅에 묻은 장독에서 꺼낸 것이 제맛이지요. 요즘은 이를 응용한 김치냉장고가 대세지만 말입니다. 장독하면 플라스틱 용기가 난무하는 지금도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는 진흙(또는 질흙)으로 빚은 그릇이지요. ‘질그릇’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이고요. 우리는 이런 장독과 같은 질그릇을 수천년 전부터 사용하였습니다. 언제부터 이 질그릇을 사용하였을까요? 놀랍게도 신석기 시대부터랍니다.(1) 한반도에 인간이 살기 시작하다
(3) 고조선은 살아 있다
(4) 하늘과 인간 연결해 주는 솟대 신앙
(5) 고구려, 동아시아의 으로 발돋움하다
(6) 한반도 남쪽으로 눈을 돌린 장수왕…
![[한국사 공부] 신석기 혁명, 인간이 농사를 짓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1/AA.9460816.1.jpg)
간석기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다
![빗살무늬토기](https://img.hankyung.com/photo/201501/AA.9460708.1.jpg)
한반도에선 채집·사냥도 이뤄지다
단, 신석기 시대 처음부터 농사를 지은 건 아닙니다. 이 시기가 무려 7000년 정도인데 딱 잘라 ‘신석기 시대=농업의 시작’이라고 도식화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란 물 흐르듯 준비 과정과 과도기가 있습니다. 역사를 암기하듯 딱딱 잘라 깍둑썰기 하듯 나누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에서는 여전히 채집과 사냥이 이루어졌습니다. 육지에서는 사슴이나 멧돼지를, 바다에서는 바다의 우유라는 굴이나 조개류 그리고 물고기를 잡아 먹으며 단백질을 보충하였습니다. 흥미롭게도 바다에서는 상어도 참 많이 잡아 먹어 그 뼈가 지금껏 남아있기도 해요. 그래서일까요? 빗살무늬질그릇 표면에 새겨진 무늬를 기본적으로 물결 모양 또는 물고기뼈 모양으로 보기도 합니다.
여하튼 이렇게 신석기인들은 당장 농사를 짓기보다는 강가나 바닷가에 정착하여 조개나 상어와 참치, 돔과 같은 물고기를 잡아 먹으며 단백질을 보충하였습니다. 조개는 참 많이 캐 먹어서 아예 쓰레기장이 생길 정도입니다. 패총 또는 조개더미라고 불리는데, 부산 동삼동의 이 조개더미 속에는 무려 40여종의 조개껍질과 함께 질그릇 파편이 발견되기도 하여 정말 쓰레기장으로 쓰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참에 여러분은 당연히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야 하는데요. 정착과 농경 그리고 질그릇이 등장하는데 왜 이 시기를 신석기 시대라고 부를까요. 그것은 이전 시기에 ‘뗀석기’를 사용하였다면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돌을 가는, 그래서 ‘간석기’가 등장하였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돌을 갈아서 더 정교하고 다양하게 사용한 것이지요. 뗀석기부터 인간의 창의적인 도구 제작이 시작되었는데, 한 단계 더 발전한 시기입니다. 돌화살로 날쌘 사슴도 잡고, 돌보습 돌괭이로 농사를 지으며 돌낫이나 돌칼로 수확을 한 것입니다. 돌그물로는 물고기도 잡았지요. 이제야 여러분은 이 시기를 왜 신석기 시대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갈 것입니다. 시대를 이해하는 눈, 그것이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기본 조건입니다.
![갈돌과 갈판](https://img.hankyung.com/photo/201501/AA.9460754.1.jpg)
![최경석 선생님은 현재 EBS에서 한국사, 동아시아사 강의를 하고 있다. EBS 진학담당위원도 맡고 있다. 배문고에서 역사를 가르쳤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 ‘생각이 크는 인문학 6-역사’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1/AA.9476511.1.jpg)
최경석 선생님은 현재 EBS에서 한국사, 동아시아사 강의를 하고 있다. EBS 진학담당위원도 맡고 있다. 배문고에서 역사를 가르쳤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 ‘생각이 크는 인문학 6-역사’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