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변증법 이론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C를 만드는 방식에 대해 말씀드리다가 말았지요? 지난주에는 ‘개인>전체’의 입장을 살펴보았으니, 이번주에는 ‘개인<전체’의 입장을 살펴보면서 시작하지요.
C1과 C2는 별개의 내용을 보여드린 것이지만, 이 둘을 묶어 써도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C1 ‘뿐만 아니라,’ C2가 되면서 내용이 풍부해지지요. 이것은 분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뿐입니다. 보통 변증법의 기본 분량이 600자 정도 되기 때문에, 이보다 긴 분량을 준다면 충분히 또 다른 근거 C2를 붙일 여력이 생기는 것이지요. (일반적인 변증법 문제가 제시문 분류 후 등장한다는 것으로 고려하면, 1000자 문제라고 하더라도 분류 400+의견쓰기 600자 문제가 붙어 있는 것뿐이지요.)
어떤 식인지 이해하셨나요? 물론, 처음엔 어렵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면서 문제를 풀다 보면, 점점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게 되죠. 이론만 안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토론과 독서, 뭐 요런 것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결국 우리가 세상일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을 세운다는 것은 여기에 들어갈 A-B-C의 내용을 모두 두루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구조로 B-C-A도 있습니다. 어차피 전개는 같으나, 순서만 다른 것이지요. 이럴 경우, A가 마지막에 나오면서 총정리를 하게 되지요. 이 방법은 분명 매력적인 방법이지만, 함부로 쓰기에는 다소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냥 not A but B 구조처럼 쓰게 되거든요. C1를 쓰기보다는 A1을 쓰기가 더 편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 역시 일종의 편법처럼 자주 쓰이는 방식입니다. 즉, C를 못 만들겠다 싶으니, 모양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편법인 셈이지요.
위에서 <서론 혹은 요약>이라고 하는 부분을 서술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밑을 참고해주시고요. 최근의 논술경향은 서론을 허용하지 않습니다만 분량이 1000자를 넘거나 <하나의 완결된 글로 서술할 것>(중앙대형)과 같은 특수한 조건이 붙은 경우 서론을 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기 의견>쓰기이므로, ‘나는 -생각한다’의 형태까지도 허용됩니다. 입장을 밝히는 것이니 만큼, 좀 더 주관적인 글쓰기가 허용되는 것이지요.
◎ 서론 쓰는 방식
서론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하나는 ① 우리가 이 문제를 왜 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또 다른 하나는 ② 내가 할 이야기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입니다. 이를 예시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가?
“최근 경기가 지속적인 불황에 이르게 되면서 실업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만을 목표로 한 성장주의가 만연한 나머지, 소득불균형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실업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2) 내가 할 이야기에 대한 간략 전체 요약 (이른바 결론 던지기!)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산업구조에 대한 재편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제조업에 강요된 저임금의 형태가 장기간 고착되면서 나타난 제조업에 대한 기피심리가 이 문제를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하나의 제시문이 서론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출제자가 이미 그렇게 기능을 정해놓은 것이지요. 그럴 때는 ‘이렇듯, 이런 점에서, 이런 맥락에서’를 사용하여 외연과 내연을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편합니다.
(3) 주어진 제시문이 있을 경우의 5번 요약
“재벌들이 해외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경제는 오랜 시간동안 불황에 빠져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의 원인으로 빈부격차가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서민 가정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경제적 위기는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바)는 이런 점에서, 빈부격차문제야말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경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 양비론/양시론을 쓰지 말 것
법정에서의 판결은 유죄와 무죄뿐입니다. 어설픈 상황은 없습니다. 찬반론도 마치 이와 같습니다. 법정으로 가지 않을 문제라면 모르겠지만, 이와 같이 법정으로 끌려나온 문제라면 확실히 답을 줘야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균형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이쪽 이야기도, 저쪽 이야기도 모두 긍정하거나 부정하곤 합니다. 어설프게 ‘조화’나 ‘잘해보자’식으로 마무리짓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중간주의나 회색주의로 빠지게 되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일종의 판단보류나, 판단정지인 셈이지요. 확실하게 하나의 답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그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라라? 찬성이든, 반대든 하고 싶지만 할 말이 없어요’라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이미 말했듯, C부분은 분명 새로운 근거와 함께 내세워야 하거든요. 상대방의 장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바로 그 내용말이지요. 그러므로, 이럴 때는 다양한 꼼수를 쓰기도 합니다. 그 꼼수는 잠시 후에 소개해드리도록 하지요. 아참, 문제조건상 절충을 요구하거나 새로운 내용을 써도 된다는 조건이 있다면 그에 맞게 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 A를 반복하지 말 것 = not A but B를 쓰지 말 것
분량이 600자가 아니라, 400자 정도임에도 자기 의견을 쓰라고 한다면, not A but B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풍부한 이야기를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지요. 뭐, 그럴 경우는 not A but B와 같은 전형적인 <비판하기> 방식을 써도 무방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즉 분량이 제법 있다면 변증법을 씁니다.
