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경제의 만남] (48) 스마트폰의 보완재 만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어떤 재화는 소비의 측면에서 다른 재화를 대신하기도 한다. 반대로 함께 사용해야 만족감이 커지는 짝꿍과 같은 재화도 있다. 이처럼 시장에는 특정 재화와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 재화들이 존재하는데,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재화를 가리켜 연관재(related goods)라고 한다.

[직업과 경제의 만남] (48) 스마트폰의 보완재 만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연관재는 그 속성에 따라 대체재(substitute goods)와 보완재(complementary goods)로 나뉜다. 대체재는 다른 재화를 대신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재화이고, 보완재는 특정 재화를 소비할 때 느끼는 만족감(효용)을 보완하거나 보강해주는 재화를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체재와 보완재를 구분 짓는 기준은 한 재화의 가격 변화에 연관재가 어떠한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한 가격과 효용을 지닌 콜라와 사이다를 예로 들어보자. 사이다 가격에 변화가 없을 때 콜라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의 법칙에 따라 사람들은 콜라를 전보다 더 많이 사먹게 된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진 사이다는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결국 콜라의 가격 인하로 사이다에 대한 수요 중 일부가 콜라로 옮겨간 것이다. 이와 같이 한 재화의 가격이 인하(인상)함에 따라 다른 재화의 수요가 감소(증가)하는 경우, 두 재화는 서로 대체재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과 아이스바, 소고기와 돼지고기, 버터와 마가린 등이 대체재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컴퓨터와 마우스는 ‘보완재’

한편 보완재는 한 재화의 가격이 하락(상승)함에 따라 다른 재화의 수요가 증가(감소)하는 경우이다. 책상 가격이 하락하였다고 하자.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의 법칙에 따라 책상 수요가 늘어나고, 책상과 짝이 되는 의자도 전보다 더 많이 팔리게 될 것이다.

이처럼 한 재화의 가격이 인하할 때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가 있다면 두 재화는 상호 간에 보완재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컴퓨터와 마우스, 디지털카메라와 메모리카드 등이 보완재의 관계에 놓여 있는 재화들이다.

시장에는 무수히 많은 연관재가 존재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재화가 하나 이상의 연관재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어쩌면 세상에는 다른 재화와 관련을 맺지 않고 온전히 독립적인 재화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에서는 스마트폰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2014년 10월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4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5000만명가량이니 인구 10명 중 8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한 명이 두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므로 수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고 하여도 보급률 80%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다. 어쩌면 생필품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보다 보급률이 높은 재화는 찾기가 어려울지도 모를 일이다.

스마트 폰에 날개 달아준 ‘앱’

그렇다면 이토록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스마트폰이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유용함 때문일 것이다.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과 다른 부분은 인터넷 통신 기능이 지원되어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통하면 굳이 신문을 들춰보지 않아도 최신 뉴스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은행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웬만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연극이나 콘서트 표를 예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화면만 몇 번 터치하면 기다리는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도 금세 알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나 음악,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여가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고,

최근에는 명함 정리와 일정 관리 등 스마트폰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은 손안에 들어온 컴퓨터이자 소원을 들어주는 동화 속 램프의 요정 ‘지니’인 셈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스스로 이와 같은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에서 여러 작업을 수행하려면 각종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듯, 스마트폰도 응용프로그램인 애플리케이션, 이른바 앱을 설치해야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문자 그대로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다름 아닌 앱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폰과 앱은 서로 떨어져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재화들이 아니다. 즉, 스마트폰과 앱은 연관재이고, 따로 소비할 때보다 함께 소비할 때 만족이 배가되는 보완재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가격이 지금보다 저렴해진다면 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 25억명

그렇다면 스마트폰 앱은 과연 누가 만드는 것일까? 스마트폰에 내장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사람을 가리켜 ‘모바일 앱 프로그래머’ 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라고 한다. 이들은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앱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개발된 앱을 테스트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오류를 수정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개발자가 담당하는 일 중 하나다.

또한 상품화된 앱이 시장에 출시되고 나면 이를 유지·보수하고 기존의 기능을 향상시킨 최신 버전의 앱을 주기적으로 만들어내는 일도 개발자가 수행해야 할 몫이다.

따라서 앱 개발자는 앱 개발에 필요한 디바이스(device)와 툴(tool)을 다룰 수 있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Objective C’ 또는 ‘자바’와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지식은 대학의 컴퓨터공학과, 소프트웨어공학과, 전자공학과 등에서 배울 수 있지만 반드시 대학에 진학해야만 앱 개발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설 교육기관에서 앱 개발과 관련한 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독학으로 터득하여 창업할 수도 있다.

직업으로서 앱 개발자의 미래도 비교적 밝은 편에 속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2015년 25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1년 후면 세계 인구의 약 35%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한편 업체 간 극심한 경쟁 속에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스마트폰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앱 개발자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생필품화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세상은 그 보완재인 더 많은 앱 개발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 보완재

두 재화를 따로 소비할 때 얻는 효용보다 함께 소비할 때 얻는 효용이 더 큰 재화를 말한다. 보완재 관계에 있는 두 재화는 한 재화의 가격이 하락(상승)하면 다른 재화의 수요가 증가(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편 한 재화의 가격이 하락할 때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가 있다면, 이때 두 재화는 대체재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스마트폰에 내장돼 사용될 응용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사람을 말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더불어 최근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수년간 새롭게 만들어진 유망 직종 중 하나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꼽았다.

정원식 < KDI 전문연구원 kyonggi96@kd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