그리고, 이게 본인에게도 한결 더 편한 방식입니다. 분량을 확실히 채울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다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역시나 C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정말 많은 학생들이 위에 있는 <나는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이다.>와 같은 A-B-C 변증법을 배워놓고도 써먹지를 못합니다. 왜냐고요?
A-B-C를 쓰는 게 아니라, A-B-A를 쓰거든요. 즉, not A but B 형태를 쓰고 마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는 이유는, 본인이 제시문에서 근거를 찾을 때,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제시문 안에 있는 2개 중 한 개를 A에 놓고, 나머지 한 개를 C에 놓고 싶기 때문이지요. 원칙상 C에는 새로운 것이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제가 지금 이렇게 쓰지 말라고 가르쳐드리고 있지만, 아쉽게도 실전에서는 정말 많이 쓰인답니다. 왜냐고요? 구조상으로는 변증법적으로 보이거든요. 고로, 채점자를 속이기 위해 쓰입니다. 비록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새로운 내용 C를 만들어내지 못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쓰셔도 좋습니다. 논술계의 편법이지요. (그리고 대부분은 자기가 C를 쓴 줄 알고 있으나, 알고 보면 A인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도 이러다 보니 지면의 한계가 찾아왔군요. 다음 시간에는 변증법 마지막 시간으로 C와 D를 만드는 꼼수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시간이 왔군요! D라니, 갑자기 나와서 당황하셨지요? 분량을 늘릴 수 있는 일종의 꼼수인 셈이지요.
그리고 역시나, 지금까지 연재된 연재분에 대한 <정리된 pdf(40페이지가량) 합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학교 및 이름과 같이 간단한 자기소개를 보내주시면 7월 한 달 동안 자료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 >
어떤 식인지 이해하셨나요? 물론, 처음엔 어렵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면서 문제를 풀다 보면, 점점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게 되죠. 이론만 안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토론과 독서, 뭐 요런 것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결국 우리가 세상일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을 세운다는 것은 여기에 들어갈 A-B-C의 내용을 모두 두루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구조로 B-C-A도 있습니다. 어차피 전개는 같으나, 순서만 다른 것이지요. 이럴 경우, A가 마지막에 나오면서 총정리를 하게 되지요. 이 방법은 분명 매력적인 방법이지만, 함부로 쓰기에는 다소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냥 not A but B 구조처럼 쓰게 되거든요. C1를 쓰기보다는 A1을 쓰기가 더 편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 역시 일종의 편법처럼 자주 쓰이는 방식입니다. 즉, C를 못 만들겠다 싶으니, 모양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편법인 셈이지요.
위에서 <서론 혹은 요약>이라고 하는 부분을 서술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밑을 참고해주시고요. 최근의 논술경향은 서론을 허용하지 않습니다만 분량이 1000자를 넘거나 <하나의 완결된 글로 서술할 것>(중앙대형)과 같은 특수한 조건이 붙은 경우 서론을 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기 의견>쓰기이므로, ‘나는 -생각한다’의 형태까지도 허용됩니다. 입장을 밝히는 것이니 만큼, 좀 더 주관적인 글쓰기가 허용되는 것이지요.
◎ 서론 쓰는 방식
서론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하나는 ① 우리가 이 문제를 왜 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또 다른 하나는 ② 내가 할 이야기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입니다. 이를 예시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가?
“최근 경기가 지속적인 불황에 이르게 되면서 실업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만을 목표로 한 성장주의가 만연한 나머지, 소득불균형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실업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2) 내가 할 이야기에 대한 간략 전체 요약 (이른바 결론 던지기!)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산업구조에 대한 재편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제조업에 강요된 저임금의 형태가 장기간 고착되면서 나타난 제조업에 대한 기피심리가 이 문제를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하나의 제시문이 서론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출제자가 이미 그렇게 기능을 정해놓은 것이지요. 그럴 때는 ‘이렇듯, 이런 점에서, 이런 맥락에서’를 사용하여 외연과 내연을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편합니다.
(3) 주어진 제시문이 있을 경우의 5번 요약
“재벌들이 해외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경제는 오랜 시간동안 불황에 빠져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의 원인으로 빈부격차가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서민 가정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경제적 위기는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바)는 이런 점에서, 빈부격차문제야말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경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 양비론/양시론을 쓰지 말 것
법정에서의 판결은 유죄와 무죄뿐입니다. 어설픈 상황은 없습니다. 찬반론도 마치 이와 같습니다. 법정으로 가지 않을 문제라면 모르겠지만, 이와 같이 법정으로 끌려나온 문제라면 확실히 답을 줘야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균형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이쪽 이야기도, 저쪽 이야기도 모두 긍정하거나 부정하곤 합니다. 어설프게 ‘조화’나 ‘잘해보자’식으로 마무리짓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중간주의나 회색주의로 빠지게 되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일종의 판단보류나, 판단정지인 셈이지요. 확실하게 하나의 답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그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라라? 찬성이든, 반대든 하고 싶지만 할 말이 없어요’라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이미 말했듯, C부분은 분명 새로운 근거와 함께 내세워야 하거든요. 상대방의 장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바로 그 내용말이지요. 그러므로, 이럴 때는 다양한 꼼수를 쓰기도 합니다. 그 꼼수는 잠시 후에 소개해드리도록 하지요. 아참, 문제조건상 절충을 요구하거나 새로운 내용을 써도 된다는 조건이 있다면 그에 맞게 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 A를 반복하지 말 것 = not A but B를 쓰지 말 것
분량이 600자가 아니라, 400자 정도임에도 자기 의견을 쓰라고 한다면, not A but B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풍부한 이야기를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지요. 뭐, 그럴 경우는 not A but B와 같은 전형적인 <비판하기> 방식을 써도 무방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즉 분량이 제법 있다면 변증법을 씁니다.
그리고, 이게 본인에게도 한결 더 편한 방식입니다. 분량을 확실히 채울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다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역시나 C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정말 많은 학생들이 위에 있는 <나는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이다.>와 같은 A-B-C 변증법을 배워놓고도 써먹지를 못합니다. 왜냐고요?
A-B-C를 쓰는 게 아니라, A-B-A를 쓰거든요. 즉, not A but B 형태를 쓰고 마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는 이유는, 본인이 제시문에서 근거를 찾을 때,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제시문 안에 있는 2개 중 한 개를 A에 놓고, 나머지 한 개를 C에 놓고 싶기 때문이지요. 원칙상 C에는 새로운 것이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제가 지금 이렇게 쓰지 말라고 가르쳐드리고 있지만, 아쉽게도 실전에서는 정말 많이 쓰인답니다. 왜냐고요? 구조상으로는 변증법적으로 보이거든요. 고로, 채점자를 속이기 위해 쓰입니다. 비록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새로운 내용 C를 만들어내지 못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쓰셔도 좋습니다. 논술계의 편법이지요. (그리고 대부분은 자기가 C를 쓴 줄 알고 있으나, 알고 보면 A인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도 이러다 보니 지면의 한계가 찾아왔군요. 다음 시간에는 변증법 마지막 시간으로 C와 D를 만드는 꼼수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시간이 왔군요! D라니, 갑자기 나와서 당황하셨지요? 분량을 늘릴 수 있는 일종의 꼼수인 셈이지요.
그리고 역시나, 지금까지 연재된 연재분에 대한 <정리된 pdf(40페이지가량) 합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학교 및 이름과 같이 간단한 자기소개를 보내주시면 7월 한 달 동안 자료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 >